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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제정세 전망…“북, 핵-ICBM 도발 자제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우너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재인 한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우너장이 30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만났다.

북한이 내년 초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겠지만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도발은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북 간 3차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과 함께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 개선도 점쳐졌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은 26일 발표한 ‘국제정세 2020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내년에 초강경의 ‘새로운 길’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의 진행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점차 미국에 대한 압박을 높여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국면을 맞아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의 외교적 성과를 지키기 위해 외교적 개입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중 전략적 경쟁이 불거지면서 북 핵 문제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관심을 잃는다면 북 핵 외교가 실종될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냉각기에 머물렀던 남북관계는 내년 하반기에 관계 개선 가능성이 점쳐졌습니다.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중재 등을 통해 상황을 관리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 경우 남북관계가 적극 개선될 환경이 마련되는 만큼 경제협력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됐습니다.

국립외교원 이상숙 교수입니다.

[녹취: 이상숙 교수] “북-미 관계가 좋아지면 당연히 남북관계는 개선될 수 있고요, 북-미 관계가 주춤하거나 결렬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의 도발을 관리하거나 북-미 간의 중개 역할을 하는 남북관계의 중요성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이 교수는 북한이 ‘새로운 길’을 간다면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남북관계를 후순위로 둘 가능성도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여름 일본 도쿄올림픽이 개최되는 만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이상숙 교수] “하반기에 도쿄올림픽을 전후해서 올림픽 휴전의 개념도 있고 유엔에서도 이미 결의가 됐고 그런 즈음에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 있고요.”

이어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은 지속되겠지만 양국 모두 지역 안정을 추구하는 만큼 갈등 수준을 조절하면서 본격적인 안보 경쟁은 피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무역 분쟁이 봉합된다면 미-중 관계가 좀 더 안정적인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남중국해 문제나 홍콩-신장 등에서의 인권과 민주주의 이슈, 4차 산업혁명과 첨단기술 경쟁 등에서 미-중 간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보고서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중거리핵전력 INF 조약 탈퇴 이후 중거리 핵 미사일의 동북아 지역 배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매우 큰 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입니다.

[녹취: 김한권 교수] “미국의 INF 조약 탈퇴 이후에 고위 관료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한국이나 일본, 호주, 필리핀 등지에 중거리 핵 미사일을 배치하고 싶다는 의사 표시를 해왔습니다. 이것은 중국 입장에서 본다면 사드 이상으로 가는 커다란 안보적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한국 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 여부에 대해 미-중은 물론 한-중 사이에도 첨예한 현안으로 나타날 것 같습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이 전략적 오판으로 무력 도발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중국도 원치 않는다며, 이에 대한 한-중 간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문재인 정부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는 남북 교류와 한반도 비핵화, 평화 안착 과정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한권 교수]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 하에서 북한이 만약에 무력 도발이나 긴장을 고조시켜 버린다면 한반도에서 전략적 손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중국도 바라지 않아서 상반기에는 한-중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 확대되었다고 봅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강제징용공과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 등의 배상청구권 등 과거사 문제로 인한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다만, 양국 간 수출 규제 협의 채널 복원 등에 따라 수출 규제는 사실상 철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결정을 번복해 미국과의 관계를 다시 최악으로 몰고 갈 가능성은 낮게 예상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중재자로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개입을 확대하려 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미-북 협상 교착 국면에서 러시아가 ‘중-러의 북 핵 로드맵 3단계 해법안’과 ‘제재 완화 로드맵’으로 관련국들을 설득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 지난 4월, 8년 만에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된 만큼 양국 경협의 확대 가능성도 언급됐습니다.

보고서는 전체적으로 미국과 일본 대 중국, 러시아 간 경쟁구도는 형성되겠지만 냉전적 적대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 지역 내 갈등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유일 강대국으로 남아있는 미국의 균형자 역할을 기초로 지역 체제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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