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연방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도입한 망명 제한 규정 시행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연방 법무부와 국토안보부는 제 3국을 경유해 남부국경에 온 사람들이 망명을 신청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주지사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던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의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가 마침내 사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연방 무역위원회(FTC)가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회사인 페이스북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도 대형 인터넷 기업들의 반독점 혐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중미 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는 것을 크게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는데, 연방 법원이 이에 제동을 걸었군요?
기자) 네. 24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 소재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 지법에서 나온 판결입니다. 이 법원 존 티가르 판사는 해당 규정을 둘러싼 몇몇 우려와 규정이 공개된 방식을 인용하면서 규정 시행을 막았습니다. 이 명령은 해당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유효합니다.
진행자) 연방 지법이 심리한 규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죠?
기자) 네. 국토안보부와 법무부가 최근에 합동으로 관보에 고시한 규정이었습니다. 미국 남부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 가운데 제3국을 경유한 사람의 망명 신청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이게 왜 중미 나라 사람들을 겨냥한 조처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까?
기자) 최근에 주로 과테말라나 엘살바도르, 그리고 온두라스 사람들이 남부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데 이 사람들이 대부분 멕시코를 거쳐서 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는 이제 제 3국인 멕시코를 경유한 사람들의 망명 신청은 아예 받지 않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새 규정에 혹시 예외가 있나요?
기자) 있습니다. 먼저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예외입니다. 또 모국을 떠나서 들어간 나라가 난민 관련 국제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경유한 나라에서 망명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사람들은 미국 남부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이 규정은 영구적으로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새 규정은 연방 의회가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조처를 도입한 이유가 있겠죠?
기자) 최근에 중미 나라들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국경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니까, 관련 당국이 이 사람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는 남부국경으로 사람들을 줄이려고 이런 조처를 도입했는데요.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은 최근 새 규정과 관련해서 성명을 내고 미국이 관대한 나라지만, 현재 남부국경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감내할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은 왜 이 조처에 제동을 걸었나요?
기자) 네. 티가르 판사는 새 규정이 통상적으로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한테 제공하던 보호와 이들이 공정한 망명 심사를 받는 것을 막았다는 것, 또 트럼프 행정부가 새 규정이 초래할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발표했다는 이유에섭니다.
진행자) 그런데 같은 날 다른 곳에서도 이 규정에 대한 판결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샌프란시스코 법원 판결이 나오기 몇 시간 전에 워싱턴 D.C. 연방 지법에서 나온 판결인데, 정반대 판결입니다. 워싱턴 연방 지법 판사는 새 규정의 시행을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서로 다른 판결이 나왔는데,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나중에 나온 판결이 유효합니다. 그러니까 새 규정 시행은 일단 중단됩니다.
진행자) 미국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네. 2018 회계연도에 망명 신청 건수가 약 16만 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1만3천여 건만 승인됐습니다. 참고로 2018년 회계연도는 2017년 10월 1일부터 2018년 9월 30일까지를 말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주지사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졌는데, 결국 주지사가 사임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가 24일 영상 성명을 내고 오는 8월 2일 오후 5시부로 사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질서 있는 자리 이양을 위해서 8월 2일까지 주지사 자리를 지킨다면서, 사임하지 않으면 자신이 이제까지 이룬 것들을 유지하기가 힘들 것으로 느꼈다고 로세요 주지사는 설명했습니다. 로세요 주지사가 사임하면 완다 바스케스 푸에르토리코 법무장관이 주지사직을 이어받습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주지사가 사임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사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로세요 주지사가 사임하기를 완강하게 거부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 21일에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리고 오직 자신이 하는 일만이 신뢰를 회복하는 걸 도울 수 있다면서 사퇴를 거부했습니다. 로세요 주지사는 하지만, 내년에 있을 재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로세요 주지가사 재출마를 포기한다고 선언하면서까지 자리를 지켜보려고 하다가 결국 사임하기로 했군요?
