지난 2017년 북한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이 기존 추정치를 크게 웃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앞선 다섯 차례의 핵실험에 비해 폭발력이 12배 넘게 증가했다는 분석입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캘리포니아주립 산타크루즈대학의 손 레이 박사 연구진은 북한 6차 핵실험의 위력이 미 정보 당국이 분석한 140킬로톤 보다 80%가량 더 큰 250 킬로톤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레이 박사와 연구진은 2017년 9월 3일 북한 6차 핵실험 당시 감지된 지진파와 음파 자료를 모아, 430~710미터 깊이 땅속에서 다양한 암석 기반을 통과하는 모델을 돌려본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은 미국지질조사국 기준 규모 6.3의 인공지진을 유발했는데, 이때 발생한 P파와 S파 기록을 세계 여러 지점에서 수집하고 ‘비교 파동 균등화’ 기법을 동원해 기존 자료 보다 정확한 규모를 측정했다는 분석입니다.
연구진은 최근 미국 과학 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저널’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처음 다섯 번의 핵실험이 진행된 10년 동안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던 북한의 핵 역량이 마지막 여섯 번째 실험에서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From 2006 to 2016 North Korea steadily increased the size of the events, from somewhere around 1 kiloton up to around 20 kilotons. The very early events looked like they didn’t work very well, because they were unusually small. And then in one year they jumped up to 250-ish kilotons
특히 레이 박사는 “북한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핵실험 규모를 1킬로톤에서 20킬로톤까지 꾸준히 증가시켰다”며, 이후 “불과 1년 만에 250킬로톤으로 대폭 증가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정도의 증폭은 핵분열탄(boosted fission bomb)이나 수소폭탄으로 알려진 ‘열핵폭탄(thermonuclear bomb)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의 원자폭탄은 원자핵 분열로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원리지만, 수소폭탄은 수소핵 융합 반응을 이용한 원리로, 위력이 대폭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A 250-kiloton explosion could plausibly be produced by either a boosted fission bomb or a modest fusion device.
연구진에 따르면 250킬로톤의 위력은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6배에 이릅니다. 워싱턴 DC에서 터질 경우 중심부의 모든 주거 건물을 파괴할 수 있는 위력입니다.
<Geophysicist NK last nuke 6-6-19 PP> [지구물리학 연구 저널] A 250-kiloton weapon would be about 16 times more powerful than the one that leveled Hiroshima. Detonated over Washington DC, it would have knocked down virtually every residential structure in downtown area.
미 지구물리학협회의 의뢰로 연구 결과를 분석한 스티븐 기본 노르웨이 지진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가 “6건의 북한 핵실험 규모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기본 연구위원은 “특히 2017년의 비약적 발전은 북한이 매우 정교한 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6차 핵실험의 결과를 봤을 때 북한 핵은 매우 파괴적이며 무서운 무기”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