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잇따른 담화를 통해 ‘연말 시한’을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미국이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지만 비핵화 협상의 기준을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미한정책 국장은 북한이 자신들이 설정한 ‘연말 시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do believe the strategy portrays a certain sense of urgency on the part of the North Korean side to know whether they can get something more from the U.S. combined with a signal of resolve but to move forward if it cannot get what it wants.”
스나이더 국장은 13일 VOA에, “북한의 전략은 미국으로부터 연말까지 무엇을 받아낼 수 있는지를 시급하게 알아내려는 측면이 있다”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협상 스타일은 미국의 마지노선을 생각 안하고 자신들이 필요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13일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이달 말로 예정된 미-한 연합공중훈련과 관련해 미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미국이 지금의 정세 흐름을 바꾸지 않는다면 머잖아 더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난달 스톡홀름 실무 협상 결렬 이후 담화의 주체와 표현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엄 연구원] “I do think it tends to be rare that the state affairs commission makes a statement like this. It probably represents the importance that North Korea puts on this issue and the weight that they are behind this statement.”
국무위원회가 담화를 내는 것은 드문 경우이며, 이는 북한이 해당 사안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준다는 설명입니다.
엄 연구원은 또, 북한은 미-북 합의를 통해 얻게 될 잠정적인 이득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연말 시한 압박에도 미국이 비핵화 협상의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엄 연구원은 “북한의 지나친 요구에도 미국에 이익이 되는 좋은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북 양측이 주장하는 마지노선에 분명 서로의 요구사항이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며, 양측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중간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북한에 일방적인 양보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The U.S. should follow its traditional way of responding by not making unilateral concessions but by continuing to keep the door open to talks. The U.S. could offer something public by means of showing their flexibility. Maybe President Trump could write another letter to his counterpart indicating the U.S. is willing to be flexible but they need to get back to talks at the working level.”
일방적인 양보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또 한 번의 서한을 보내 미국이 협상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미국이 유연성을 갖고 협상에 임하겠지만 협상 기준은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The President is invested, we have Stephen Biegun, the first working level negotiations took place. We are going to show flexibility. We have the Singapore Declarations. That's a subject that needs to be discussed in agreement as to ultimately how we get to complete verifiable denuclearization.”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념해 있고, 첫 실무 협상도 이뤄진 상황에서 미국은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미-북 양측이 논의해야 하는 주제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이라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지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연말까지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되는 위성을 발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위성 발사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발사 혹은 핵실험을 한다면 재앙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나이더 국장도 북한이 연말 시한 이후 2017년의 `화염과 분노’ 국면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하는 것은 중국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북한이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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