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대방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연방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가 인구조사 시민권 질문과 관련해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의회 모독죄를 적용하는 결의안을 승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가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했는데요. 앞서 증언에서 바로잡을 게 없다고 말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약 50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대방을 비판했나 보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이 11일, 미국 중서부 아이오와주를 동시에 찾았는데요. 서로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갈 테고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명이 넘는 민주당 경선 주자들 가운데 선두주자인데요. 두 사람이 서로 뭐라고 비판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일 아이오와주 오텀와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미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의 중심 가치에 진정한 위협으로 본다고 말했는데요. 디데이(D-Day) 기념식 때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사람을 공격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디데이라면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벌인 날을 말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영국과 프랑스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영국 방문에 앞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을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그 점을 지적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어 아이오와 웨슬리안대학교에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같은 독재자들과 친하게 지내려 한다며 비판했는데요. 자신이 되든 누가 되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븐포트 유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방어벽을 무너뜨리려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상당히 신랄한 비판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아이오와 현지 유세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려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아이오와로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전과는 다르고, 또 느린 것 같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건강에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 다 70대입니다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나이가 많긴 하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올해 76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일로 73살 생일을 맞게 되니까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3살 더 많은 겁니다. 만약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할 때 나이가 만 78살로 역사상 가장 나이 많은 대통령으로 기록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적들에게 별명을 자주 붙이곤 하는데요. 그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을 가리켜 ‘졸린 조(Sleepy Joe)’라고 부르기도 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1일) 아이오와주에서도 같은 표현을 썼습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 아래 미국은 에너지 공급 국가들의 인질이었다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들로부터도 존경 받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 또한 존중 받지 못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두 사람이 찾은 아이오와주,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중요한 곳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각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과정에서 첫 격전지이기 때문에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곳입니다. 아이오와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후보는 조기 사퇴하기도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공화당 경선 당시 아이오와주에서 좋은 출발을 했고요. 본 선거 때는 이곳에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9%P 차이로 눌렀습니다.
진행자) 아이오와주는 주요 산업이 농업인데요. 아이오와 농민들이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진행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이오와 방문은 바로 그런 농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아이오와주의 에탄올 생산 시설을 둘러봤습니다. 에탄올은 옥수수를 이용해 만드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11일) 에탄올이 15% 함유된 휘발유를 여름철에도 계속 판매할 수 있게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내년 대선을 앞둔 아이오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지난 대선 때는 이겼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전 두 차례 대통령 선거 때는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승리했기 때문인데요. 아이오와주는 민주, 공화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는 경합주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지금 당장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기는 것으로 나옵니다. 최근 퀴니피액대학교가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53% 대 40%, 약 13%P 차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는데요. 이번 조사 결과, 또 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들인 버니 샌더스, 카말라 해리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도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80%에 달하는 높은 지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또다시 의회 모독죄를 적용받는 상황에 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가 12일, 바 법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의회 모독죄를 적용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찬성 24 대 반대 15표로 가결했습니다. 민주당 의원 전원과 공화당 소속 저스틴 아마쉬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는데요. 아마쉬 의원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의원입니다.
진행자) 먼저 왜 이런 결의안이 나왔는지 배경을 좀 살펴볼까요?
