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지난 7월,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 간 전화 통화가 끝난 뒤 2시간도 안 돼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보류 지시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여섯 번째 군종인 우주군이 창설됐습니다. 앞으로 담배 구매 연령이 현행 18살에서 21살로 올라간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보류에 관해 새로운 정보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에 전화 통화가 이뤄진 뒤 2시간도 안 돼서, 군사 원조 보류 지시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민 단체 ‘공공청렴센터(CPI)’가 이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공개했는데요. CPI는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소송을 내서 해당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누가, 누구에게 이메일을 보낸 겁니까?
기자)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마이클 더피 국가안보계획 담당 부국장이 일레인 매커스커 국방부 차관 직무 대행 등 국방부 고위 관리들에게 보낸 건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이를 보류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알리라고 당부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통화가 끝나고, 약 90분 뒤에 이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겁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보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의 계기가 된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관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이를 전후해 4억 달러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보류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군사 원조를 지렛대로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나왔고요. 지난 18일, 민주당이 주도하는 연방 하원은 권력 남용과 의회 업무 방해, 두 가지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습니다.
진행자) 이같은 이메일이 공개된 데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 쪽에서는 상원에서 열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재판에 새로 증인들을 불러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22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슈머 대표는 “폭발력”이 있는 이메일이라면서, 더피 부국장의 증언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슈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이메일을 공개하고, 증인들의 증언을 허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측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통화와 군사 원조 보류는 관계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레이첼 세멜 OMB 대변인은 CNN 방송에 “원조 보류와 전화 통화를 연결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보류는 두 정상 간 전화 통화 1주일 전인 7월 18일에 정부 기관 간 회의에서 발표가 나온 일이란 겁니다. 전후 사정을 보지 않고, 이메일 내용의 한 줄을 갖고 얘기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부정확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에서 탄핵 소추안을 통과되면서 이제 상원에서 탄핵 심판이 열리게 되는데요. 증인 채택 문제로 민주당과 트럼프 대통령 소속당인 공화당이 대립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슈머 대표 등 민주당은 상원에서 완전하고 공정한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로버트 블레어 비서실장 보좌관, 더피 OMB 부국장,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행정부 전, 현직 관리 4명의 증언을 새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이들의 증언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사유에 의회 업무 방해가 들어간 겁니다. 하원과 달리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23일, 새로운 증인 채택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신속한 재판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의 증언을 듣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하지만, 매코넬 대표의 결정을 따른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언제쯤 상원에서 재판이 열릴까요?
기자) 현재 연방 의회가 연말 휴회에 들어갔는데요. 매코넬 대표는 내년 1월에 상원이 개원하는 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아직 상원으로 탄핵안을 넘기지 않고 있는데요. 펠로시 하원의장은 상원에서 민주당이 받아들일 만한 탄핵 재판 규칙이 나올 때까지 보류하겠다고 앞서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펠로시 의장을 ‘정신 나간 낸시(Crazy Nancy)’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상원 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로 판명 날 가능성이 크죠?
기자) 그렇습니다. 상원에서 대통령이 탄핵으로 면직되려면, 3분의 2 이상의 지지가 필요한데요. 현재 53-47로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힘든 일입니다.
진행자) 탄핵 정국이 계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국정 연설 일정이 나왔군요?
기자) 네, 펠로시 의장이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식 초청장을 보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내년 2월 4일에 의회 상, 하원 합동회의에서 국정 연설이 진행될 예정인데요. 내년 국정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열리는 도중, 또는 직후에 열릴 가능성이 커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에는 우주군 창설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서 7천380억 달러에 달하는 2020 회계연도 국방부 지출안에 서명했는데요. 미군의 여섯 번째 군으로 우주군을 창설하는 내용이 이 지출안에 들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새로 군종이 창설되는 건 지난 1947년 공군 창설 이래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우주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맡게 됩니까?
