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 제재는 이미 실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과거 대북 제재를 총괄했던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제재를 통해 일관성 있는 신호를 보내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현행 대북 제재는 이미 실패했다고 데이비드 코언 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주장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총괄했던 코언 전 차관은 16일 워싱턴의 신미국안보센터에서 열린 ‘미국의 제재와 억지력’ 토론회에서 대북 제재의 효력에 대한 의견을 묻는 VOA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습니다.

데이비드 코언/ 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
“현재 북한에 대해 아주 많은 제재가 가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재들이 북한 정권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셈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코언 전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의 대북 압박책은 주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2017년 가을 도입된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 제재는 적절했으며 중국의 엄격한 대북 제재 이행을 끌어낸 것도 효과적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연 뒤 북한에 대해 키워온 압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이비드 코언 / 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
“북한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제재 그 자체가 정책이 아니라 정책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구라는 점입니다. 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모순되면 제재는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코언 전 차관은 제재를 이행하는 데는 일관성 있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언 전 차관은 제재의 근본적인 개념은 강압이고, 적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 목적이라며, 정확한 신호를 보내야 제재 대상이 어떤 행동에 나서야 할 지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