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들어 미국에 대한 비난을 부쩍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말까지 경제 제재를 완화하라고 미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김영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지난주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을 공개한 후 미국에 대해 계속 명확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It made it very clear that if really nothing changes in the US negotiating positions between now and December 31, we are going back to the time of tensions.”
자신들이 시한으로 정한 12월 말까지 미국이 협상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미-북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것이라는 걸 명확히 했다는 겁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이 여러 차례 위협한 ‘새로운 길’이 뭘 의미하는지 현재로선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I don’t think really anybody knows 100% what that new way is, when there’s couple of things it could be. It could be North Koreans doing very aggressive sanctions busting. For the last couple of weeks, they’ve been talking very aggressively about how sanctions are hurting their economy and people. So that could be a new way. It could be a full-throated rebuilding of the relationship with China and Russia, another way maybe to break sanctions. Or North Korea goes full 2017 and just start testing every weapon’s platform it has been holding in the lab for the last two years.”
새로운 길은 제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회피하겠다는 뜻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 강화하거나, 2017년 때처럼 각종 무기 실험에 나선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다시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을 높여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North Korea is continuing to act in accordance its playbook that is really 70 years old. It tries to raise tension or conduct provocations, in order to get political and economic concessions. The Kim regime, Kim Il-sung, Kim Jong-il, and now Kim Jong-un, have all been masterful in getting something for nothing.”
북한 정권은 지난 70년 동안 해온 방식 대로 긴장을 높이거나 도발을 통해 정치적,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려 한다는 겁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뭔가를 얻어내는 데 능숙하다고 말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다시 압박으로 돌아선 건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North Korea has always alternated pressure or provocative actions with seemingly good behavior, sort of carrot and stick of its own varieties.”
북한은 협상에 임하면서 늘 ‘제재 완화’만을 우선시해왔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What we saw after the Hanoi Summit, there was kind of a narrative that North Korea was now shifting away from sanctions relief to a security guarantee, yet in meetings with US diplomats, they continued to push sanctions relief.”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제재 완화 대신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결국 실무 협상에서도 계속 제재 완화를 주장했다는 겁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제재 완화를 계속해서 압박하는 것은 경제 제재가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Sanctions are having an effect. Even though North Korea is evading sanctions and getting much help from China and Russia, they are still causing the regime much difficulty.”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는 활동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는 있지만, 제재가 정권에 많은 어려움을 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요구 사항에 대한 시한을 둔 것처럼 미국도 북한의 행동에 대한 시한을 똑같이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Just as the North has given us an end of the year deadline, we can reciprocate and say, if there’s nothing else by the end of the year, we may resume enforcing our laws and resume our military exercises at the previous level.”
연말까지 북한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제재 관련 법을 더 엄격히 적용하고, 미-한 연합훈련도 예전 수준에서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북한은 지난주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른 사실을 보도한 이후 대미 비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관영 `노동신문’은 19일 국제사회의 제재가 유례없는 시련이지만 ‘자력갱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21일엔 미국 등 서방세력이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들에 제재를 들이대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중국을 방문한 김형룡 인민무력성 부상은 미국의 적대 정책 탓에 두 나라 관계 개선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 문제에 새로운 해결책을 갖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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