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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뉴욕 맨해튼에 나타난 고래 떼...난민들이 꿈을 이루는 '레퓨지커피'


고래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배 난간에 서 있다.
고래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배 난간에 서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국 동부의 대도시 뉴욕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1년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뉴욕에 아주 독특한 볼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고 하는데요. 바로 고래 구경입니다. 뉴욕의 중심 맨해튼을 지나 대서양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허드슨강에 고래의 출현이 잦아졌다는데요. 환경운동가들은 수질이 좋아지고 있는 증거라며 고래의 출현을 반기고 있습니다. 고래 구경을 하러 뉴욕 맨해튼으로 떠나보실까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뉴욕 맨해튼에 나타난 고래 떼...난민들이 꿈을 이루는 '레퓨지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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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뉴욕 맨해튼에 나타난 고래 떼”

대도시 뉴욕의 중심 맨해튼엔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시 한복판에서 허드슨강으로 눈을 돌리면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고래를 볼 수 있습니다. 허드슨강의 수질이 개선되면서 몇 년 전부터 이렇게 신기하고도 멋진 광경이 뉴욕에서 펼쳐지고 있는데요. 뉴욕을 찾는 고래들을 위해 수족관 전시 책임자인 폴 시스워다 씨는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 ‘고섬웨일(Gotham Whale)’을 창설했습니다. 뉴욕의 별명인 ‘고섬’의 고래들이란 뜻으로, 이 단체 회원들은 뉴욕에서 발견되는 고래들의 정보를 모아 과학자들과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폴 시스워다] “뉴욕 시민이라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습니다. 해변 도로를 걷다가 고래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거나, 먹이를 잡는 모습을 보게 되고 또 그 광경을 사진으로 찍게 된다면 그 사진을 우리에게 보내주면 됩니다. 그 사진은 바로 우리의 데이터베이스에 자료로 저장됩니다.”

과학자들은 시민들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래의 움직임을 파악해 고래의 활동이 활발할 때는 소형 배나 선적들이 뉴욕항에 입항할 때 속도를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허드슨강을 다니는 배 가운에 한 척인 ‘아메리칸 프린세스’는 관광객을 태우고 고래 구경을 다니는 배입니다.

[현장음: 아메리칸 프린세스]

관광객들은 운이 좋으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고래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생생한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새롭게 찍힌 고래 사진을 과학자들이 모아놓은 고래 사진첩에 있는 사진들과 비교해 보는데요. 고래 사진첩에 들어가 있는 식별이 된 고래는 모두 105마리로 지난 수년간 뉴욕 일대에서 확인 된 것들입니다.

전문가들은 고래를 식별하는 데 가장 특징이 되는 것이 고래의 꼬리와 지느러미라고 설명하는데요. ‘고섬의 고래들’의 셀리카 아커먼 씨는 사람들이 자기만의 지문을 갖고 있듯, 고래들 역시 고유한 꼬리와 지느러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셀리카 아커먼] “이 사진을 보시면요. 고래 꼬리의 갈라진 한쪽 모양이 독특하죠? 그런데 이게 처음 보는 꼬리 모양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저는 이런 꼬리를 본 적이 있어요. 고래가 여길 다시 찾았다는 말인데요. 지난번에 여기서 먹이를 찾았던 기억을 하고 다시 또 찾은 거겠죠?”

많은 사람이 고래를 보고 흥분하고 좋아하지만, 사실 고래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고래는 보통 200년까지 살고요. 잠을 전혀 안 자고 석 달을 견딜 수 있죠. 먹지 않고는 무려 여덟 달을 견딜 수 있습니다. 또한 15km 떨어진 곳에 서도 서로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요. '고섬의 고래들'은 수중청음기를 이용해 고래의 소리도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최소한 8개 다른 종의 고래가 인근 바다에서 발견했다고 합니다.

