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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의 패권전략으로 인도태평양서 군사 우위 더 이상 담보 어려워"


미 해군 로널드레이건 항모강습단이 지난 2018년 8월 남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 해군 로널드레이건 항모강습단이 지난 2018년 8월 남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최근 미 국방부 내에서 중국과의 단일전에 대비한 전략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호주 시드니대학 미국학연구소는 지난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역내 패권전략으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 이상 군사적 우위를 담보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위기 회피하기: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전략과 군비 지출, 그리고 집단방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미 국방부 전략 보고서와 고위 국방 관계자, 상하원 의원들의 발언을 토대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경제성장을 토대로 군 현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반면, 미국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 치중한 나머지 전력현대화 시기를 놓쳤고, 수 년 간 예산 압박에 시달려온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2016년 기준 미 육해공군의 전체 전력 수준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습니다.

또 냉전 종식 이후 69개국에 걸친 세계급 규모의 자유질서 구축 전략이 초강대국으로 복귀한 중국, 러시아의 심각한 위협에 대응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미 국방전략 보고서는 중국 또는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우세를 점하기 위한 합동군의 완벽한 동원력 보장을 이란이나 북한 등의 위협을 물리치기 위한 기존의 동시다발적 다면전 대비 전력 구조 요구 사안보다 명백히 우선시 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시드니 대학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 “The NDS places a clear priority on ensuring the fully mobilized Joint Force is able to prevail over China or Russia in strategically significant, plausible high-end combat scenarios and elevates this goal ahead of the force structure requirements for defeating the likes of Iran, North Korea or the myriad global threats that the United states has become accustomed to fighting in twos and threes”

미 국방부가 기존 양면전 전략에서 초강대국과의 단일전쟁 대비 전력계획으로 전환해 재래식 전쟁 수행 능력을 높이고, 한반도 개입 등 복수의 2차적 위협 순위에 소요되는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세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초강대국과 그렇지 못한 불량국가 또는 테러집단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동시에 요구하는 전략은 미국의 희소한 집중력과 자원을 분산시키고 낭비시킨다”는 엘브르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의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시드니 대학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 “Strategies that promiscuously enumerate threats and call for equivalent vigilance between great powers that can change the world and rogue states and terrorists that cannot, will diffuse and squander Washington’s scarce attention and resources”

보고서는 특히 전장 거리가 긴 인도태평양의 환경에서 현대화된 공군력과 해군력이 필수적이지만 극심한 노후화로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960년대부터 배치된 B-52 폭격기를 여전히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고, 중국의 정교한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B-2 스텔스기는 전체 전력의 13%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아울러 2018 회계연도 자료를 인용해, 2012년 이후 미 공군의 전력 대비태세가 처음으로 70% 아래로 떨어진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군의 탄도와 순항 미사일 공격으로 일본과 한국 등에 전진배치된 미 공군 전력의 70%가 개전 초기에 소멸할 수 있다는 분석도 소개했습니다.

해군 전력 역시 1987년 이후 594척에서 52% 급감한 290척 수준이고, 중국의 1차 공격에도 생존성이 높은 핵 잠수함의 경우 2020년대에서 2030년 초반까지 24척이 감소한 42척으로 운용될 예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미 육군이 예산 소요가 많은 공군과 해군 현대화 작업의 보완책으로 상대적으로 운용 유지비가 적게 드는 지상형 미사일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의회의 거센 반발로 국방부의 새로운 수요에 맞는 전략 반영이 수 년 동안 좌절을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의회의 주류는 여전히 미국 패권주의에 기초한 ‘세계 자유질서 수호’를 고수하면서 가용자원의 한계에 따른 타협을 거부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시드니 대학 인도태평양전략 보고서] “At the heart of this dilemma is the persistence in American political and foreign policy circles of an outdated ‘superpower mindset that regard United states as sufficiently endowed in economic trade-offs. Those adhering to this primacist school of thought fundamentally reject the idea that Washington should limit its defense strategy and liberal order building agenda in order to conform with present-day resources”

한편 육해공군의 현대화와 관련,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중국 견제전략 필요성에 초당적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구체적인 예산 배정순위를 놓고 극명하게 분열돼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역내 도전은 한 개 국가가 단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같은 불편한 사실은 최근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 사이에서 공개적으로 인지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역내 군사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호주나 일본 등 중견국과 연계한 집단방위체제가 필연적인 전략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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