기자) 네, 내년에 벌어지는 전국적인 인구조사(Census)와 관계가 있습니다. 미국은 헌법에 따라 10년에 한 번씩 대대적인 인구조사를 벌이는데요. 이번에 시민권자 여부를 묻는 항목이 포함된 겁니다. 감독위는 왜 이런 질문이 들어가게 됐는지 법무부와 상무부에 소환장을 보내, 자료 제출과 관계자 증언을 요구했는데요. 법무부와 상무부가 이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에 따라 의회 모독죄 결의안까지 나왔는데, 행정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민권 질문과 관련한 자료에 대해 대통령 행정 특권을 발동한 건데요. 법무부는 12일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에 보낸 편지에서 행정부가 관련 자료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 권리를 행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한 감독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민주당 소속인 일라이자 커밍스 위원장은 선의에서 협상하려는 노력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했습니다. 연방 의회가 헌법에 따른 책무를 다하려고 하는데, 행정부가 전반적으로 이에 대항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표결을 강행했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에 시민권 질문이 들어가는 게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과거에는 이 질문이 포함됐는데요. 1950년대 이후 계속 빠졌습니다. 인구조사는 합법, 불법 체류자에 상관없이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을 집계하게 돼 있는데요. 민주당과 여러 민권 단체는 시민권 질문이 들어가면, 불법 체류자들이 조사를 꺼려서 정확한 인구 조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나온 질문이라며 항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투표권법을 좀 더 잘 시행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최근 공화당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시민권 질문을 넣었다는 주장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공화당 쪽 선거구 구획 전문가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낸 정황이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시민권자 여부를 물으면 불법 체류자나 비시민권자들의 인구 조사 참여율이 줄어들고, 그렇게 나온 결과를 토대로 선거구를 그으면 공화당에 유리하다는 내용입니다. 미국은 10년마다 인구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선거구를 새로 그리고, 주 정부 지원금 규모를 조정합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11일, 하원 전체회의에서 바 장관을 상대로 형사법상 의회 모독죄를 적용하는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는데, 이 표결은 연기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법무부가 특검 보고서 일부 자료를 법사위원회에 공개하기로 하면서 연기됐는데요. 하지만 하원은 이날(11일) 별도의 결의안을 예정대로 처리했습니다. 바 법무장관과 돈 맥갠 전 백악관 법률고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낼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내용의 결의안인데요. 찬성 229표 대 반대 191표로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별도로 진행중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에게 추가 증언을 요구했는데요. 이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주니어 씨가 12일, 상원 정보위가 주관하는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했습니다. 상원은 하원과 달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공화당 소속인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이 트럼프 주니어 씨에게 소환장을 발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고요. 버 의원이 동료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상원 정보위가 왜 트럼프 주니어 씨를 다시 나오라고 한 겁니까?
기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낸 마이클 코언 씨 증언과 비교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트럼프 주니어 씨는 앞서 상원 법사위원회 증언에서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건설 계획을 지엽적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코언 씨는 트럼프 주니어 씨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 자녀들에게 여러 차례 보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모스크바 트럼프타워 건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에 러시아에서 계속 사업을 추진했다고 해서 논란이 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코언 변호사는 연방 의회 증언에서 이 계획을 중단한 시기를 거짓으로 말해 위증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현재 위증과 금융 사기 등 여러 다른 개인적인 혐의로 3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입니다. 그런가 하면 상원 정보위는 12일, 트럼프 주니어 씨에게 이른바 ‘트럼프타워 회동’에 관해서도 질문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타워 회동이라면, 지난 2016년 대선 기간에 트럼프 주니어 씨를 포함한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 변호사 일행과 만난 일을 말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정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변호사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약점이 될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접근했고요. 트럼프 주니어 씨가 반색하며 기꺼이 만남에 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 씨는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이 회동을 몰랐다고 증언했는데요.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주니어 씨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이에 관해 보고하는 듯한 얘기를 들었다고 특검 측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트럼프 주니어 씨가 소환장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기자) 네, 공화당 중진 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트럼프 주니어 씨에게 소환장을 무시하라고 말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죠. 그레이엄 의원이 나중에는 청문회에 출석하되 묵비권을 행사하라며 말을 바꿨는데요. 결국, 지난달 트럼프 주니어 씨는 6가지 사안에 관해 4시간 동안만 증언하기로 정보위와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이날(12일) 청문회가 비공개로 이뤄졌는데, 어떤 얘기가 나왔을까요?
기자) 버 위원장이나 마크 워너 정보위 민주당 간사 등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주니어 씨는 12일 약 3시간에 걸친 청문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홀가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앞서 증언에서 바로 잡을 것이 없었다며, 위증 의혹 등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