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인 20만 명이 북한을 관광했고, 올해도 많은 중국인이 날마다 북한을 관광한다고 중국 관영매체가 보도했습니다. 미 전문가는 중국인들의 관광이 대북 제재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 신문은 23일 북한의 주요 관광지 어디를 가든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볼 수 있다며, 양국의 친선을 강조하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중국 외교부 공보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북한 취재를 했다며, 단둥에는 요즘 수 백 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매일 기차나 버스로 북한으로 향한다고 소개했습니다.
나흘 일정의 북한 관광비로 1인당 3천 위안, 미화 436달러를 내고 있으며, 에어 차이나와 고려항공은 여름 성수기에 베이징과 평양 노선을 주 7편으로 증편해 운항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탑승객은 대부분 중국인이며, 에어 차이나는 승객이 많을 경우 더 큰 항공기로 대체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0만여 명으로, 외국인 북한 관광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전했습니다.
트히,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이 숙박 예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쇄도해 북한 당국이 중국인 관광객 수를 제한할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올해로 수교 70주년을 맞은데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상호 교류가 크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외교와 국방, 사법, 언론, 항공 노선,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각화되고 있지만, 관광이 가장 활발한 게 특징입니다.
북-중 교역의 핵심 도시인 중국 훈춘시 공산당 선전부는 지난 19일 공식 위쳇 계정을 통해, 올해 상반기(1월~6월)에 지린성 취안허 통상구를 이용해 두 나라를 오고 간 인원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난 18만 2천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차량 통행도 16% 증가해 2만 8천 대를 기록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중국 매체 ‘신랑망’은 24일 중국 투먼-북한 칠보산 철도 관광이 지난주 재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두 달 전 시작된 훈춘-북한 관광 패키지를 통해 적어도 2천 500명이 북한을 관광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채널A’ 방송은 24일 중국 단둥세관 앞에서 북한으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며 현장 모습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단둥시와 맞은편 신의주 공산당 대표들은 이날 단둥에서 만나 교류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방북에 앞서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시종일관 ‘중-조 친선’과 ‘전략적 의사소통·교류 강화’를 강조하며 다양한 교류 확대를 시사했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 확대, 그리고 북한은 중국의 외교·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상호 이익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미 조지타운대학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24일 VOA에, 중국이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며 매우 영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kind of it’s very two faced. It’s very interesting that way. They’re allowing lots of tourists that’s allowed by the U.N. sanctions but now allowing trade which are disallowed by the sanctions…”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은 많은 중국인들의 방북을 허용해 정상적인 북-중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주요 교역은 계속 허용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교역은 북한 정권의 돈줄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관광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훨씬 중요하다며, 관광이 제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정치·외교적 압박을 느슨히 하면서 북한을 더욱 정상국가로 대우하고 있지만, 핵심적인 경제 압박은 유지하면서 비핵화를 추동하는 접근을 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 대상인 고려항공이 최근 다롄과 마카오로 노선을 확대하는 상황은 관심사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 내 숙박 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열악해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