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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사일 전문가 이언 윌리엄스] “북한 신형 미사일의 유일한 타격점은 한국…동맹 연계한 감시 자산 늘려야”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

북한이 시험 발사를 거듭하고 있는 신형 미사일의 유일한 공격 목표는 한국이며, 실전에서 공군 기지와 공항 등을 파괴해 미군 병력과 자산 증강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가 진단했습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방사포는 이미 단거리 탄도미사일 영역으로 진화했다며, 정찰 자산을 대폭 늘리고 공격과 방어의 통합을 가속화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한국에서 새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만,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MB)을 이동식발사대(TEL)로 발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죠?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

윌리엄스 부국장) 북한은 이미 수년 동안 이동식발사대로 발사해왔습니다. 다만 귀중한 자산인 이동식 발사 차량을 소모시킬 수 없어 처음엔 미사일을 차량으로 실어 나른 뒤 거치대에 옮겨 쐈습니다. 당시만 해도 새로운 발사 방식인 줄 알았는데, 몇 차례 성공한 뒤엔 미사일을 차량에서 직접 쏘기 시작했죠. 자체 생산이 어려운 이동식 발사 차량을 훼손시킬 위험이 있어 먼저 거치대 발사를 통해 안정적 미사일 임을 확인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이동식 발사 차량은 ICBM 발사에 따르는 엄청난 충격과 진동에 견뎌야 하고 미사일 탑재와 발사를 반복해야 하니까요.

기자) 북한 ICBM의 이동식발사대 발사가 불가능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기술적으로 어렵고 복잡하지만 북한은 발사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실전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을 얼마나 손상시키지 않고 잘 유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입니다. 북한이 전시 상황에서 이동식 발사 차량을 생산해 실제로 미사일을 세워 연료를 주입한 뒤 한국 군이나 미군의 타격 전에 발사할 수 있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이동식 발사 차량의 국내 생산 가능 여부 등 운용상 어려움 여부를 말하는 겁니다.

기자) 미사일 발사 원점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완전한 방어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선제타격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고정된 특정 미사일 발사 시설을 겨냥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죠. 감시와 정찰 자산을 훨씬 더 많이 동원해 이동식발사대의 움직임을 계속 추적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기지를 떠난 미사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지표는 있습니다. 흔히 이동식발사대가 북한 내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다고 오해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미사일은 운용 인력이 상주하는 기지들에 보관돼 있고, 잠재적 발사 지점은 기지에서 1시간 내외 운전 거리 안에 있습니다. 가령 러시아 시베리아의 이동식미사일 기지에 비상 명령이 떨어지면 미사일들이 특정 장소로 흩어져 발사 준비에 들어가는 식입니다.

기자) 그러니까 미사일이 이동한다 해도 집중 감시할 수 있는 특정 장소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는 말씀이군요.

윌리엄스 부국장) 그렇습니다. 북한에는 그런 미사일 기지들이 많고 개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지가 늘어날 때마다 계속 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ICBM, 중거리미사일, 고체연료 미사일, 액체연료 미사일 등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고체연료 미사일은 특정 장소로 이동시킨 뒤 거의 곧바로 쏠 수 있는 반면, 액체연료 미사일은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하고 호송 차량도 많아 포착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북한이 지난 2017년 7월 발사한 화성-14형 장거리미사일과 이동식발사대.
북한이 지난 2017년 7월 발사한 화성-14형 장거리미사일과 이동식발사대.

기자) 한국의 감시 자산으로 북한 이동식발사대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한국 단독으로 감시하는 것은 동맹 차원에서 감시하는 것보다 물론 어렵습니다. 한국의 위성 감시 역량은 다소 제한돼 있습니다만, 위성은 궤도를 돌며 현장 포착에 시차가 생기기 때문에 어차피 이 방법에 크게 의존할 순 없습니다. 무인기와 같은 공중 자산을 통한 상시 감시가 필요하고, 특히 미국 등 통합 감시 파트너가 많을수록 더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이런 감시 체계를 갖춰도 북한이 발사하는 모든 미사일을 막을 순 없습니다.

기자)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라고 부른 신형 미사일은 이전에 시험한 비슷한 무기들에 비해 얼마나 더 위협적입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KN-25로 불리는 이 무기는 다소 특이합니다. 북한은 로켓포로 내세웠지만 사거리가 엄청나게 길고 크기도 상당합니다. 포와 미사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단거리탄도미사일 영역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죠. 이런 무기를 보유한 나라는 없습니다. 중국이 대형 장거리 로켓을 보유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크진 않고요. 따라서 우리는 이를 탄도미사일로 간주합니다. 또한 이동식 발사 차량 보유수가 많지 않고 개발 역량도 제한된 북한으로서는 차량 한 대에 한 발씩 올려 발사하는 대신,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식에 매력을 느꼈을 겁니다. 같은 이동식 발사 차량에서 더 큰 화력을 분출하니까요.