기자) 네, 우주군이라고 하니까, 영화 ‘스타워즈’, ‘별들의 전쟁’처럼 우주에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미국 우주군이 하는 일은 실제 전투와는 거리가 멉니다.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수백 개 통신 위성과 정찰 위성을 보호하는 일이 주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외에 중국이 인공위성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를 시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우주군을 창설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이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루고 있는 데 따른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법안 서명식에서 우주가 전 세계 새로운 전투 영역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 안보가 위협받는 가운데 미국이 우주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미국이 앞서가고 있긴 하지만, 현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앞서 두 나라가 공중 발사 레이저와 위성 공격용 요격 체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미국이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주군 규모나 예산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우주군은 완전히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그동안 공군과 육군, 해군 등에 분산돼 있던 관련 인력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겁니다. 지휘 체계를 통일할 필요성에 따른 건데요. 현역 공군과 군무원 1만6천 명 등이 우주군에 배치됩니다. 앞으로 할 일이 아직 많습니다. 우주군 군복이나 휘장, 군가 등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연방 의회는 2020 회계연도에 우주군 예산으로 4천만 달러를 배정했는데요. 우주사령부 사령관인 존 레이먼드 대장이 우주군을 이끌게 됩니다.
진행자) 우주군이 공군부 산하에 들어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1년 안에 정식으로 대표를 합동참모본부에 보낼 예정이라고 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해병대와 비슷한 위치를 갖는 셈이라고 전했는데요. 해병대는 해군부 산하지만, 합참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우주군을 창설한 데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등으로부터 경계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초 국방부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우주군 창설이 러시아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역시 우주군을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담배 구매 연령을 올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지출안에 포함된 내용인데요. 담배 구매 연령이 현행 18살에서 21살로 세 살 올리기로 했습니다. 음주 가능한 연령과 같아진 건데요. 일반 담배뿐만 아니라, 전자 담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행자) 이제 당장 21살 미만 청소년은 담배를 살 수 없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실제 시행되기까지 9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새 법에 따르면, 식품의약국(FDA)이 6개월 안에 관련 규정을 갱신해야 하고요. 그 뒤 90일 이내에 시행에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담배 구매 연령을 올린 이유가 뭔가요?
기자) 흡연이 청소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계속 우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처는 초당적인 노력의 결과인데요. 앞서 올해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와 민주당 소속 팀 케인 상원의원이 담배 구매 연령을 21살로 올리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고요. 비슷한 내용의 다른 법안과 통합해서 이번 2020년 회계연도 지출안에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미국 청소년들 가운데 담배를 피우는 비율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고등학생 3명당 1명꼴로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DC가 지난 2018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중학생들 가운데 약 13%, 고등학생들 가운데 31%가 담배 제품을 사용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최근 전자담배나 베이핑(vaping), 액상 연료 물질을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담배를 피운 뒤 폐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주 CDC는 12월 17일을 기준으로 2천5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54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서는 주마다 관련 규정이 조금씩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이미 담배 구매 연령을 올린 곳이 많습니다. 12월 현재 아칸소와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버지니아 등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19개 주에서 21살 이상 성인만 담배 제품을 살 수 있습니다. 수도 워싱턴 D.C. 등 500개 도시와 마을 역시 담배 구매 연령이 21살 이상입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보건업계는 물론, 담배 제조 업체 측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액상담배기술협회(VPA)는 지난 20일, 연방 의회가 담배 제품 구매 연령을 21살로 올리기로 한 데 찬사를 보낸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법안에 서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청소년들의 담배 제품 사용을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한 조처로 본다는 겁니다.
진행자)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높이면, 아무래도 업계 수익이 줄어들 텐데요. 업계에서 환영했다니 의외네요?
기자) 네, 앞으로 다른 규제가 힘들어질 것이란 계산에서 나온 반응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어린이에게 담배 없는 세상을(Campaign for Tobacco-Free Kids)’이란 금연 운동 단체는 새 법이 큰 의미가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는데요. 담배 제조 회사들이 청소년 전자 담배 문제는 다 해결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일부 전자담배 판매를 규제할 뜻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9월, 트럼프 행정부는 향이 들어간 전자담배를 모두 규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현재 이 부분에서는 진전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업계 측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알려졌는데요. 업계 측은 전자 담배가 성인들이 일반 담배를 끊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또 전자 담배를 규제하면, 암시장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