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이 고조 기미가 보이던 양국 간 긴장을 일시적으로 완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잠재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해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북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회동의 실질적 성과에 대해서는 상반된 평가를 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트럼프 독트린’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긍정적인 효과에 주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비무장지대 외교가 중단됐던 미-북 협상을 되살렸으며, 최소한 당분간은 북한이 새로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핵 폐기는 커녕 핵 시설과 핵 물질 신고에 앞서 미국이 먼저 제재를 해제하길 바란다면서, 핵 신고 없는 북한의 약속은 쓸모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트럼프의 아시아 회동이 궤도 수정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 외교에서 위험과 무질서가 커지고 있는 이 때에 긴장이 일시적으로라도 완화되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는 것입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이 미국의 목표인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의 길을 열 것으로 낙관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화를 거부하던 북한이 몇 주 뒤 협상을 재개하는 데 동의한 점을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진전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서서히 고조되던 긴장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진전을 이루려면 미국이 대북 협상전략을 바꿔 단계적인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방문 볼거리는 그가 관심을 받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며, 심지어 미국의 이익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행사는 모두 자신에게 관심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정권 교체로 의미있는 대화를 진전시키기 힘들었음에도 관심을 받기 위해 영국 여왕과 만찬을 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이 (국내적으로) 분노를 자아내도 관심이 증폭된다는 사실만을 즐긴다는 것입니다.
신문은 그러나 그 어떤 만남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과 비교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외교를 통해 언론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며, 잠재적으로는 미국의 이익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핵 동결로 북한 비핵화의 목표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를 인용하며, 북한은 핵 동결 약속 마저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 이란에 대한 외교는 실질적인 진전 없이 백악관에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는데만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