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5일, 미국 각 지역에서 주지사와 주 의회 의원, 시장 등을 뽑는 선거가 실시됩니다. 공화-민주 양당이 민심 향방에 주목하고 있고요. 탄핵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 공개 여부를 놓고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최근 캘리포니아를 휩쓴 대규모 산불 2건이 대부분 진화됐다는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 각 지역에서 선거가 실시되는군요?
기자) 네. 5일 미국 여러 주와 도시에서 주지사와 주 의원, 시장 등을 뽑습니다. 다른 나라로 치면 ‘지방선거’ 격인데요. 주지사와 주 의원들이 어느 당에서 많이 나오느냐를 보면, 내년 대선을 앞둔 각 지역 민심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화-민주 양 당의 중앙 지도부가 이번 선거 승리를 위해 온 힘을 기울여왔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섰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소속당 후보들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는데요. 4일에는 켄터키주 렉싱턴을 찾아, 공화당 소속 맷 베빈 주지사를 다시 뽑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베빈 주지사가 재임중 일자리를 크게 늘리는 등 큰 업적을 세웠다고 강조했는데요. 제대 군인이자, 성공한 사업가 출신으로서 경험을 활용해 켄터키를 계속 번창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직접 지지를 호소할 정도로, 중요한 선거인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날 유세에는 켄터키 출신 랜드 폴 연방 상원의원도 참가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도 유세와 트위터 등을 통해 각 지역 선거운동을 도왔습니다. 얼마 전에는 미시시피주 유세에서 테이트 리브스 공화당 주지사 후보와 함께 연설했는데요. 리브스 후보는 현 부지사입니다.
진행자) 켄터키와 미시시피의 민주당 주지사 후보는 누굽니까?
기자) 켄터키에서는 민주당의 앤디 비셔 주 법무장관이 베빈 주지사에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켄터키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30%P 차이로 압승한 곳인데요. 그런데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후보가 막상막하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시시피에서는 민주당의 짐 후드 주 법무장관이 리브스 부지사와 격돌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그 두 지역 외에, 중요한 선거가 있다면 어디를 꼽을 수 있을까요?
기자) 버지니아 주 의회 선거도 주목되는데요. 버지니아는 백악관과 연방 의사당이 있는 수도 워싱턴 D.C.에 인접한 곳입니다. 현재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의회 상·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주 의회 의석 구조의 반전을 노리고 있고요. 공화당은 이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장 선거도 진행된다고 하셨죠?
기자) 네. 필라델피아와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대도시 시장도 이번에 새로 선출됩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첫 흑인 여성 시장인, 민주당 소속 런던 브리드 시장이 재선을 노리는데요. 브리드 시장은 작년에 에드 리 시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보궐 선거에서 당선됐습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 재선이 유력한데요.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카말라 해리스 연방 상원의원이 일찌감치 브리드 시장에 대해 지지 선언을 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 선거는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중소 도시 중에는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선거가 주목되는데요. 이곳은 피트 부티지지 현 시장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가하면서, 재선에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부티지지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제임스 뮬러 후보가 민주당 소속으로, 공립학교 교사인 션 하스 후보가 공화당 소속으로 맞붙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선거에서 또 주목할 부분은 뭡니까?
기자) ‘주민발의안’ 형태로, 지역 정책을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는 투표도 함께 진행됩니다. 뉴욕시에서는 2021년부터 시장 선거와 시 의회 선거 투표 방식을 바꿀지, 이번에 결정하게 되는데요. 후보 한 사람만 찍는 게 아니라, 가장 선호하는 후보에 1위를 찍고, 그 다음에 2위, 그 다음에 3위를 찍는 식으로 변경하는 문제입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에서는 어떤 정책을 놓고 투표하나요?
기자) 서부 태평양 연안에 있는 워싱턴주에서는, 지역 공무원이나 주립학교 교직원을 고용할 때 소수계우대정책(affirmative action)을 다시 도입할지 결정합니다. 이 제도는 지난 1998년 투표를 통해 중단됐는데요. 주 정부 각급 기관에 인종 다양성을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올해 초 주 의회가 재도입을 의결했고, 이번에 주민 투표에 부친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납세 자료 공개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연방 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제출 여부를 둘러싼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뉴욕주 사법 당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인데요. 뉴욕 맨해튼 제2 연방 항소법원은 4일, 트럼프 대통령 측 회계법인 ‘마자스USA(Marzars USA)’에 대해 납세 자료를 제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3명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만장일치로 이같이 의견을 모았습니다.
진행자) 연방 법원이 이 문제를 다룬 이유가 뭔가요?