기자) 그런 동시 발사 역량과 사거리를 고려할 때 이 무기의 공격 대상은 결국 한국 아닙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절대적으로 그렇습니다. 사거리를 고려할 때 일본 타격용은 아닙니다. 북한이 공격할 리 없는 중국 외에 이 무기의 사거리에 포함되는 나라는 한국 뿐이니까요. 따라서 분명히 한국 군사 기지 등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입니다. 전쟁 발발 시 한국, 미국의 공군력에 의해 공격당할 것이라는 사실을 북한은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쟁 초기에 이 역량을 더 많이 파괴할수록 북한에게 유리한 거죠. 이런 무기로 활주로나 공항 등을 공격해 전시 미군 병력의 증강을 늦추거나 대규모 미군 자산을 한반도로 들여오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초대형 방사포 연속 시험사격에 성공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사진.
북한이 지난달 초대형 방사포 연속 시험사격에 성공했다며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사진.

기자) 북한 미사일 역량의 이 같은 진전이 전쟁 양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윌리엄스 부국장) 양측 모두 먼저 매우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데 위험성이 있습니다. 한반도와 관련해 제가 정말 걱정하는 것은 남북한 둘 중에 먼저 움직이는 쪽이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으로서는 많은 피해를 입기 전에 먼저 이런 미사일을 최대한 많이 파괴하는 것이 유리하고, 북한은 바로 그런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먼저 미사일을 쏴서 타격할 동기가 강해지는 겁니다. 이것이 한반도 불안정의 핵심입니다.

기자) 지난 8, 9월 각각 17분과 19분 걸렸던 발사 간격이 이번엔 3분까지 줄었습니다. 앞서 언급하신 ‘신속한 공격’을 위한 조건을 갖춰가고 있다고 봐야겠군요.

윌리엄스 부국장) 맞습니다. 이 미사일은 일제 사격 무기(salvo weapons)입니다. 실전에 사용하기엔 3분도 너무 길죠. 앞서 걸렸던 17분과 19분은 분명히 인위적인 실험 단계였습니다. 다연장로켓은 여러 발의 미사일을 거의 동시에 쏟아냅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 차량이 그런 발사를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사일의 연속 발사는 흔한 모습입니다. 특히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려면 그렇게 발사해야 하고 동시에 최대한 많은 목표물을 겨냥해야 합니다.

기자) 그렇다면 북한이 보여준 3분 간격 발사는 큰 진전으로 해석해야 하나요, 아니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봐야 합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발사 간격을 더 줄이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인지, 아니면 발사된 미사일을 일단 지켜본 뒤 다시 장전해 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우수한 레이더나 위성 자산이 없는 북한으로서는 미사일 실험 결과를 관측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으니까요 고체연료 미사일 발사는 20분 가까이 기다리거나, 심지어 3분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기자) 한국이 북한의 이런 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보십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한국이 북한 미사일을 요격시키는 방어체계에 어느 정도는 의존할 수 있습니다만, 모든 미사일을 추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공격과 방어를 연계한 작전을 개발해온 것으로 압니다. 미사일 방어 체계로 북한 미사일의 초기 공격에 따른 피해를 줄이면서 동시에 미사일 원점을 타격하는 방식입니다. 이처럼 공격∙방어 통합 전략에 의존할 순 있지만, 어떤 미사일 공격에도 뚫리지 않는 방어망을 구축하겠다는 기대는 신뢰할 만한 접근법이 아닙니다.

기자) 한국이 북한의 신형 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해선 그런 공격∙방어 통합과 함께 어떤 미사일 방어 전략을 추가해야 합니까?

윌리엄스 부국장)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는 매우 높은 고도의 미사일을 겨냥하는데, 북한의 신형 미사일들은 기존 탄도미사일 보다 고도가 상당히 낮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낮은 고도를 비행하는 미사일은 먼 거리에서 관측하기도 훨씬 더 어렵습니다. 이는 곧 공군 레이더 등 정보 감시와 정찰 자산을 훨씬 더 많이 갖춰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런 자산들이 서로 연계돼 소통이 가능해야 합니다. 따라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과의 통합을 거부하는 한국의 결정은 그저 중국에 대한 양보일 뿐입니다. 미국 미사일 방어망과 통합하지 않는 것은 중요한 발사 정보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개발 현황과 대응 전략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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