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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북한 식당들, 내년에도 영업 가능성 높아


단둥의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 입구. 대북제재로 문을 닫았었지만,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단둥의 북한 식당인 '류경식당' 입구. 대북제재로 문을 닫았었지만, 다시 영업을 재개했다.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이 연말까지 노동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영업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VOA에 말했습니다. 식당에 많은 돈을 투자한 중국 대방들이 이를 쉽게 포기할 수 없고, 북한도 종업원들을 견습생 등으로 위장해 충분히 영업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는 유엔 회원국 내 소득이 있는 북한 노동자 전원을 올해 연말까지 북한으로 송환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전 세계에 100여 개로 추산되는 북한 식당 종업원들도 이 결의에 따라 연말까지 북한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해외 북한 식당 영업에 관여했던 복수의 소식통은 26일 VOA에, 모든 북한 식당이 문을 닫을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습니다.

소식통 A 씨는 중국의 경우 “식당 폐업 여부는 전적으로 현지 대방의 의지에 달려 있다”며, 정치적 배경이 좋은 대방들은 투자한 돈이 있어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A 씨] “그 사람들은 철수 안 하고 있을 수 있어요. 계속 연장하거나 또 다른 구실을 잡아서. 목적을 바꿔버리는 거죠. 식당 허가 안 한다고 하면, 학생 비자로 받든, 실습생이다 뭐다 해서 계속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듭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뒤에 정치적 배경이 있으니까.”

A 씨는 중국 내 북한 식당들은 대개 규모가 크고 실내 장식, 인원 수속비 등에 적어도 수십만~1백 만 달러가 투입되기 때문에, 대방들은 차라리 지역 관리들에게 10만 달러 정도의 뇌물을 주고 버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북한 당국도 지난 2003년부터 제재에 대비해 차명계좌를 만들고, 문제가 발생하면 철수했다 다시 중국에 나오는 상황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감시망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령, 연말에 식당을 잠시 폐쇄한 뒤 한두 달 뒤에 영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A 씨는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2015년부터 기술전습(견습)을 구실로 노동자들을 중국에 파견해 외화벌이와 제재 회피 목적으로 활용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 A 씨] “북한이 말하는 게 우리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아이들을 발전된 나라로 내보내 우리도 기술을 배운다는 거예요. 목적이. 그러니까 북한은 그거예요. 너희 왜 자꾸 제재하냐? 우리도 잘살려고 기술 전수 받는데 왜 자꾸 방해하느냐 이겁니다. 목적이 2015년부터 바뀌었습니다. 너무 유엔의 압력이 들어오니까. 유학으로 나왔는데, 공부도 하지 말라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냐.”

견습생은 임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유엔 제재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다른 방식으로 수입을 입금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서 중국 내 두 소식통은 지난달 VOA에, 북한 노동자들이 대북 제재로 신규 노동허가 발급이 금지되자 여행과 친인척 방문, 유학, 연수, 교육, 문화 교류 목적 등으로 비자를 받은 뒤 북한에 돌아갔다 나오는 방법으로 체류 기한을 갱신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A 씨는 해외 파견 식당은 정부 산하 여러 기관이 관여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중국은 70여 개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가운데 체육성 소속으로 북한에서 제과와 식재료, 식당 사업을 주도하는 금컵무역회사가 가장 많은 식당들을 독자·합자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A 씨는 북한 당국이 해외 식당을 허용할 때 받는 납입금이 미리 정해져 있다며, 해외 100여개 식당을 통해 최대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소식통 A 씨] “그저 제가 볼 때 1천만 달러를 번다고 봐야죠. 중국에만요. 좌우간 따져 보면 못 해도 잘해서 2천만 달러까지는 나올 겁니다.”

형편과 위치가 가장 좋은 베이징, 상하이의 북한 식당은 연간 최대 30~40만 달러를 벌 수 있지만, 식당 지배인과 담당 회사, 기관 관계자들도 중간에서 돈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정부에 바치는 실제 납입금은 최대 20만 달러란 설명입니다.

또 다른 소식통 B 씨 역시 중국과 러시아 내 북한 식당은 계속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두 나라 정부 모두 유엔 제재를 철저히 이행할 의지가 적고, 노동자 통계도 정확하게 밝히지 않기 때문에 식당을 다른 방식으로 허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북한 식당 종업원들은 일부에서 알려진 것처럼 대학생이 아니라 모두 23세 이하 일반 여성들이라며 신분은 언제든 북한 당국에 의해 위조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동남아시아 내 북한 식당 종업원들을 북한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과 관계가 두터운 캄보디아만 예외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캄보디아에는 현재 프놈펜에 3곳 등 5개 북한 식당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식당은 다른 분야와 달리 일반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중국 등 당사국이 유엔 결의를 무시하고 영업을 계속 허용할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유엔 결의 이행 의지를 밝히면서도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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