기자) 앞서 뉴욕주 맨해튼 지방 검찰이 ‘마자스USA’에 8년 치 납세 자료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 측이, 집행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는데요. 1심 재판부는 지난달 초, 대통령 측 요청을 기각하고 자료 소환장 집행을 허가했습니다. 그러자 대통령 변호인단이 긴급 항소 절차를 밟았는데요. 항소법원은 소환장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고 심리를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가 소환 대상이 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뉴욕주는 트럼프 대통령 사업체의 본부가 있는 곳인데요. 현지 사법 당국은, 이 사업체가 허위로 사업 기록을 작성해 주법을 어겼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살피는 데 납세 자료가 필요한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체가 허위 기록을 작성했을 것으로 의심하는 이유는요?
기자) 지난 2016년 대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었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불륜 관계를 주장하는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 등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준 뒤, 이 돈을 트럼프 대통령 측으로부터 변제 받았는지 여부를 당국이 확인 중인데요. 이 돈이 트럼프 대통령 사업체에서 빠져나갔을 것으로 당국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납세 자료를 당국에 내라는 항소법원 판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 문제를 대법원으로 가져갈 의사를 밝혔습니다. 따라서, 납세자료 공개 논란이 당분간 마무리되지 않을 전망인데요. ‘우크라이나 추문’으로 인한 탄핵 조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다른 어려움이 계속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탄핵 조사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원이 4일, 그 동안 진행한 비공개 청문회 발언록 일부를 공개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증언이 담겼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 측 관계자들도 탄핵 조사에 협조할 방침인데요. 하지만, 백악관은 이번 주 증언 일정이 잡힌 당국자들의 청문회 출석을 일절 금지하면서, 의회 측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논란이 내년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여러 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욕타임스가 4일, 시에라대학과 공동으로 벌인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민주당 ‘3강’으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각각 맞붙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밀리지 않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진행자) 조사 결과 자세히 들여다보죠.
기자) 접전 지역으로 꼽히는 6개 주에서 조사했는데요. 응답자 가운데 전체 등록 유권자들의 반응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상대로 막상막하입니다. 미시간주에서는 두 사람 지지율이 같고요.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플로리다, 애리조나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선 지역도 대부분 오차범위 안이었습니다.
진행자) 다른 후보 상대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샌더스 의원을 상대로도 팽팽한 접전 양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곳이 3곳, 샌더스 의원이 이기는 곳이 3곳으로 조사됐는데요. 워런 의원을 상대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는 곳이 더 많았습니다. 미시간을 비롯한 3곳에서 앞섰는데요. 워런 의원이 이기는 곳은 애리조나뿐이었고요. 다른 두 곳에서는 대등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최근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큰 산불이 일어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불길이 거의 잡힌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주 가까이 캘리포니아주를 휩쓸었던 대형 산불이 80% 이상 진화됐다고 캘리포니아 소방국이 4일 밝혔습니다. 지난 주말 바람이 수그러든 덕분에 진화 작업에 진전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에 따라 현지에 내려졌던 주민 대피령이 해제됐습니다.
진행자) 큰 산불이 두 건이었죠?
기자) 네, 북부와 남부에서 각각 발생했는데요. 먼저 북부에서는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소노마카운티에서 지난달 23일 산불이 일어났습니다. ‘킨케이드’로 이름 붙은 이 산불로 7만8천ac가 타고 건물 370동이 소실됐는데요. 이 지역 주민 20만 명이 강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은 오는 7일까지 대부분 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부 지역은 어떤가요?
기자) 네, 로스앤젤레스 인근 일대를 태우던 ‘마리아’ 산불 역시 거의 진화됐습니다. 지난 10월 31일, 갑자기 발생한 산불이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9천400ac를 태웠는데요. 이 산불 역시 8일경에는 완전히 불길이 잡힐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지역 주민 1만1천 명에게 내려졌던 대피령도 해제되면서 주민들이 속속 귀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산불 원인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전력 공급 회사인 ‘PG&E’는 ‘킨케이드’ 산불이 시작되기 전에 이 지역에 있는 송전탑에 문제가 있었다고 당국에 보고했는데요. 지난 몇 년간 일어난 산불 가운데 일부는 전력 공급 시설에 강풍이 불면서 불꽃이 튄 게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습니다.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최근 전력회사가 강제 단전을 실시하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캘리포니아 화재를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진행자) 네, 대통령이 3일 자신의 트위터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뉴섬 주지사에게 “산림 관리가 형편없다”며 연방 정부 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는데요. 뉴섬 주지사 역시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다”며 대화에서 빠지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에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은 뭔가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는 강수량이 적고, 고온 건조한 기후로 초목이 말라서 불이 붙기 쉽습니다. 또 매년 가을쯤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강풍이 부는데요. 매우 강하고 건조한 더운 바람이 산불에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또 사람들이 숲 가까이 집을 지으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화재가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없나요?
기자) 네, 4일 나온 연구 결과에 따르면요. 캘리포니아 남부 사막을 포함한 지역에 외래종 풀이 있는 경우 평균보다 세 배 이상 화재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외에 하와이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