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 어네스트호가 미국령 사모아의 수도 파고파고 항구에서 1km쯤 떨어진 해상에 정박돼 있습니다.

정상 운항 상태에서는 수면 밑으로 잠기는 배의 키와 흘수가 수면 위로 선명하게 드러나 보입니다.

싣고 있던 화물과 연료를 모두 제거해 무게가 그만큼 가벼워졌다는 의미입니다.

배 전체에 부식이 나타나고 있는데 특히 앞머리 부분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VOA에 사진을 제보한 현지 주민 이현휘 씨는 선박이 해수와 닿는 부분에 아연판 교체 등 필요한 보수 작업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현휘 / 미국령 사모아 주민]
“녹슬지 않는 AC페인트, 프라이머 등 여러가지를 바르는데, 그 특수 페인트가 다 벗겨지면 빨리 부식되고 빨리 폐선이 되는 거죠.”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해상 제재 전문가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도 “부식 문제 때문에 보통은 선박 압류를 꺼려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닐 와츠 / 전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일반적으로 자산을 점유하거나 압수할 때 자산을 발견한 상태 그대로 유지해야 합니다.”

이현휘 씨는 “와이즈 어네스트호가 계류돼 있는 약 일주일 동안 당국의 검사를 받은 것 같다면서, 사설 보안업체 직원들이 컨테이너 박스로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사진촬영도 제한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지 당국은 선박 검사 후 다른 선박들의 통행이 방해받지 않도록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항만에서 1km 떨어진 해상에 정박시킨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민간 보안업체의 소형 선박들이 24시간 감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미 연방검찰은 지난달 9일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송하는 데 사용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한 몰수 소송을 낸 이후 배를 압류해 사모아로 예인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압류 조치가 “극단적인 대북 적대정책의 산물이자, “6 ·12 싱가포르 공동성명 위반”이라고 주장한데 이어 유엔 사무총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내 안보리 차원의 ‘긴급조치’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