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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백만장자 고양이 ‘날라’...인터넷 중독 치료 센터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백만장자 고양이 ‘날라’...인터넷 중독 치료 센터


고양이 ‘날라’와 바리시리 메타치티판 씨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양이 ‘날라’와 바리시리 메타치티판 씨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많은 이민자가 미국에서의 꿈을 이루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꿉니다. 그런데 우연히 동물 보호소에서 입양한 고양이 한 마리 덕에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 젊은 여성 사업가가 있는데요. 평범한 태국 유학생이 어떻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게 됐는지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로 가서 알아보죠.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백만장자 고양이 ‘날라’...인터넷 중독 치료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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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인터넷의 인기 스타, 백만장자 고양이 ‘날라’”

회색 얼룩무늬 고양이 ‘날라’는 빈 상자들을 무척 좋아합니다. 상자 안에 들어가 편안한 낮잠을 자는 걸 즐기는 한편, 꽉 닫혀 열리지 않는 문은 또 제일 싫어하는데요. 평범해 보이는 고양이 날라는 하지만 인터넷상에선 가장 인기 있는 동물입니다.

자그마한 얼굴에 유난히 큰 눈, 다양한 표정을 짓는 귀여운 날라에 푹 빠진 사람이 수백만 명에 달하는데요. 인터넷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에서 날라의 계정을 따르는 사람 수는 무려 4백만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날라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수백만 달러에 달합니다.

[녹취: 바리시리 메타치티판] “제가 키우는 고양이를 수백만 명이 따르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어요. 지난 5년간 ‘날라’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날라도 저도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됐습니다.”

날라의 주인인 바리시리 메타치티판 씨는 태국에서 미 서부 UCLA 대학으로 유학 온 학생이었습니다. ‘푸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바리시리 씨는 한 유기묘 보호소를 방문했다가 날라를 만나게 됐다고 했습니다.

[녹취: 바리시리 메타치티판] “사실 고양이를 입양할 생각으로 동물 보호소를 찾은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있는 날라를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생후 5개월 된 새끼 고양이었는데 너무 사랑스럽더라고요. 뭔가 강한 끌림이 있었죠. 날라를 들어 올렸는데 제 얼굴을 막 핥아주는 거에요. 그 순간, 날라를 입양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푸키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디즈니 만화영화, ‘라이언킹’에 나오는 암사자 이름을 따 ‘날라’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날라 이름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인터넷에 날라의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는데요. 당시로선 이렇게 동물 계정을 만드는 게 흔한 일이 아니었다고 하네요.

[녹취: 바리시리 메타치티판] “날라의 귀여운 사진을 통해 사람들을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을지, 나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날라 계정으로 열심히 활동했죠. 하루도 빠짐없이 날라의 사진을 올렸어요. 그러자 날라의 계정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1년 만에 날라의 계정을 따르는 사람들은 70만 명에 달했습니다. 그러자 여러 사업체가 푸키 씨에게 접촉하기 시작했는데요. 날라가 자신들의 회사 제품을 사용하면서 홍보해 달라는 부탁이었죠.

날라의 팬들이 늘어나고 관련 업무가 많아지면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푸키 씨는 대학 졸업 후 날라 관련 사업을 직업으로 삼게 됐습니다.

[녹취: 바리시리 메타치티판] “우리 가족은 대학을 졸업하고 제가 다시 태국으로 돌아오길 원했어요. 특히 우리 아버지는 고양이 한 마리로 도대체 뭘 할 수 있겠느냐며 걱정을 하셨죠.”

날라는 첫 번째 홍보 영상으로 300달러를 벌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소셜 미디어 계정에 홍보 사진을 올리는 대가로 1만5천 달러까지 받는다고 하네요.

9살이 된 고양이 날라는 주인 푸키 씨에게 자동차와 집 두 채를 마련해 줬습니다. 날라와 주인 푸키 씨는 이제 유명인이 되어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기도 하고, 유명 텔레비전 방송에 초대 손님으로 출연하고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푸키 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고양이 사료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됐습니다.

