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도 사형이 집행된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혔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에 사형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코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산하 ‘전 세계 사형 코넬센터 (Cornell Center on the Death Penalty Worldwide)’는 올해도 북한에서 사형이 집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자체 데이터베이스인 ‘국제 사형집행 모니터 2019’에서, 올 들어 11월 20일 현재 북한에서 적어도 4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여성 2명이 포함됐다며, 이들은 올해 3월 함경북도 청진에서 ‘미신 행위’를 한 혐의로 공개재판을 받고 총살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올해 2월 함경남도 함흥에서 마약 거래로 유죄판결을 받은 남성 1명이 총살됐다고 밝혔습니다.
코넬센터는 이들 2명의 여성과 1명의 남성이 공개재판을 받고 처형되는 과정에서 공정한 재판 기준과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올해 1월 함경북도 전거리교화소에서 남성 1명이 동료 수감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의 사형이 비밀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신빙성 있는 추산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제시된 숫자는 언론에 보도된 것이지만, 언론 보도가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 4월 발표한 ‘2018년 사형 선고와 집행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사형이 계속 집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에서 불공정한 재판과 이에 따른 사형이 계속 집행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정보에 대한 검증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에 사형 집행을 중단하고 사형제도를 폐지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뉴질랜드 대표] “We recommend the DPRK abolish death penalty in all cases and put an immediate hold public executions.”
뉴질랜드는 지난 5월 실시된 북한 인권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 (UPR)에서, 어떤 경우에도 사형을 적용하지 않도록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공개처형을 즉각 중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다른 12개 나라도 사형제도를 중단하거나 폐지하라고 북한에 권고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여전히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경우 사형에 대한 엄격한 조건과 안전보장 조치가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형의 선고와 집행에 대한 일시 중단을 즉각 선포‧실시하고, 추후 사형제 규정과 집행을 지체 없이 폐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한편 코넬센터는 올해 북한 등 적어도 14개 나라에서 사형이 집행됐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별로는 이란이 적어도 1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 (적어도 132명)와 이라크 (적어도 100명)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 단체는 또 중국에서 사형집행 건수는 국가기밀이고, 언론에 보도된 사례는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며, 중국의 실제 사형집행 건수는 나머지 전 세계의 수치를 합한 것 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올해 미국에서는 20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고, 한국에서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