[녹취: 폴 시스워다] “이렇게 뉴욕에서 고래들을 관찰하고 또 연구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무엇보다 이 지역 수질이 고래들이 다시 찾을 정도로 좋아졌다는 사실이 무척 기뻐요.”

자연 환경이 회복되면서, 뉴욕 인근의 바다는 사람들뿐 아니라, 고래들도 많이 찾는 바다가 됐습니다.

난민 출신 소마야 마크수디 씨가 주문을 받고 있다.
난민 출신 소마야 마크수디 씨가 주문을 받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난민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키우는 ‘레퓨지커피(Refugee coffee)’”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이주할 땐 새로운 기회와 변화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난민이 되어 어쩔 수 없이, 가족이나 친지를 남겨 둔 채 본국을 떠나게 된 사람들은 낯선 땅에 새로 정착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는데요. 조지아주 클락스턴에 가면 난민들이 미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 찻집이 있습니다.

[현장음: 조지아주 클락스턴]

클락스턴은 40개 국적에, 60개의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정착한 도시입니다. 2.7 km2 의 이 작은 도시는 미국에서 가장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도시로 꼽히기도 합니다.

키티 머레이 씨는 바로 이곳에서 커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머레이 씨 가게는 일반적인 찻집과는 좀 다릅니다. 난민들만 직원으로 채용하는, 아주 특별한 목적을 갖고 운영되는 건데요. 머레이 씨는 난민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깨기 위해 ‘레퓨지커피’ 즉 ‘난민커피’라는 찻집을 열었습니다.

[녹취: 키리 머레이] “갈수록 난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습니다. 시민들의 혈세를 빼가고, 위험한 존재로 인식들을 하는데, 전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요. 난민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레퓨지커피’는 1년간의 멘토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1년간 가게에서 일하면서 영어 수업도 듣고, 조언자라고 할 수 있는 멘토의 도움도 받을 수 있죠.

소마야 마크수디 씨는 이 곳에서 일하는 바리스타, 즉 커피 제조 직원입니다. 마크수디 씨는 레퓨지커피에서 일하면 성장도 했지만, 집을 떠나 새로운 집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녹취: 소마야 마크수디] “여기서 일하면서 저 자신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꿈을 꾸고 그 꿈을 좇을지 알게 됐습니다. 어떻게 성장해야 하고, 또 어떻게 미래를 계획해야 하는지도 배웠죠. 만약 레퓨지커피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낯선 미국에서 길을 잃고 말았을 거예요.”

말크 알아마쉬 씨 역시 난민 출신으로 레퓨지커피에서 1년간 바리스타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출장 요리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사장님이 됐습니다. 아마쉬 씨는 레퓨지커피와 머레이 씨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자신은 있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녹취: 말크 알아마쉬] “저는 레퓨지커피에서 일하면서 처음으로 영어도 배우고 지역 사회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또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하는 법도 배울 수 있었죠. 저는 저와 같은 처지인 난민 출신들을 통해 레퓨지커피를 소개받았는데 그분들이 잘 정착한 걸 보면서 저도 그렇게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레퓨지커피에서 일하면서 모든 게 순탄하게 진행됐고요. 또 지역 주민들과도 가족 그리고 친구가 됐습니다.”

머레이 씨는 지역 주민들과 난민들을 잇는 가교가 되기를 원하는데요. 점점 더 많은 난민이 정착하면서 지역 사회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키티 머레이] “저는 많은 사람과 교류하기보다는 더 깊이 있는 교제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람에 투자하기를 원했죠. 그렇게 노력하다 보니 레퓨지커피가 단순히 난민들을 위한 사업이 아닌, 난민들에 의한 사업으로 성장했어요. 사명을 이루는 일에 모두 함께 동참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머레이 씨는 지역에서 변화된 난민들을 삶을 보면서 그리고 그들이 성공을 이루는 것을 보면서 레퓨지커피의 사명이 이미 성취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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