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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1)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으로 들어가는 입구.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으로 들어가는 입구.

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동부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쌍벽을 이루는 서부 최강의 공과대학,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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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최강의 공과대학 캘텍"

미국의 최우수 공과대학으로 동부에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가 있다면 서부에는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ech)를 들 수 있습니다. 흔히 줄여서 캘텍(Caltech)이라고들 부르는데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교 패서디나시에 있는 연구 중심형 대학으로, MIT와 쌍벽을 이루는 명문 사립 공과대학교입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캘텍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과학과 공학에 중점을 두고 소수정예 영재교육을 추구하는 대학인데요.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 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의 도움말 먼저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캘텍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모두 합쳐서 2천200명 정도인 소규모 대학으로서, 교수와 학생의 비율이 1:3으로 거의 개인 지도와 같은 교육을 받습니다. 교수와 졸업생 중 노벨상 수상자도 수십 명 배출했습니다. 회원 자격을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과학학술원 회원, 공학기술원 회원들이 200명에 달합니다. 캘텍은 매년 미국대학들의 순위를 발표하는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 2019년 자료에서는 12위에 선정됐고, 'QS World' 세계 대학 순위에서는 4위로 선정되었습니다. 수학, 과학, 공학 등 분야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최우수 교육, 2학년만 되면 세계적인 교수와 같이 일할 수 있는 연구 여건, 4학년 말이면 민간부문과 정부 기관에서 제의해오는 최고 보수의 일자리 등은 캘텍의 우수성을 설명해줍니다."

학부와 대학원 과정 합쳐 1만 명이 넘는 학생이 재학 중인 MIT에 비하면 캘텍의 학생 규모는 5분의 1에 불과한데요. 하지만 연구 업적이나 학문적 우수성 등은 MIT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 캘텍의 여러 분야 중 전통적으로 가장 이름난 분야는 물리학이며, 공학 전 분야, 특히 전자공학과 화학, 생물학, 천문학, 지구과학은 미국 최고의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천재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칼 앤더슨, 라이너스 폴링, 리처드 파인먼 등 세계적인 학자들이 이 학교에서 가르치거나 연구를 했습니다."

"캘텍의 위치"

캘텍은 로스앤젤레스 시에서 북동쪽으로 18km 정도 떨어진 '패서디나(Pasadina)'라는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패서디나는 캘리포니아주에 우뚝 솟아있는 '샌가브리엘 산맥(The San Gabriel Mountains)'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인구 14만 명 규모의 유서 깊은 도시인데요. 매년 새해가 되면 화려한 '로즈퍼레이드'와 '로즈볼(Rose Bowl) 풋볼 경기'가 열리는 것으로 유명한 도시기도 합니다. 캘텍은 대부분의 일반 종합대학들보다 작은 약 125ac의 아담한 대지에 들어서 있는데요. 대학이라기보다는 연구소 단지같은 인상을 풍기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으로 개명하기 전의 캘텍트룹기술대학교.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으로 개명하기 전의 캘텍트룹기술대학교.

"주민들에게 수공예를 가르치던 학교가 시초"

오늘날 최고의 명문 공과대학으로 우뚝 서 있는 캘텍은 흥미롭게도 주민들에게 수공예와 기술을 가르치던 학교에서 출발한 학교입니다.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에게 캘텍이 걸어온 길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1891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라고 하는 마을에, 동네 사람들에게 수공예와 각종 기술을 가르치는 직업학교(vocational school)가 세워졌습니다. 설립자인 자선 사업가, 에이머스 트룹(Amos Throop)의 이름을 따서 '트룹대학교'로 개교했다가 '트룹공예기술대학교', '트룹기술대학' 등으로 개명됐고, 1920년부터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캘텍으로 불리는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즉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로 새롭게 탄생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캘텍이 오늘날 최우수 과학기술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데는 조지 엘러리 헤일(George Ellery Hale) 같은 뛰어난 학자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미국이 아직 과학연구 영역에서 초보적 단계에 있었던 시기인 19세기 말,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지역에 공학과 과학연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뛰어난 공과대학의 탄생을 꿈꾸던 인물이 있었습니다. 시카고대학(University of Chicago) 출신의 세계적인 천문학자였던 조지 엘러리 헤일 박사입니다. 헤일 박사는 위대한 공학도는 단지 기계 작동을 이해하고 공식을 대입하는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사고의 폭을 넓혀나가고 이를 활용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헤일 박사뿐만 아니라, MIT 총장을 역임했고 저명한 화학자였던 아서 에이모스 노이스 박사,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밀리컨 박사 같은 사람이 20세기 초, 캘텍의 전신인 트룹기술대학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집결했습니다. 이렇게 시대를 앞서 연구에 정진했던 선각자들이 자신들의 재산과 시간, 재능을 기꺼이 헌납하는 피땀 어린 헌신으로, 초보 단계의 기술대학교가 오늘날 세계적인 과학자들과 연구자들의 결정체인 명문 공과대학 캘텍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난 2014년 캘텍에서 열린 공학기술 디자인 대회에 참가한 학생이 대회에 출품할 에어 로봇을 고치고 있다.
지난 2014년 캘텍에서 열린 공학기술 디자인 대회에 참가한 학생이 대회에 출품할 에어 로봇을 고치고 있다.

