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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츠 DNI 국장 사임, 후임에 래트클리프 의원..트럼프, 또 인종차별 발언 논란


미 국가정보국장으로 지명된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
미 국가정보국장으로 지명된 존 래트클리프 하원의원.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물러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존 래트클리프 연방 하원의원을 후임 국장으로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 민주당 하원의원과 지역구를 폄하해 또다시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음식 축제 현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3명이 숨졌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 ‘아메리카 나우 소식 보겠습니다. 코츠 국가정보국장이 사임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 인터넷 단문 사이트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인데요. 코츠 국장이 오는 8월 15일 자로 물러난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으로 존 래트클리프 연방 하원의원을 지명할 계획이라며, 코츠 국장이 그동안 국가를 위해 크게 봉사한 데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츠 국장이 물러나는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확실한 이유를 밝히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코츠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책 면에서 여러 차례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사퇴설이 여러 번 나왔는데요. 코츠 국장이 며칠 내로 사임할 것이란 뉴욕타임스 신문 보도가 나온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확인한 겁니다. 코츠 국장이 28일 자로 쓴 사직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하는데요.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코츠 국장은 사직서에서 미국 정보계가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새로운 도전에 맞설 준비가 잘 돼 있기 때문에 물러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코츠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다고 했는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예를 들어 주시죠.

기자) 네, 가장 잘 알려진 일화로 지난해 7월 아스펜 안보 포럼에 참가한 코츠 국장이 NBC 방송 안드레아 미첼 기자와 인터뷰에서 한 말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미첼 기자가 방금 들어온 속보라며 백악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알린 건데요. 그러자 코츠 국장은 놀란 듯한 반응을 보이며 “특별한 일이 되겠네요.”라고 말해 청중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 수장이 러시아 대통령 방문 소식을 모르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푸틴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코츠 국장은 또 지난해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모른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며, 푸틴 대통령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는데요. 코츠 국장이 바로 이를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국 정보계는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했고 계속 미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에서도 코츠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 반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월, 코츠 국장은 연방 의회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북한이 더 이상 위협이 아니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상반되는 것이었습니다. 코츠 국장은 또 이란이 2015년에 체결된 핵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5월 탈퇴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코츠 국장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미국 정보기관 지도자들이 수동적이고 순진하다며, “학교에 돌아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물러나는 코츠 국장은 어떤 인물이고, 국가정보국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코츠 국장은 올해 76살로 연방 하원의원과 독일 주재 미국 대사를 거쳐,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사람인데요. 트럼프 행정부의 첫 국가정보국장으로 발탁돼, 지난 2017년 3월부터 일해왔습니다. 국가정보국(DNI)은 지난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 이후 새로 생겼는데요. 17개에 달하는 미국의 정보기관을 통합 관리할 기관의 필요성에 따라 창설됐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래트클리프 연방 하원의원을 국가정보국 국장으로 지명하겠다고 밝혔는데, 래트클리프 의원에 관해서도 알아볼까요?

기자) 네, 래트클리프 의원은 올해 53살로 텍사스 출신인데요. 텍사스 동부 구역 검사를 거쳐, 지난 2015년에 워싱턴 D.C.에 입성한 3선 의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래트클리프 의원이 “그가 사랑하는 국가를 위해 위대함을 이끌고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래트클리프 의원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옹호해 온 충성파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나온 청문회에서도 래트클리프 의원이 주목을 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래트클리프 의원은 하원 정보위원회와 법사위원회 소속인데요. 지난 24일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지도 않지만, 법 아래 있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뮬러 전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건 아니라고 말한 점을 비판한 겁니다. 래트클리프 의원은 공화당 의원 중에서도 특히 보수적인 의원으로 꼽히는데요. 지난해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이 경질된 뒤, 새 법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DNI 국장 지명자는 상원 인준 청문회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래트클리프 의원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정보 관련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원 정보위원회에 소속돼 6개월 정도 일한 것 외에는 정보 경험이 없기 때문인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28일 성명을 내고 래트클리프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였기 때문에 선택된 게 분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DNI 국장 자리는 정보 관련 경험이 풍부하고 어느 당에 치우치지 않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이같이 당파적인 인물을 DNI 국장으로 인정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지난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얼마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소수계 민주당 여성 하원의원들을 공격해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는데요.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인 일라이자 커밍스 연방 하원의원과 커밍스 의원의 지역구 볼티모어를 비판하는 글을 연일 트위터에 올려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커밍스 의원은 흑인이고, 지역구인 볼티모어시는 주민 대부분인 흑인인데요.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 위원장인 커밍스 의원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중미 이주자 처우를 강하게 비판해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7일에 올린 트위터에서 커밍스 의원의 지역구는 쥐가 들끓는 구역질 나는 곳이라며 커밍스 의원이 볼티모어에서 지역구 관리에나 좀 더 신경 쓰라고 말했습니다. 또 커밍스 의원이 남부 국경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국경순찰대원들에게 소리를 질렀는데, 실상 커밍스 의원의 지역구가 훨씬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남부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주자가 크게 늘었는데요. 수용소가 불법 이주자들로 넘쳐나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불법 이주자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커밍스 의원은 최근 청문회에서 언성을 높이며 비판했습니다. 자녀가 그런 대우를 받길 바라는 부모는 아무도 없다면서 불법 이주 어린이들도 인간이라고 호소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커밍스 의원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낸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8일과 29일에도 비슷한 글을 연이어 올리며 커밍스 의원에게 지역구를 제대로 살피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커밍스 의원의 지역구 상황이 그렇게 좋은가요?

