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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 “북한 개별 관광 추진”…미국, 유엔 등과 협의 필요


지난 2005년 8월 북한 개성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기념품 상점 판매원과 대화하고 있다.
지난 2005년 8월 북한 개성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기념품 상점 판매원과 대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세 가지 형태의 대북 개별 관광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북 반입 물품 면제, 북한 관광 이후 미국 비자 발급 등 앞으로 한국 당국이 유엔 안보리와 미국 등과 협의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한국 통일부가 20일 ‘북한 개별 관광 참고자료’를 발표하며 세 가지 형태의 대북 개별 관광 구상을 밝혔습니다.

첫째는 한국에서 북한으로 직접 올라가는 방식으로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과 개성 지역 방문입니다.

두 번째는 한국인들의 중국 등 제3국을 통한 개별 관광입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기존 협력사업체를 통한 단체관광 방식이 아니라 비영리단체, 혹은 제 3국 여행사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북측의 초청 의사를 확인한 후 승인을 받아 평양, 원산 등을 관광 목적으로 방북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 중국 등의 현지 여행사가 관광객을 모집해 패키지 방식으로 북한 관광을 진행하듯 한국인들이 이를 통한 방식으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겁니다.

셋째는 외국인들의 남북 연계 관광, 즉 제3국 여행사의 외국인 남북 왕래 관광 프로그램 허용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개별 관광’이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 아닌 만큼 이 세 가지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재 위반이 아니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는 별개로 개별 관광 시행과 관련해 한국 당국이 미국, 그리고 유엔 안보리 등과 협의해야 할 사안은 남아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북 반입 물품과 관련한 제재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으로의 모든 기계류 공급과 이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휴대전화, 노트북, 배터리 등 관광객들이 북한으로 들어갈 때 소지하는 물품이 대북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호주, 캐나다, 유럽 국가 등 이미 여러 나라에서 관광객들이 개별적으로 북한을 관광하고 있는 만큼 특별히 엄격한 잣대를 갖고 한국의 상황에 들이대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개별 관광을 위한 방북 경로 역시 한국이 유엔사와 협의해야 할 사안입니다.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가 비무장지대 DMZ를 통해 북한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사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유엔군사령관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맡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개별 관광이 제재 대상이 아닌 만큼, 이와 관련해 유엔사와 별도 협의를 해야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과거 유엔사의 불허로 남한에서 북한으로 건너가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해 초 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할 타미플루를 싣고 군사분계선을 통과하려 했지만 유엔사가 이를 대북 제재 사안으로 보고 불허해 결국 이뤄지지 못한 겁니다.

결국, 이 부분 역시 유엔사와의 긴밀한 사전 협의가 이뤄져야 할 사안입니다.

미국과 한국 간 사전 합의가 이뤄져야 할 또 다른 분야는 ‘미국 비자’ 관련 부분입니다.

지난해 미국은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방북 이력이 있는 한국인에 대해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입국을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자여행허가제(ESTA)는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한 38개 나라 국민에게 관광과 상용 목적의 경우 비자 없이 미국을 최대 90일 간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북한을 다녀온 사람은 미국 비자 발급을 위해 온라인으로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미국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인터뷰도 해야 해 무비자 입국 제한은 사실상 ‘제재’로 작용하는 부분입니다.

한국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비자 신청시 불이익이 없도록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개별 관광 등 한국 정부의 구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비핵화 합의 이행에 긍정적인 기여는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오테이거스 대변인] “So without getting into the specifics of the individual projects…. We always welcome the positive contributions of the South Koreans, the Japanese, and anyone that can help get the North Koreans to commit and really take action on the commitments made at the Singapore dialogue.”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제재는 유효하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오테이거스 대변인] “Sanctions would remain in effect until both sides were able to get to a deal.”

미국 정부는 개별 관광 등 한국 정부의 남북 협력사업과 관련해 협의가 필요한 사안들을 미-한 워킹그룹을 통해 다뤄나간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독일은 한국 정부가 대북 개별 관광과 관련해 사전에 협의를 구하거나 문의한 부분이 있는지 묻는 VOA에 질문에, “한국을 포함한 관련들들과 긴밀히 관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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