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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 ‘권력남용’ 유죄 요청...트럼프, 임신중절 반대집회 참석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가 23일 도널드 트럼프 탄핵심판이 열리는 상원 회의장을 지나고 있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가 23일 도널드 트럼프 탄핵심판이 열리는 상원 회의장을 지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탄핵 재판에서 소추위원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남용’ 혐의에 유죄를 인정해달라고 배심원들에게 요청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임신중절 반대 집회에서 연설했습니다. 청량음료 업체인 미국 코카콜라사가 플라스틱 병 사용을 고수하겠다고 발표한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탄핵 심판 일정이 24일, 나흘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날인 23일에는 탄핵 소추 결의안에 명시한 두 가지 혐의 중에 첫 번째 항목, ‘권력 남용’을 설명하는 변론이 열렸는데요. 민주당 하원의원 7명으로 구성된 소추위원들이, 배심원인 상원의원들에게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예정된 8시간을 넘겨 가면서, 트럼프 대통령 파면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무슨 이야기가 나왔는지 들어보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원조를 보류시킴으로써, 러시아를 도운 결과가 됐다고 애덤 쉬프 소추위원 대표가 말했습니다. “동맹국가(우크라이나)에 줄 돈을 붙잡아둬서, 그들(러시아)이 하나님께 감사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현재, 크림반도 인근 지역에서 무력 분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진행자) 미국에 적대적인 나라인 러시아를, 대통령의 행위가 이롭게 했다는 주장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이익 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쉬프 대표는 주장했는데요. 국가를 보위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이, 의회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쉬프 대표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주장에 대해, 공화당이나 트럼프 대통령 측 입장은 뭡니까?

기자) 민주당이 혐의를 장황하게 늘어놨지만, 소명된 범죄 사실이 하나도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 측은 그동안 말해왔습니다. 구체적인 범죄가 적시되지 않은 탄핵 소추 결의안이야 말로, 헌법 위반이라고 공격했는데요. 이런 주장에 대한 반박도, 이날(23일) 소추위원들이 진행했습니다.

진행자) 소추위원들이 뭐라고 반박했습니까?

기자) 대통령은 재임중에 구체적인 사건에 형사 소추를 받지 않는 특권이 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탄핵 제도가 존재한다고, 제럴드 내들러 소추위원이 말했습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18개월 전에 그런 견해를 밝힌 바 있다는고 밝혔는데요. 대통령 탄핵 사유는 개별 범죄 사건을 다루는 게 아니라, 포괄적인 헌법 위반 행위를 따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공화당 중진 정치인의 과거 발언 자료를 함께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발언 자료라면, 어떤 겁니까?

기자)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지난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 소추 때 발언한 자료인데요. 녹화된 영상을 의사당 내 큰 화면에 띄웠습니다. 헌법에 규정된 고위 공직자 탄핵 사유인 ‘고도의 범죄와 비행’을 설명하는 내용인데요. “구체적인 범죄 사건일 필요는 없고, (대통령이) 직위를 사적으로 활용해, 미국민을 해롭게 한다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말입니다.

진행자) 영상 자료를 본 상원의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의석 곳곳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습니다. 주로 공화당 의원들이, 당혹스럽다는 듯이 옅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상원의원들은 탄핵 심판의 ‘배심원’이라 발언권이 없어서, 반론을 제기하지는 못했습니다. 당사자인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의석을 비운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탄핵 심판 일정은 어떻게 이어집니까?

기자) 24일엔, 탄핵 혐의 두 번째 항목인 ‘의회 업무 방해’에 대해, 소추위원들의 변론이 계속됩니다. 대통령 변호인단에도 소추위원 측과 동일하게, 사흘에 걸쳐 24시간의 발언 기회가 배정됐는데요. 이 시간을 모두 활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대통령 변호인단이 왜 시간을 모두 활용하지 않는 건가요?

기자) 일정을 빨리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변호인단 측은 설명했습니다. “시계가 다 돌아가도록 하진 않겠다”고 제이 세큘로 변호사가 23일 기자들에게 말했는데요. 이르면 25일에도 변호인 측 변론을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통령 방어 논리는 충분히 입증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소추위원들은 24일까지 사흘을 다 쓰는데, 변호인단은 25일 하루만 쓸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최종 표결에서 탄핵안이 기각될 것이 유력하기 때문에, 시간을 길게 끌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설명하는데요. 다만 변호인단 측은, 인용 표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설득하는 쪽으로 변론 주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양 측 변론이 모두 끝나면, 어떤 절차가 남습니까?

기자) 상원의원들이 양측에 질의하는 시간이 이어지고요. 추가로 증인이나 자료를 살펴봐야 하는지, 심의가 뒤따릅니다. 민주당 측은 증인 채택과 자료 소환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공화당 측은 전혀 필요 없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요구하는 증인과 자료는 뭡니까?

기자)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 대행을 비롯한, 전ㆍ현직 당국자 4명을 불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탄핵의 근거인 우크라이나 군사원조 보류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책임자들의 진술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또한, 하원의 탄핵 조사 종료 이후에 나온 새로운 증거들도 자료로 채택해야 한다고 민주당은 주장합니다.

