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8일) 37회 생일을 맞았습니다. 집권 9년차를 맞은 김 위원장은 올해 가장 큰 위기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제난에 더해 미국과의 외교도 교착 상태에 빠졌고, 제재 완화 조짐은 없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집권 9년차를 맞은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대내외적으로 큰 위기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7일 VOA에, “김 위원장이 1년 전부터 위기 상태에 빠져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연구원] “He’s facing an extended crisis. Over the course of the past year that has come on two different fronts. One is domestic in terms of agricultural production and the ability of N Korean economy to perform up to his expectations.”
국내적으로는 낮은 농업생산과 경기침체를 겪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 실패로 제재 완화를 얻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 위원장이 새벽에 텅빈 평양역에 도착했던 순간은 북한 지도자가 국제 외교에서 공개적으로 실패한 전례없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모두 4차례 핵실험을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시험발사한 김정은 정권은 2016년부터 국제사회의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미국과의 긴장 고조로 전쟁 직전까지 갔지만, 한국의 중재로 그 해 6월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비핵화 외교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1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협상은 아무런 진전 없는 답보 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제재 해제도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는 북한이 자력갱생을 통해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연구원] “I think it’s pretty clear that N Korea’s own assessment is, they will not be easy to achieve those objectives that there will be some difficulty and basically a need for redoubled domestic efforts..”
하지만 북한 스스로도 이런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며, 국내적으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조지타운대학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2020년은 북한에 지난해 보다도 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브라운 교수] “I think what we’re seeing now is their exports have been crushed by the sanctions, their imports continue to come in but they’re much different kind of imports.”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수출이 제재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고, 수입은 계속되지만 기계류가 아닌 담배, 설탕과 같은 소비재만 들여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경제에 장기적인 악영향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또 외화 보유고도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11년 12월 17일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듬해 4월 첫 공개연설에서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을 약속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여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입니다.”
민생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방침대로 김 위원장은 집권 이래 시장에 대한 유화 기조를 유지해왔고, ‘장마당’이라 불리는 북한의 시장은 김정은 정권 출범 전인 2010년 200여 개에서 현재 500여 개로 늘어났습니다.
신흥 부유층인 ‘돈주’도 생겨나고 2016년에는 집권 이래 가장 큰 농작물 수확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핵과 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 경제는 계속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 패트리샤 김 연구원은 VOA에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접근해도 상당한 군축에 나서지 않으면 의미있는 경제적 양보를 얻어낼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다만 김 위원장은 이 명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패트리샤 김 연구원은 2020년이 지난 2년에 비해 김 위원장에게 훨씬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독자 제보: VOA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사화를 원하는 내용을 연락처와 함께 Koreanewsdesk@voanews.com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뉴스 제작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제공하신 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되며, 제보자의 신분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