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상화폐 전문가가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북한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제재를 회피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 연방 검찰은 29일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 씨를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피스 씨는 국무부가 승인 없이 지난 4월 중국을 거쳐 북한을 방문해 ‘평양 블록체인 가상화폐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그리피스 씨는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가로, 북한 당국이 사전 승인한 ‘불록체인과 평화’라는 주제의 발표를 했습니다.

또 가상화폐를 이용한 제재 회피와 돈세탁 방법에 대한 기술정보를 제공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북한을 도울 수 있는지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과 한국의 암호화폐 교환을 촉진하기 위한 계획까지 수립했다고 검찰은 덧붙였습니다.

그리피스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 위반으로, 최대 20년의 징역형이 가능합니다.

제프리 버만 뉴욕주 남부법원 연방검사는 “그리피스 씨는 본인이 전달해 준 고급 기술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갈 경우 이를 통해 북한이 돈 세탁을 하고 제재를 피할 수 있을 것을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행위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을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방수사국 FBI의 윌리엄 스위니 쥬니어 부국장은 북한이 돈 세탁이나 암호화폐 등을 통해 얻는 자금과 기술, 정보는 결국 핵 프로그램에 투입돼 전 세계를 위험하게 한다며,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도록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은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광범위하고 더 정교한 방법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약 20억 달러를 탈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