기자) 최근 정부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커밍스 의원의 지역구는 볼티모어의 빈곤 지역 일부를 포함하고 있긴 한데요. 하지만 바로 시에 인접한 교외 지역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구당 소득과 중간 주택 가치가 미국 전국 평균보다 높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트윗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볼티모어 시 정부 관리들과 현지 주민,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나왔습니다. 버너드 영 볼티모어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기 넘치는 미국 도시를 공격하는 일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했고요. 공화당 소속인 윌 허드 하원의원도 자신이라면 그런 내용의 트윗은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주의자란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사실을 말했을 뿐이라며 인종차별 발언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히려 민주당이 인종 카드를 꺼내 든다며 비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급진 좌파 4인방, 일명 ‘스쿼드(squad)’로 불리는 소수계 초선 여성 의원들과 커밍스 의원의 실패한 볼티모어를 옹호한다면, 내년 대선까지 먼 길이 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힘들 것이라고 주장입니다.

지난 28일 캘리포니아주 길로이시에서 열린 마늘 축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긴급 대응팀이 출동했다.
지난 28일 캘리포니아주 길로이시에서 열린 마늘 축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긴급 대응팀이 출동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8일 오후 캘리포니아주 길로이시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적어도 15명이 다쳤습니다. 길로이는 캘리포니아 북부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있는 도시인데요. 당시 길로이시에서는 이 지역 명물인 마늘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는데요. 무장 괴한이 한가롭게 축제를 즐기던 주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겁니다.

진행자) 범인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현장에 있다가 즉각 대응에 나선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범인은 올해 19살인 산티노 윌리암 레건 씨로 밝혀졌는데요. 보안 검색을 피하기 위해 철제 울타리를 뚫고 행사장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길로이 경찰 당국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범인이 경찰관들을 향해 공격용 소총을 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현재 또 한 사람의 용의자를 추적 중입니다.

진행자) 공범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길로이 경찰은 다른 사람이 도와준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식으로 도와줬는지, 실제로 공범이 있었는지 아직 조사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범인이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동기가 알려졌습니까?

기자) 아직 모릅니다. 목격자들 증언에 따르면, 사건 당시 누군가가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범인에게 물었다고 하는데요. 그러자 범인이 “지금 몹시 화가 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범인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어떤 흔적을 남기지 않았나요?

기자)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소셜 미디어 계정이 발견되긴 했습니다. 범인은 총격 사건을 벌이기 몇 시간 전에 마늘 축제 사진을 사진 공유 사이트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지나치게 비싸다며 욕설을 섞어가며 비난했습니다. 또 같은 날(28일) 산불 조심을 당부하는 내용의 사진과 함께, 19세기 말에 나온 책 ‘힘이 정의다(Might Is Right)’를 읽으라고 권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힘이 정의다’, 책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기자)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이 책은 래그나 레드비어드라는 작가가 썼다고 돼 있는데, 이 이름은 필명이고 실제 작가가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은데요. 여성 혐오와 인종차별 내용이 책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범인은 또 왜 메스티소와 실리콘밸리의 백인 머저리들로 마을이 넘쳐나게 해야 하고, 이들을 위해 새로 공간을 닦아야 하느냐는 글을 올렸는데요. 메스티소는 중남미 원주민과 백인과의 혼혈을 가리키는 말이고요. 실리콘밸리는 첨단 기업이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을 부르는 말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대형 산불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삼림이 파괴됐는데요. 범행 동기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희생자들의 신원은 밝혀졌나요?

기자) 네, 어린아이가 포함돼 더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요. 6살 남자아이 스티븐 로메로 군과 13살 소녀, 20대 남성 1명이 숨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미국 동부 시각으로 8시쯤 처음 사건 발생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이 현장에 있지만 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며 조심할 것을 당부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29일 백악관 행사에서 범인을 가리켜 “사악한 살인자”라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사람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종종 일어나는데요. 지난해 2월에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7명이 숨지면서 충격을 안겨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파크랜드 사건 외에도 10월에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의 유대교 사원에서 총격 사건이 일어나 11명이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미국 비밀정보국 산하 전국위협평가센터(NTAC)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미국에서 3명 이상이 사망한 총격 사건이 모두 27건에 달했다고 집계했는데요. 18개 주에서 91명의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이를 방지할 있을까요?

기자) 앞서 말씀 드린 NTA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3분의 2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따라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이들이 총기를 구입하지 못하게 신원조회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수정헌법 2조에서 총기 소지 권리를 보장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 등 공화당은 이 권리를 적극 옹호하고 있어서 총기 규제가 쉽지 않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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