요즘 인터넷상에는 강아지나 돼지 등 여러 동물이 인기를 얻으면서 날라의 경쟁자들이 생기고 있는데요. 푸키 씨는 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날라의 계정을 따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만장자 고양이가 된 날라. 하지만 이 귀여운 고양이는 여전히 빈 상자 속에서 편한 낮잠을 자며 나름대로의 아메리칸 드림을 즐기고 있습니다.

인터넷 중독 치료 센터 '리스타트'에서 환자들이 탁구를 치고 있다.
인터넷 중독 치료 센터 '리스타트'에서 환자들이 탁구를 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인터넷 중독 치료 센터, '리스타트'”

기능형 손전화 스마트폰은 이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됐습니다. 손안에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해결 못 할 일이 거의 없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똑똑해지고 편리해진 스마트폰 덕에 사람들이 점점 더 스마트폰에 의존하게 되면서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따라서 세계 곳곳에서는 이렇게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들을 위한 재활 센터들이 문을 열고 있는데요. 미 서부 워싱턴주에 있는 재활 센터를 찾아가 보죠.

새 소리밖에 안 들리는 조용한 시애틀 외교의 한 시골 농장. 자그마한 오두막엔 흔한 전자 기기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2014년 홍콩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6%에 해당하는 약 4억 명이 스마트폰 등 휴대 전자기기에 중독됐다고 하는데요. 이 농장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역시 한때 손전화와 비디오 게임 그리고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선 한 달간 손전화는 물론 인터넷도 없이 외부 세계와 철저히 단절된 생활을 하게 됩니다. 19살 청년 토마스 군도 농장에서의 생활이 거의 한 달이 다 돼 가는데요. 토마스 군은 다름 아닌 컴퓨터 게임이 문제였다고 합니다.

[녹취: 토마스 컨] “저는 총을 쏘고 싸우는 게임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우리 대학의 사이버 스포츠팀에 소속돼 컴퓨터 게임 선수 생활도 했어요.”

하지만 계속된 컴퓨터 게임으로 우울증 증세를 보이자 토마스 군 부모님은 바로 이곳, ‘리스타트(reSTART)’ 재활 센터에 토마스 군을 보냈습니다.

하루 체류 비용이 500달러가 넘을 정도로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재활 기관이지만, 재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합니다.

‘리스타트’ 재활센터에서의 생활은 아주 엄격합니다. 정해진 시간에 취침을 해야 하고, 농장에서 일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하고, 청소와 요리도 다 직접 해결해야 하죠.

리스타트 재활센터의 의료소장을 맡고 있는 힐러리 캐시 박사는 스마트폰 중독 환자들은 이곳에서 어떻게 균형 있는 삶을 사는지,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지를 다시 배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힐러리 캐쉬] “인터넷에 중독되는 사람들을 보면 인터넷 온라인에서 친구를 만나고 또 사회적 필요를 채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가 아닌 온라인 세계에서 사는 거예요.”

리스타트 재활센터에는 농장 생활을 포함해 총 10개의 다른 주제를 가진 방에서 재활을 하게 되는데요. 환자들은 전자기기 대신 그림을 그리거나 레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손전화 사용은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에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만 사용할 수 있고요. 센터에 있는 컴퓨터도 하루 2시간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알렉스 씨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앞에서 10시간 이상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녹취: 알렉스 디매나]“‘비디오 게임은 악마입니다’. ‘정말 나쁜 거예요’. ‘비디오 게임을 하면 안 됩니다’. 저는 이런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이젠 저의 규칙이 됐어요. 주위를 한번 둘러보세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있는지요.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알렉스 씨는 2년간의 재활 훈련을 다 마쳤습니다. 이후 비디오 게임을 전혀 하지 않고 있고, 꼭 필요할 때만 손전화를 사용한다고 하네요.

2009년 개관한 리스타트 재활 센터는 지금까지 400명이 넘는 인터넷 중독 환자들이 거쳐 갔습니다. 하지만 캐시 소장은 인터넷 중독 문제는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힐러리 캐시] “첨단 과학 기술은 사람들이 쉽게 중독되게끔 디자인됐습니다. 손전화 응용프로그램, 앱이나 비디오 게임을 만든 사람들이 바로 그런 목적을 갖고 만드는 거예요.”

하지만 리스타트와 같은 재활센터에서는 이런 기기에 중독된 사람들이 온라인 세계에서 나와 현실 세계에서 다시금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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