기자) 나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는 데다가 항의 시위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로세요 주지사가 사임하겠다는 말이 나오자 수도 산후안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나와 기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푸에르토리코 정부 지도부가 부패하고 무능하다면서 로세요 주지사가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로세요 주지사를 사임으로 몬 건 주지사가 측근들과 온라인상에서 나눈 대화 때문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 언론이 지난 13일 폭로한 내용인데, 로세요 주지사가 측근이나 일부 각료들과 정적을 깎아내리거나 성차별, 그리고 동성애를 혐오하는 대화가 다수 담겼습니다. 특히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로 동성애자인 리키 마틴 씨의 성 정체성이나 허리케인 마리아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내용도 있어서 크게 문제가 됐습니다. 로세요 주지사와 문제가 된 대화를 주고받은 고위 관리 가운데 루이스 리베라 마린 내무장관도 있습니다. 원래 마린 장관이 주지사 승계 1순위였는데, 이번 사태로 이미 사임해서 주지사직이 바스케스 법무장관에게 돌아갑니다.
진행자) 푸에르토리코가 최근 상황이 몹시 어렵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경기가 너무 나쁘고 그래서 지역 정부 살림이 너무 어렵습니다. 거기에 2017년에 허리케인 마리아로 큰 피해를 보기도 했는데요. 많은 푸에르토리코 주민이 복구 작업이 더딘 것 때문에 로세요 주지사에게 불만을 느끼지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 허리케인 마리아로 상당히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죠?
기자) 공식적으로 3천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는데, 사망자 수가 4천600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런데 로세요 주 정부가 희생자 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서 크게 질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연방 무역위원회(FTC)가 대표적인 인터넷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엄체인 페이스북에 최근 거액의 벌금을 물렸군요?
기자) FTC는 페이스북이 고객 개인 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50억 달러를 부과했습니다. 이 벌금 액수는 고객 사생활 정보와 관련해서 미국 정부가 부과한 벌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FTC는 시장 독점을 규제하는 연방 정부 기관인데요. 지난해부터 페이스북 문제를 조사해 왔습니다.
진행자) 페이스북이 FTC 조사를 받은 계기가 있었죠?
기자) 네. 영국의 한 정보분석 업체가 부적절한 방법으로 페이스북 이용자 8천700만 명의 개인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드러나자 FTC가 페이스북의 고객 정보 관리 체제를 조사했는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벌금을 물린 겁니다.
진행자) FTC가 벌금 부과 외에 페이스북 측에 따로 요구한 것들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FTC는 페이스북 측에 고객 정보 관리를 강화하는 체제를 만들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고객 정보 관리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와 관련된 조직과 방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진행자) 벌금이 50억 달러라면 페이스북에 부담이 될 수가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페이스북 측은 지난 25일 FTC 조처로 비용이 늘고 회사 순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2분기 페이스북이 거둔 수익은 약 170억 달러였습니다. 한편 FTC 외에도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도 24일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페이스북에 벌금 1억 달러를 부과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연방 법무부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의 반독점 혐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있군요?
기자) 네. 법무부는 거대 기술기업들의 광범위한 반독점 혐의를 조사한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들을 조사한다는 말은 없었는데요. 법무부는 인터넷 검색, 인터넷 상점, 그리고 SNS 회사들에 제기되는 우려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는 FTC와 마찬가지로 시장 독점 혐의를 조사할 권한이 있습니다.
진행자) 조사 대상에 어떤 회사들이 들어갈까요?
기자) 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이나 세계 최대 인터넷 상점인 아마존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SNS 업체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도 있겠고, 제조업체 중에서는 지능형 손전화를 만드는 애플사도 꼽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회사들에 제기되는 우려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합니까?
기자) 네. 이들 기업이 시장에서 누리는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불공정한 거래를 하거나 불공정한 정책을 펼치는지 보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방금 거론한 회사들이 실제로 시장지배력이 큰 업체들이죠?
기자) 물론입니다.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시장점유율이 가장 큰 회사들입니다. 현재 미국 연방 정부뿐만 아니라 하원 법사위원회, 그리고 유럽연합(EU)도 몇몇 기업의 독점 문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중앙 정치권에서도 이런 회사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쪽에서도 개인정보 보호 문제라던가 독점 문제 등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도 이들 회사에 상당히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넷 검색 업체나 SNS 업체가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사전에 검열해서 내보내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또 온라인 상점인 아마존이 미국 우편 체제를 이용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한편 민주당 대선 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을 아예 해체하거나 분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