몇 년 전, 세계적인 대학평가 기관인 영국의 권위 있는 'THE(Times Higher Education)'는 캘텍이 세계적인 최우수 대학이 될 수밖에 없는 10가지 이유를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캘텍을 깊이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가 아닌가 싶네요.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의 도움말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첫째, 매우 작은 학교 규모가 꼽혔습니다. 교수대 학생 비율이 1대 3이고, 신입생 규모가 250명 남짓이며, 전체 학부생이 약 970명, 대학원생이 1천200명 정도, 그래서 모든 캘텍 재학생은 대학이 제공하는 무한대에 가까운 지적 자산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학제 간 협조가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대지에 900여 명의 학자들 간에 학문 연구와 공유가 다른 어느 대학보다 잘 되어 있기 때문에 획기적인 발명과 발견에 이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세 번째로 캘텍은 교수 선정을 매우 신중히 하는 학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싱싱하지 못한 사과 하나가 상자 안의 모든 사과를 썩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들면서, 캘텍 교수진에 결원이 생겼을 때, 비록 여러 해가 걸릴지언정 캘텍에 꼭 필요한 학자를 선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통이 있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네 번째, 캘텍은 신임 교수에게도 완벽한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은 정교수 한 자리를 놓고, 부교수 여러 명이 경합을 벌이게 되는데요. 캘텍은 극도로 신중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선임하지만, 일단 선임되고 나면 학자로서 또 교수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합니다. 다섯 번째로, 대학 운영진인 총장이나 학장들도 결코 학문 연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가 하면 캘텍은 'SURF(Summer Undergraduate Research Fellowship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생들에게도 저명한 교수들의 연구 활동에 동참할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또 대학 운영진의 경영방식이 매우 간단하다는 것도 캘텍이 최고의 대학인 이유로 꼽혔는데요. 캘텍의 대학 운영진은 한 달에 한 번 만나, 하루 안에 대학 운영 정책을 상의하고 결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복잡한 관료주의 체계로 인해 생기는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캘텍이 최우수 대학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요건의 하나는 또 거액의 기부금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대부분 대학에 부여되는 연구 기금은 사회적이나 경제적으로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데 비해, 캘텍은 교수들에게 연구 영역을 제한하지 않고, 근원적 탐구에 집중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개인적인 호기심에 따른 연구도 할 수 있도록 자유를 부여합니다. 이런 방침 덕분에 캘텍의 교수들은 세상을 바꾸는 획기적인 연구 결실을 맺기도 합니다. 끝으로 캘텍의 모든 시스템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캘텍 학생들의 이른바 '윤리 수칙(honor code)'은 단 한 줄인데요. '누구든 다른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자신이 이득을 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은 캘텍의 무감독 시험 제도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나는데요. 학생들이 때로는 집에서 답안지를 작성해 제출해도 잡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캘텍 학생들의 경쟁은 다른 학생들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자, 이렇게 해서 캘텍을 우수하게 만드는 10가지 요건을 중심으로 캘텍,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살펴봤는데요. 다음 주 이 시간에는 캘텍의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 좀 더 전해드리겠고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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