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후 배제됐던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을 비난하며 인내심을 오판하지 말라는 담화로 경고했습니다. 미북 정상간 친선관계를 강조한 김계관 외무성 고문과 달리 김영철은 긴장 격화로 압박하는 역할로 북한의 초조함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김영철 부위원장의 담화는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 접근법을 가져오지 않으면 앞으로 긴장이 격화될 수 있다고 미국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정한 비핵화 협상의 연말 시한이 다가오면서 미북 협상을 담당해봤던 김계관 외무성 고문과 김영철이 나서 역할을 달리하며 미국을 강온 양면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형중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계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정상회담에 대해 강조점을 두고 이야기했다면 김영철은 앞으로 긴장 격화 노선을 택하겠다는 것은 좀 더 강조해서 이야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북한의 초조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되는 내년 2월에 앞서 비핵화 합의를 도출해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받아야 한다는 초조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김현욱 / 국립외교원 교수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와서 제재 완화를 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고 싶어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핵실험을 하겠다는 발언이기 때문에 점점 더 궁지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은 초조함의 발현이 아닌가…”

김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협상에 계속 불만을 가질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발이 분명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와 핵 실험 재개 여부를 놓고 고민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27일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이 정상 간 친분을 내세워 올해 말을 넘겨보려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적대시 정책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최근 유엔총회 미국 대표들의 발언과 찰스 리처드 미국 전략사령관 지명자의 인준청문회 발언을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