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해안포 사격 지시와 관련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항의문을 전달했습니다. 한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이 ‘새로운 길’을 향해 계획된 길을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현수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오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이용해 북측에 해안포 사격 행위에 대해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최현수 대변인] “오늘 오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서도 이번 북측의 해안포 사격훈련에 대해서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구두로도 했고 전통문도 보냈습니다.”
항의문에는 포 사격에 대한 항의와 함께 남북 접경 지역에서의 모든 군사적 행위 중단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대변인은 향후 군사 합의 위반이 또 발생할 경우 대북 전통문과 통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것이며 북한이 군사 합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국방연구원 이호령 연구위원은 한국 정부가 유감 표명이나 전통문 전달 외에 물리적 액션을 취하기는 사실상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방장관 회담이나 장성급 회담 등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호령 연구위원]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합의가 안 됐어요. 이렇게 위반을 한 행위에 대해 상응 조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가 개최되고 거기에서 위반 행동 했을 때 어떤 조치 취할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거죠. 이러한 노력이 후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연구위원은 아울러 미-북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없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말하는 ‘새로운 길’이란 결국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켰던 2017년으로 되돌아가는 것 뿐이라며, 올해 12번의 무기 시험발사에 이어 김 위원장이 직접 군사합의서를 파기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5일 김정은 위원장이 서해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으며 이 자리에서 직접 포 사격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창린도는 9.19 남북 군사 합의에 따라 군사 행위가 금지된 지역에 있습니다.
이에 한국 국방부는 25일 북한의 행위가 9.19 군사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해안포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했다며, 이후 여러 수단으로 수 발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한편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김진무 교수는 이번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물론 앞서 이뤄진 12발의 무기 시험발사 역시 9.19 군사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이같은 행위들은 결국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 대미 협상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와 함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대남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북한이 이번에 해안포를 시험발사한 것 뿐 아니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강하게 요구한 것을 보면 결국 북한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라고 해석할 수 있어요. 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 미-북 협상에서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죠.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의 긴장을 원치 않기 때문에…”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김 위원장이 남북 간 합의 사항을 모르고 포 사격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이어주는 마지막 고리를 끊어내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 같은 행보는 북한이 지금껏 강조해온 ‘새로운 길’에 대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김 교수는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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