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 INF 탈퇴 이후 아시아 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워싱턴의 민간단체가 개발 예상 비용을 산정했습니다. 동맹국과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방위비 분담금에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동현 기자입니다.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는 중국과 러시아로 인한 역내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고,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전략예산평가센터 CSBA가 주장했습니다.
CSBA는 8일 발간한 '미국의 전구 사거리 미사일 재도입' 보고서에서, 미국이 INF 조약을 준수하는 동안 중국은 수 천기의 전구 미사일을 배치했고 러시아는 최소 100건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사거리 4000km에 달하는 중국의 DF-26 중거리 탄도탄의 경우 핵탄두 무장이 가능한 이중 능력이 있고, 한반도 전역과 일본 남부, 필리핀, 마닐라 뉴기니 제도까지 모두 사정권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 미군은 동맹 영토 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특정 장소에 집중된 기지들로부터 미약한 통신과 보급 체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공격에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근해를 경계로 한 제1 도련선이나 그밖의 제2도련선에 위치한 전진기지가 공격을 받아 기능을 상실할 경우, 미국은 최전선으로부터 수 천km떨어진 하와이 또는 호주로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티모시 월튼 연구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이 연루된 가상 상황을 기준으로 검토한 결과 즉각 반격이 가능한 지상용 중거리 미사일 배치가 이런 불균형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티모시 월튼 연구원] “As we considered the operational advantages of different types of missiles, we did so through the lens of 3 operational scenarios involving China, Russia and North Korea. In general we found that intermediate range missiles could provide a responsive strike capability that could quickly engage sometime critical targets”
특히 북한이 미 본토 또는 동맹인 한국이나 일본에 핵탄두 장착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미 한반도에 배치한 단거리 미사일 외에 일본에서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이동형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신속하게 제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월튼 연구원은 VOA에, 초음속 미사일을 괌에 배치해도 목표물에 도달하기까지 20분 이상 소요되는 만큼 10분 내 발사 가능한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중거리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 등 북한에 가깝게 배치할수록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티모시 월튼 연구원] “It is also important to have the missiles close enough in a place like South Korea because if the missiles are further away may be in Japan or definitely if they are further away in Guam, even if the missile is very fast like a hypersonic missile it usually will take too long. It will take 20 minutes maybe to arrive when the North Korean missile could launch its own missile in 5~10 minutes”
또 F-35 등을 통한 공중작전 전개보다 육상에 고정된 중거리 미사일이 운용 가격 면에서도 싸다고 덧붙였습니다.
CSBA 보고서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동맹의 협조가 필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압력으로 동맹국이 거부할 수 있다며, 한국의 사드 배치 당시 중국의 보복을 사례로 꼽았습니다.
[녹취: 티모시 월튼 연구원] “US allies could deny access to the deployment or the basing of some of these US systems. This is an important question and I think will require more consultation with our allies moving forward. It is possible they could reject the US fielding some if these systems… But I think there are reasons why they may choose to do so currently, the US fields, other strike systems on some of our allies territories and this would be a new type of strength system”
그러나 국방부 정책기획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토머스 만켄 CSBA 대표는 VOA에,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에 “동맹국들이 반대할 것이라고 상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1970년대 소련의 위협으로 유럽 내 동맹들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요구했던 것처럼, 중국이 동맹과 미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인다면 오히려 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로 바뀔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토마스 만켄 전 부차관보] “Chinese threats? Well, that can work two different ways just as the Soviets threatened our European allies in the 1970s and 1980s. It was Soviet threats that ultimately led our US allies to seek the deployment of US intermediate range forces on their territory. So I think the Chinese should be cautious in making too many threats against US allies
한편, CSBA는 보고서에서 사거리 3000~5500km인 신형 중거리 탄도탄 조달에 개당 2천100만 달러, 독립 운용체계 개발의 경우11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사거리가 1000~2999km에 달하는 지상용 준중거리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경우 개당 140만 달러, 독립 운용체계의 경우 1억 달러 미만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밖에 핵탄두 장착 이중 능력 개발은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만켄 전 차관보는 향후 배치될 중거리 미사일 운용 비용이 동맹과의 방위비 분담금에 적용될 가능성을 묻는 VOA의 질문에, “아직 가정적이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토마스 만켄 전 부차관보] “That is a great hypothetical question. I think yeah it just depends so much on the specifics that you know that aren’t even apparent now. Your procurement cost okay there definitely would be an operations and maintenance cost associated with its personnel costs associated with it. Would that be tremendously large? No"
조달 비용은 운용과 유지, 인력 비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동맹과의 방위 비용 분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지만, 액수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만켄 대표는 위장 기능 등 중거리 미사일 체계의 지속성을 높이려면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며, 향후 미국이 동맹국과 반드시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