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4일 시험발사한 발사체를 ‘초대형 방사포’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달 들어서만 벌써 5번째 발사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방사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지난 24일 발사한 방사포에 대해 ‘세계적인 최강의 우리식 초대형 방사포’,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주체 병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방사포는 전날 시험발사에서 380km를 비행했습니다.
최고 고도는 97km, 최고 속도는 마하 6.5 이상이었습니다.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이같은 수치는 정상적인 탄도 궤적이라며, 이제 탄도미사일과 방사포의 기술적인 차이는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방사포의 사거리는 200km 이하라며, 24일 발사한 방사포는 380여 km를 비행한 만큼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장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장영근 교수] “(사거리) 400km까지 간다는 것은 방사포가 엄청 크게 확장한 거죠. 그러니까 먼저 번에는 방사포를 이렇게 낮게 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엊그제 쏜 것은 사거리 400km까지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초대형이다 이러는 것이고. 굉장히 위협적인 거죠. 그 자체로”
장 교수는 사거리 400km면 한국 타격용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이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혼합해 한국을 향해 쏠 경우 각기 특성이 다른 만큼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방사포는 외형상으로는 최근 잇달아 발사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와 유사해 보입니다.
하지만 정점고도와 사거리 등에 차이가 있고 지난달 31일과 이달 2일 발사된 대구경 조종 방사포보다 구경이 더 커 보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의 설명입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발사체라고 이야기기하죠, 날아가는 미사일 같이 생긴 발사탄의 모습은 (지난번에 쏜 것과) 유사해요. 얼핏 보기에 생김새는 비슷한데 지경이 좀 커진 게 아닌가 생각돼요. 북한이 지난 두 번 쏜 것은 대구경이라고 했고 이번에 ‘초’자를 붙인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 그래서 뭔가 좀 이런 측면에서 구경이 달라진 게 아닌가, 더 굵어진 게 아닌가…”
김 교수는 실제 발사한 사진을 보면 이동식 미사일발사대 차량에 탑재된 발사관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며 지난번에는 3개까지 두 열로 6개의 관이었지만 이번에는 4개의 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방사포는 원래 지역제압용으로, 한꺼번에 대량으로 목표물을 제압하는 용도였지만 이젠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선임연구위원] “앞에 있는 적에게 값싼 무기를 대량으로 발사해서 지역을 제압할 때 쓰거든요. 그니까 가격이 저렴하고 그 대신에 탄도 중량이 좀 작아요. 방사포는 직경이 작기 때문에 속도도 약간 느리잖아요. 그러니까 사용 목적이 좀 다르거든요. 근데 이번 같은 경우엔 방사포가 계속 개량이 돼서 예전에 못했던 유도도 가능해지고 그러면서 직경이 좀 커지니까 위력도 커졌단 말이에요. 탄도 중량도. 그러니까 미사일과 경계가 많이 흐트러진다고요. 요즘 그런 추세에요.”
북한이 최근 잇따른 시험발사로 공개한 신형 무기는 3가지입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과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그리고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등입니다.
KN-23은 사거리 약 690km에 고도는 최대 60km이며 고체연료를 사용합니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량해 만든 미사일로 요격이 까다롭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은 사거리 약 400km, 고도 48km로, 미국의 에이태킴스 미사일과 모양이 유사합니다.
무한궤도 형태의 발사차량과 사각형 발사관 2개를 장착하고 있으며 2발 연속 발사가 가능합니다.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는 사거리 250km에 고도 30km, 중국의 WS-2 다연장로켓과 유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중국의 WS-2계열로 특히 D형이 400~450km 비행이 가능하다며 중국의 WS를 상당 부분 받아들여 역설계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아울러 이같은 북한의 잇따른 무기체계 시험발사는 미국이 만든 틀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자신들의 노선을 지키겠다는 당당함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자신들의 안보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 군 사기의 문제 이런 것들을 잡는 대내적인 정상적인 통치 차원으로 봐야겠지요. 이런 것들을 통해 하노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가지고 있던 통치력의 누수 현상, 통치력 삐걱거림을 다 잡고 다시 내부적으로 할 거 다 하면서 북-미 협상도 나간다 이런 두 마리 토끼 잡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발사는 대내적인 메시지, 의도가 더 크다고 봐야겠지요.”
북한의 24일 시험발사는 이달에만 벌써 5번째로, 올해 들어서만 9번째 발사에 해당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