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직통전화 채널인 `핫라인'이 존재하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남북 간에는 핫라인이 개설돼 있지만 아직 가동된 적은 없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인터뷰에서, 트위터로 판문점 회동을 제안한 지 10분 만에 김정은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하면서 두 정상 간 핫라인 존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왔다는 언급은 미국과 북한 간에 핫라인이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핫라인이란 사고나 오해로 인한 우발적인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긴급비상용으로 쓰는 직통 전화를 뜻하는 말로, 1963년 쿠바 미사일 위기 직후 워싱턴과 옛 소련 사이에 설치된 핫라인이 가장 유명합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하고 난 직후인 지난해 6월 15일, 김 위원장에게 직통전화 번호를 알려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gave him a very direct number. He can now call me if he has any difficulties. I can call him. We have communication, it’s a very good thing.”
김 위원장이 어떤 어려움이든 생기면 자신에게 전화를 걸 수 있고, 자신도 김 위원장에게 전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미-북 정상 간에 실제로 핫라인이 개통돼 있는지, 두 정상 간에 전화통화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김 위원장이 10분 만에 전화를 걸어왔다고 말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전화를 해 왔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간에는 핫라인이 설치돼 있습니다.
남북은 지난해 3월 5일 한국 특사단의 방북 당시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 설치에 합의했고, 4월 20일 핫라인을 개통했습니다. 윤건영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입니다.
[녹취: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 연결이 조금 전 완료되었습니다. 15시 41분경 청와대와 국무위원회 간의 시험통화가 있었습니다.”
윤건영 실장은 전화 연결이 매끄럽게 진행됐고, 상태도 매우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분단 70년 만에 처음으로, 남과 북의 정상이 언제든 소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핫라인 개통의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4월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핫라인에 관심을 보이며, 전화를 걸면 정말 언제든지 받는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핫라인이 정상 간에 실제 가동됐다고 공개된 적은 없습니다.
청와대는 지난 6일, 지난해 4월 20일 직통전화가 개설된 이후 약 1년 4개월 동안 한 차례도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직통전화가 개설은 됐는데 북한에서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며 한반도 정세와 북한 비핵화 협상, 미-한 동맹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처음 통화를 한 두 정상은 2017년 7차례와 2018년 11차례, 그리고 올해 3차례 등 모두 21차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