진행자) 새로운 증거는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대통령 판단으로 우크라이나 원조를 보류한 게 위법이었다는 회계감사원(GAO) 보고서가 나왔고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회사를 해킹했다는 사이버안보 회사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탄핵 재판에서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민주당 측은 주장하는데요. 하지만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증인 심문이나 자료 검토는 하원에서 마무리됐어야 한다면서 “상원은 하원이 남긴 숙제를 하는 곳이 아니”라고 앞서 말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네셔널몰에서 열린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네셔널몰에서 열린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에서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신중절 반대 집회에서 연설했죠?

기자) 네. 대규모 임신중절 반대 행사인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이 24일 워싱턴 D.C.에서 열렸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나와 연설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1974년에 시작된 연례행사로 올해 47번째를 맞았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동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신이 주신,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이미 태어난 아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겁니다. 대통령으로서 생명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함께해서 영광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24일) 연설에서 임신중절을 막기 위한 행정부의 치적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에도 이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작년에는 영상 메시지만 보냈는데요. 올해는 직접 현장에 와서 지지 연설까지 한 겁니다. 한편 이탈리아 로마에 가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영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017년 현직 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생명을 위한 행진' 행사에 나와 직접 연설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생명을 위한 행진’에 참석하기로 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보수 기독교계 등의 지지기반을 확실히 다지려는 재선 행보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 주요 대선 주자들의 입장에 맞서, 임신중절 제한은 올해 대선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날 얼마나 워싱턴 D.C.에 모였습니까?

기자) 주최 측에서는 10만 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생명 보호를 위해 임신 중절을 금지하자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미국 안에서는 여성의 자기 결정권 보장 등을 위해 임신 중절을 찬성하는 측과 의견이 갈리면서, 법정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여러 주에서 임신중절을 제한하는 정책을 내놓았죠?

기자) 맞습니다. 앨라배마주는 산모의 생명의 위험할 때를 제외하고 중절 시술을 전면 금지시켰습니다. 켄터키주는 임신부가 수술 전에, 태아의 초음파 사진과 심장 박동 소리 등을 듣도록 법으로 정했는데요. 앨라배마주의 관련 법규는 작년 10월, 연방 법원이 시행정지 명령을 내렸고요. 켄터키주 법규는 연방 대법원이 소송을 각하해서, 시행 가능해졌습니다.

진행자) 임신중절 제한에 관해, 판결이 엇갈리고 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견해로 미국 사회의 진보와 보수가 극명하게 갈리는데요. 주로 보수 기독교계에서 임신 중절에 반대하고, 여성 단체 등에서는 찬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수 기독교계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에서 임신 중절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많고요, 민주당은 찬성 의견이 높습니다.

‘코카콜라(Coca-Cola)’.
‘코카콜라(Coca-Cola)’.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코카콜라’라면 콜라를 만드는 거대 청량음료 업체인데요. 코카콜라가 플라스틱병 사용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비아 페레스 코카콜라 지속가능성 책임자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코카콜라가 플라스틱병 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청량음료를 담는 플라스틱병을 우리가 보통 ‘페트병(PET bottles)’으로 부릅니다.

진행자) 환경단체 쪽에서는 청량음료 제조업체들에 이 페트병 사용을 중단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페트병이 그대로 땅에 매립되거나 바다에 버려지면 환경과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래서 환경단체들은 페트병을 아예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진행자) 코카콜라 쪽에서 이런 요구를 거부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가벼운 병에 탄산이 잘 유지돼서 소비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랍니다. 페레스 책임자는 이런 상황이라 만일에 페트병을 사용하지 않으면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환경단체 요구대로 페트병 사용을 중단한다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기자) 유리병이나 알루미늄병이 있습니다. 그런데 코카콜라 측에서는 이런 병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될뿐더러 이것도 매출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코카콜라 쪽에서도 페트병이 환경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부정하지는 않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코카콜라 측은 대책으로 페트병 재활용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요. 오는 2025년까지 모든 페트병을 재활용이 가능하게 하고, 2030년까지 전체 페드병 가운데 절반을 재활용한 재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페트병이 도대체 얼마나 나오는 겁니까?

기자) 네. 코카콜라가 한해에 플라스틱 약 300만t을 써서 매분 페트병 약 20만 병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카콜라 외에는 음료 생산업체인 미국 펩시코와 네슬레가 뒤를 잇습니다.

진행자)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빨대 같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는데, 대부분 버려지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7년에 나온 조사 결과를 보면요. 2015년 기준으로 플라스틱 6천300mt(메카톤) 가운데 실질적으로 9%만 재활용됐고, 79%는 땅이나 다른 곳에 버려졌다고 합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2017년 기준으로 쓰레기 약 35%를 재활용하거나 퇴비로 썼고, 절반 이상이 매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코카콜라 발표에 대한 환경단체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환경단체 쪽에서는 특히 회사 측이 재활용 비율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이것도 대안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왜냐하면 페트병은 유리나 알루미늄과는 달리 재활용할수록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환경단체들은 페트병 생산 중단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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