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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의 북 대미협상팀 평가...'세련된 리용호' ‘단호한 최선희' '전문적인 김명길'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는 김명길 당시 주베트남 북한대사.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는 김명길 당시 주베트남 북한대사.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릴 경우 전면에 나설 몇몇 북한 외교 당국자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모두 과거 협상에서 북한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미국통 외교관들인데요. 이들과 직접 머리를 맞대고 군사∙외교 현안을 논의했던 미 전직 관리들로부터 북한 대미협상팀의 면모를 들어봤습니다. 김영교 기자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김명길 북미실무협상 수석대표를 다가가기 쉬운 성격의 인물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would say quite approachable, very professional, extremely knowledgeable. Back then, of course, he was the junior member of the team. Ambassador Ri Kun was, of course, the main interlocutor of mine on matters related to US-DPRK relations and nuclear issues. I had a good relationship with both of them. I had a number of opportunities to meet with them over the years. I would describe him as extremely professional, extremely intelligent, extremely knowledgeable, and extremely dedicated to his cause.”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국무부 한국과장을 맡았던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당시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참사관이었던 김명길 수석대표와 그의 상사였던 리근 전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자주 만났습니다.

김명길 수석대표는 당시 북한 대표부에서 연차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외교관으로서의 전문성이나 지식 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는 게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의 설명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역시 김명길 수석대표가 친근하고 예의바른 인물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have met Kim Myung-gil many times. He is a very pleasant person. He is a very nice person. I don’t know that he will be empowered by Kim Jong-un to do much more than repeat the proposal Kim Jong-un offered Trump in Hanoi.”

하지만, 그의 인물 됨됨이와는 별개로 김명길 수석대표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안 이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이번 실무회담에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전면에 나서지 않더라도 협상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무부 고위급 통역을 맡았던 김동현 전 통역관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열린 6자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 통역을 맡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맞상대 역할을 했습니다.

김 전 통역관은 최선희 제1부상의 단호한 모습을 주로 기억했습니다.

[녹취: 김동현 전 통역관] “거기는 강경파입니다. 소위 ‘하드라이너’가 돼서, 당 지도부에 대한 충성심이 남자와 여자가 거의 차이 없습니다. 그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견지하겠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성으로서 부드러운 태도를 보인 적 없습니다. 안색도 매우 시리어스(진지)하고, 화낸 얼굴을 하기도 하고.
자기 임무인 통역을 하려고 집중을 하긴 했지만…”

그러면서 최선희 제1부상이 실무 회담에서 나온 내용을 자체적으로 정리해 상부에 보고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최선희 제1부상의 상사인 리용호 외무상은 세련된 외교관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입니다.

1994년 10월 미-북 간 제네바합의로 이어진 협상에 참여한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당시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차장 겸 핵군축담당 부국장이었던 리용호 외무성을 직접 상대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리용호 외무상이 같이 일하기 매우 효율적인 상대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And I found Ri Yong-ho to be a very effective counterpart. He speaks English perfectly. He is trained as a disarmament expert, so he understands the main concepts associated with arms control and disarmament.

영어 구사도 완벽했고, 핵 군축 전문가로 육성돼 관련 사안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리용호 전 외무상이 매우 창의적이고 유머감각도 뛰어났다며, 동시에 실용적인 면도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he is very creative. He’s a pleasant person. He has a very nice sense of humor and is very smart. So my experience with him was very positive. And of course, the negotiations were difficult as they always are. But I felt that he was very professional and pragmatic.”

하지만, 협상 과정과 결과를 좌우하는 건 협상단의 면모 보다는 북한 수뇌부의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입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Yong-ho who has been the mastermind behind many previous efforts by the DPRK in terms of talks with the United States, particularly on the nuclear issue, will play a significant role on all of this as will Madame Choe. But let’s not kid ourselves. The policies that are being pursued and the positions that will be put on the table, and the responses that we’ll be hearing from the DPRK side, all will have been crafted, embedded and approved at the very highest level of DPRK.”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제1부상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아무리 여러 차례 지휘했다 하더라도, 협상장에서 북한 측이 들고 나올 입장은 북한 최고 지도부가 미리 정해놓은 답안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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