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를 유지하던 북한의 달러화 대비 환율이 최근 급격한 변동 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재에 따른 외환보유고 감소 징후라며, 북한의 외화난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외교정책연구소 벤자민 카제프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28일 북한전문 매체 ‘38 노스’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과 국제사회의 제재 등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에서도 안정세를 유지하던 북한의 환율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제재가 본격화된 2017년 이래 북한의 원-달러 환율은 달러 당 8천~8천200원대의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변동 폭이 급격히 커지면서 3월에는 최대 8천5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7월에는 7천800원대로 내려앉았고, 지난달에는 다시 8천400원대로 급등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환율 불안정은 북한의 외환보유고 사정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통상 환율이 불안정하면 중앙은행에서 외환보유고를 사용해 자국 통화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목표 환율을 유지하지만, 북한은 제재로 외환보유액이 충분치 않아 환율 안정세 유지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대북 제재를 예상하고 2016년경 집중적으로 외환 보유액을 늘리기 위해 힘쓴 정황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 전 세계은행 고문
“한국의 북한 경제학자가 추정했던 것은 북한이 2016년에 외환보유고를 축적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2017년에 미사일 실험을 비롯한 모든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완충작용을 하기 위해서 말이죠.”

제재로 인한 외환보유고 고갈이 북한 경제를 더욱 옥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김정은 위원장은 매우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두려움에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제재를 완화하려는 노력이 통하지 않았고, 마감시한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뱁슨 전 고문은 다만 북한에선 위안화 거래가 훨씬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위안화 대비 환율이 안정적이고 대부분 거래가 중국 통화로 이뤄지는 한, 북한의 식량 상황이나 외환보유액에 당장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