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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12월 2차 미-북 실무 협상 가능성 커…타결은 불투명"


지난달 3일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벌일 북한 대표단이 스웨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 도착했다.
지난달 3일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을 벌일 북한 대표단이 스웨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 도착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를 벗어나 실무 협상 재개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12월에 2차 실무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결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스톡홀름 실무 협상 이후 또다시 지속돼 온 미국과 북한의 교착 국면이 지난 14일 북한의 담화를 계기로 대화 재개 쪽으로 풀리는 분위기입니다.

미-북 실무 협상의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밤 9시 30분께 담화를 내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제3국을 통해 12월 중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담화가 12월 중 2차 실무 협상을 열자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인 아산정책연구원 신범철 통일안보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박사]”실무 협상이 열릴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미국도 메시지를 보냈고 북한도 조건이 붙긴 했지만 실무 협상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평가하거든요.”

미국은 북한과의 실무 협상을 위해 계획된 미-한 군사훈련을 축소, 조정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앞서 북한은 13일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를 담화를 통해 이달 말로 예정된 미-한 연합공중훈련을 바꾸지 않으면 더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한 연례안보회의(SCM) 참석차 서울로 가던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전용기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도움이 된다면 미-한 연합훈련을 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에스퍼 국방장관입니다.

[녹취: 에스퍼]”We will adjust our exercise posture, either more or less, depending on what diplomacy may require.”

그러자 북한 김영철 아태평화위원장은 14일 담화를 내고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조미(북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철 위원장은 또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믿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북 2차 실무 협상이 12월에 열릴 수 있지만 타결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무런 결과를 내지 못하고 결렬됐던 지난번 스웨덴 미-북 실무 협상을 감안하면 2차 협상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박사]”I don’t think any body should be optimistic that any new meeting will produce positive..”

2차 실무 협상 타결이 불투명한 것은 최대 쟁점인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둘러싸고 미-북 간에 여전히 커다란 간극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스톡홀름 실무 협상에서 미국은 영변 핵 시설과 비밀 핵 시설을 폐기하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는 이른바 ‘영변 플러스(+)알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은 북한이 이 조건을 충족할 경우 반대급부로 종전 선언과 미-북 연락사무소, 대북 안전보장, 인도적 지원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하는 조건으로 석탄과 섬유 수출 등 대북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보상책을 미국이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등에 보상이 없는 것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미-한 군사훈련 중지, 한국 내 첨단무기 배치 중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북한은 제재 해제를 상당히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김명길 대사의 성명도 ‘종전 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타산한다면 문제 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말해 북한의 1순위 관심사가 제재 해제 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즉, 영변 핵 시설과 비밀 핵 시설 폐기와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반출 또는 폐기가 되기 전까지는 제재 해제는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다시 신범철 통일안보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박사]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의 핵심은 자신들의 핵 능력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영변 핵 시설을 포기하고 제재 중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북한의 수출 허용을 받으려 하는 거죠.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런 식의 협상에 끌려가면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우려하는 것이죠.”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금강산 관광 허용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May be we’ve said we put it on the table what you willing to put on table..”

북한이 정한 ‘연말 시한’이 40여일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미-북 관계는 크게 2가지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될 전망입니다.

하나는 미-북 실무 협상이 재개돼 미국과 북한이 서로 한 발씩 물러나 모종의 합의를 이루는 겁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하되 1차로 영변 핵 폐기와 핵 활동, 미사일 발사 동결에 합의하는 겁니다.

이 경우 검증과 폐기는 일단 영변에 국한되고 나머지 시설에 대한 검증과 폐기는 2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대신 북한은 종전 선언, 미-북 연락사무소, 인도적 지원, 금강산 관광 재개, 부분적인 제재 완화 등을 대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미-북 3차 정상회담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신범철 통일안보센터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박사]”12월 초나 중순에 실무 협상이 개최되면 그것에 기초해,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고 보면 내년 초 1월이나 2월에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고 보고…”

또 다른 경우는 미-북 실무 협상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경우 북한은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다고, 켄 고스 국장은 전망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More short range ballistic missile or SLBM test they..”

또 북한은 미국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려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김정은 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사실상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올해가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북 수뇌부가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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