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다양한 행사와 자료를 통해 탈북민들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 국경일 기념식 등 주요 행사에 탈북민들을 초청하고, 서울을 방문하는 미 고위 관리들과 의원들의 탈북민 면담도 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243주년 기념행사.
실제 독립기념일인 7월 4일보다 열흘 정도 먼저 열린 이 행사에는 한국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과 함께 탈북민 이현서 씨가 참석했습니다.
탈북 과정의 아픔을 쓴 영문 수기 ‘7개의 이름을 가진 소녀’의 저자인 이 씨는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에 유명 인사와 촬영한 모습 등 행사장 사진을 올리며 행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미 정부가 주최하는 국경일이나 주요 행사에 탈북민들을 초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주최한 성탄절 연회 행사에는 지성호 씨가 초청받았습니다.
지난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문 기념만찬에는 북한에서 꽃제비 출신으로 현재 미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성주 씨가 미국대사관의 초청으로 참석했었습니다.
미 국무부가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한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는 탈북민 지현아 씨가 초대됐습니다. 지 씨는 특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직접 이름을 호명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때 미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해 탈북민 4명을 만난 자리에서, 폭정을 피해 자유를 찾아 탈북한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트위터’에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워싱턴을 방문한 탈북민들을 격려하는 글을 직접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14일에는 서울을 방문한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이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등 탈북민들을 만났고, 미 하원의원들도 최근 서울에서 탈북민 단체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스콧 버스비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부차관보 역시 지난달 서울을 방문해 비공개로 탈북민 등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대사는 27일 VOA에, 다음달 국무부가 개최하는 제2회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 탈북민을 다시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민들은 미국 정부의 이런 관심이 활동에 큰 격려가 된다고 말합니다.
지성호 나우(NAUH) 대표입니다.
[녹취: 지성호 대표] “전체 탈북민들의 활동에 격려가 됩니다.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잘못된 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정의의 길로 잘 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기도 하니까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지 대표는 또 탈북민들에 대한 미 정부와 지도자들의 관심은 북한 정부에도 주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지성호 대표] “왜냐하면 북한 정권은 탈북민들을 범죄자이고 나쁜 사람들, 위협적 배신자라고 얘기하지만, 진실은 그들이 정상적인 사람들이고, 자유를 찾고, 또 북한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노력한다, 또 그런 활동이 긍정적이란 것을 북한사회에 주는 메시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VOA에, “미국은 북한의 모든 기본적 자유와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 정부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며 이런 노력 중 하나로 탈북 난민들과의 회동을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 “We will continue to press the North Korean government to respect the fundamental freedoms and human rights of all in North Korea….and by meeting with North Korean refugees.”
국무부는 이런 지원 활동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의 인권운동가들을 소개하는 ‘인권 영웅들’이란 제목의 동영상 인터뷰 프로그램에 탈북민들을 연쇄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동영상에는 과거 국무부로부터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을 받았던 이애란 박사, 그레이스 유, 지성호, 이현서, 지현아, 박상학, 박정호 씨, 미국에 난민으로 입국해 사는 찰스 류 씨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한국 내 탈북 학생 여러 명이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의 대학에서 박사 과정과 경영전문 MBA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고 독립적인 정보 접근을 늘리는 등 북한 내 인권 개선을 위해 미국은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