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 측에 만남을 공개 제안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일을 끝내자"며,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은 비핵화 합의 도달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16일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이제 일을 할 시간이고, 이 일을 끝내자"고 말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이어,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며 공개적인 만남 제안에 북한 측이 호응해 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비건 대표] "Here today, let me speak directly to our counterpart in N. Korea..."
서울을 방문 중인 비건 대표는 이날 한국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뒤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공식 발표 형식으로 북한 측에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미국은 지난주 유엔 안보리에서 밝힌대로 "협상에서 실현 가능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창의적인 여러 방안들과 협상에서의 유연성을 보일 수 있음을 설명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입장은 "미-북 양쪽의 목표를 만족시킬 수 있는, 균형잡힌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은 미-북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확신한다며, "하지만 미국 혼자서 할 수는 없다"며 거듭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미국이 비핵화 협상의 마감시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비건 대표] "On this point, let me be absolutely clear. The US does not have a deadline...."
아주 분명하게 말하고 싶은 것은, 미국은 마감시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며,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만든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비건 대표는 "지난 1년은 길었고, 기대했던 것만큼 많은 진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최근 북한 측으로부터 나온 다양한 담화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어조가 상당히 적대적이고, 부정적이며 상당히 불필요하다는 부분에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같은 담화 내용은 미-북 양측이 "평양과 뉴욕, 워싱턴, 싱가포르, 스톡홀름, 하노이, 판문점 등지에서 한 협의의 내용이나 정신 가운데 어느 것도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특히 최근 "북한이 진행한 중대한 도발은 한반도에서 지속적인 평화를 이룩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며, "아직 아주 늦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미-북 양측이 만나서 협상을 재개하면 현재의 교착 상태를 해소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겁니다.
비건 대표는 이도훈 본부장과의 회동에 이어 청와대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35분 간 미-북 협상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청와대는 면담 이후 발표한 서면브리핑에서 비건 대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이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별도로 만나 "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협상 진전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도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미-북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타당성 있는 단계와 유연한 조치를 통해 (북한과) 균형 잡힌 합의에 이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이 비건 대표의 대화 제의에 응할 경우 양측이 판문점에서 만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윤국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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