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강경 입장을 유지할 것임을 확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미-북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13일 VOA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과 스톡홀름 실무회담 이후 미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유연성을 거듭 압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자누지 대표] “It's basically a reiteration of North Korea's policy basically since Hanoi and all of 2019 which is the U.S. has to demonstrate greater flexibility in its negotiating position. It's certain that North Koreans want more in sanctions relief than the U.S. is offering and that needs to be the starting point for negotiations and not just the leader level summits.”
북한은 미국이 제안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제제 완화를 바라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이 것이 미-북 협상의 출발점이 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자누지 대표는 또 북한은 미-북 협상 재개가 정상 간 만남이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친분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11일 발표한 담화에서 앞으로 미-북 대화는 자신들의 요구 사항들을 미국이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연구소 (IISS)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의 대북 협상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대미 압박을 높여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출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They are insisting any compromises have to be on America's part. I think their idea, their strategy is to put further pressure on President Trump in hopes that he will be willing to make concessions himself. Having announced the moratorium is off the next step is they have to actually test some missiles to show that they mean business.”
북한은 양보를 해야 하는 쪽이 미국이라는 점을 주장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양보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북한이 앞서 핵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에 매일 근거가 없다고 밝힌 점을 고려할 때, 다음 조치는 미사일 실험을 감행해 자신들이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3월 미-한 연합훈련이 재개된다면 북한은 미사일 시험이 적대적인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리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 미-북 협상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f he believes that there is a good chance that Trump gets re-elected he doesn’t want to do anything that is going to endanger the future negotiations with the U.S…”
고스 국장은 경제난으로 내부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 정권이 미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얼마나 높일지는 2월 인민군 창건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등 주요 일정들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제재 완화’ 입장은 바뀔 가능성이 적다며, 미-북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That ought to be our view. We will do everything we can. Anytime you want to talk about negotiating a reasonable agreement where both sides' interests are addressed we're happy to do that.”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북 양측의 이익이 반영된 합리적인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 미국은 언제든 호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대선과 탄핵 국면에서 북한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이 끝날 때까지 북한 문제를 현 상태로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Why the U.S. is continuing to call for diplomacy is to try to string North Korea along to a point where Trump feels more emboldened to begin to seriously engage with North Korea. My guess is that isn’t probably until he gets re-elected.”
미국이 계속해서 북한에 외교를 촉구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다시 진지하게 관여할 수 있게 될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고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 뒤에나 북한과의 진지한 관여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대선 변수로 미국 측의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북한이 원하는 만큼의 유연성을 보여주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외교 분야에서의 승리를 공표하고 싶다면 기존의 대북 입장이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자누지 대표] “Whether that changes leading up to elections because maybe President Trump decides he wants to demonstrate some sort of foreign policy victory and so he is willing to concede a little bit more in sanctions relief and that will get North Korea back to the table. That part is unclear. That part is unclear, that's what North Korea is looking for.”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정책의 승리를 과시하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제재 완화와 관련해 북한에 양보를 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이는 분명히 북한이 원하는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도 지금 당장은 대북 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면서도,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연구원] “The key thing is at what point does President Trump think that it is time for another summit and he wants to take matters into his own hands and if there is a summit he might be willing to make concessions there.”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문제를 직접 다루고 싶어할 수 있다며, 그 자리에서 북한에 양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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