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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아웅산 수치 구금 연장…미-중 WHO 조사 공방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인 지난 15일 군인들이 수도 네피도 곳곳에 배치됐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인 지난 15일 군인들이 수도 네피도 곳곳에 배치됐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얀마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구금 기한이 연장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가 시위 해산을 위해 병력을 투입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먼저 미얀마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조사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 예멘 내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올 한 해 200만 명 넘는 예멘 어린이들이 기아에 처하게 될 거라는 유엔 보고서 내용,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얀마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구금 기한이 연장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법원이 15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구금 기한을 17일까지 연장했습니다. 수치 국가고문은 당초 15일, 구금이 풀려 법정에 설 예정이었는데요. 수치 국가고문의 변호인인 킨 마웅 자우 변호사는 법원이 15일 돌연 수치 고문의 구금 기한 연장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수치 고문의 구금 사유가 뭐였죠?

기자) 앞서 미얀마 경찰이 지난 2일, 수치 고문의 거주지를 급습했는데요. 이곳에서 불법 수입된 무선통신기 6대를 적발했다고 합니다. 미얀마 당국은 수치 고문을 수출입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15일까지 구금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다시 구금 기한을 연장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자우 변호사는 판사로부터 구금 연장 통지를 받았다고만 밝히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요. 수치 고문과 접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수치 고문의 변호인 접견이 금지된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킨 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집권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주요 인사들을 구금했습니다. 수치 고문에 대해서는 수출입법, 윈민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가재난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요. 아직 변호인들이 접견하지 못하고 있어 정확한 근황은 알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진행자) 미얀마에서는 시위가 계속 벌어지고 있죠?

기자) 네. 미얀마 시위가 15일로 열흘째 접어들었습니다. 시위대는 수치 고문의 석방과 쿠데타 군부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시위자들은 “이것은 우리의 미래, 미얀마의 미래를 위한 투쟁이다”라며 “우리는 군부 독재 치하에서 살고 싶지 않다, 우리는 모든 국민, 모든 종족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진정한 국가연합을 건설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군부의 대응도 점점 강경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시위대 해산에 나섰는데요. 14일부터는 미얀마 최대도시인 양곤을 비롯해, 북부 미치나, 서부 시트웨 등 일부 주요 도시에 장갑차와 군인 등 병력이 투입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무장한 군인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는데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과거 소수 민족을 잔인하게 진압한 제77 경보병사단 병력도 투입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시위대와 병력 간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까?

기자) 미얀마 북부 카친주에서는 14일, 병력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총을 발사했는데요. 이들이 사용한 게 고무탄인지, 실탄인지, 또 사상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15일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쿠데타 저항의 상징적 장소인 시내 중심가 술레 황금사원 근처에서 군부 독재 타도 등의 표어를 들고 침묵으로 시민 불복종 시위를 벌였는데요. 당국은 십여 대의 경찰차와 물대포 4대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시위에 동참하는 학생들도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대학가를 중심으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데요. 수도 네피도에서는 고등학생 20여 명이 거리에서 수치 고문 석방 등의 구호를 외치다 체포됐습니다. 또 미얀마 대학생 연합은 중국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대학생들이 왜 중국 정부에 서한을 보낸 거죠?

기자) 중국과 미얀마는 오랜 우호 관계를 맺어왔는데요. 중국 정부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쿠데타 발생 직후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와 지난주 열린 유엔인권이사회(UNHCR) 특별회의에서도 이번 사태는 미얀마 내정이라며 미진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일부 시위대는 이에 항의해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은 중국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중국이 미얀마 군부를 지원하는 것은 중국의 명성에 심각한 해를 끼칠 것이라며, 미얀마 군부를 인정하지 말고,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미얀마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치른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이끄는 NLD 당은 압승을 거뒀는데요. 하지만 군부는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가 또 인터넷을 차단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인터넷 방해 행위를 감시하는 단체 ‘넷블록스(NetBlocks)’는 15일 새벽 1시부터 미얀마 전역에서 인터넷이 전면 차단됐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8시간 만에 현재는 복구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대부분 SNS 사용은 막혀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조사를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 조사를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기원 조사와 관련해 연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을 찾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했던 세계보건기구(WHO) 국제 조사단의 일정이 지난주 끝났는데요. 우한 방문 결과가 조금씩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점이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

기자) 중국 정부가 WHO 조사단 측에 코로나 초기 발병 사례와 관련한 세부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지난 주말, WHO 조사단 일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WHO 조사단이 제대로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사단이 요청한 정보는 코로나 발병 초기, 우한에서 확인된 170여 건에 대한 세부 자료였다고 하는데요. 중국 정부가 자국 보건 당국과 과학자들이 자체 분석한 요약본만 전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백악관도 나섰다고요?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의 비협조적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설리번 보좌관은 WHO의 임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은 코로나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WHO에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대해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와 미국 언론이 코로나 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이미 국제적 협력을 심각히 훼손했다며, 그런 미국이 WHO와 WHO를 충실하게 지원하고 있는 다른 나라들을 손가락질하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WHO 탈퇴를 이야기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WHO가 친 중국 기구로 전락했다며 지난해 7월 탈퇴를 선언했는데요. WHO 규약에 따라 통보 후 1년이 지나야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올 7월 6일이 공식 탈퇴일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WHO 복귀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13일) 성명에서 이 점을 언급하면서, WHO 역시 국제 보건 기구의 역할과 임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WHO 조사단에서 또 다른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이 초기 정보를 거부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는 언론이 자신들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출신, 피터 다스작 박사는 뉴욕타임스의 보도 후, 1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은 개방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상대였다며, 중대한 새로운 데이터에 접근했다고 주장했고요. 또 우한에서 기자들에게, 초기 정보에 접근하지 못했다고 말했던 덴마크 출신 티아 콜센 피처 박사도 언론 보도와 자신의 경험은 다르다면서 언론이 왜곡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나라에서 초기 정보 접근을 하지 못하는 게 진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한 지 1년이 넘도록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는데요. 전 세계 현황 잠깐 살펴주시죠.

기자) 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15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1억900만 명에 달하고 있고요. 전체 사망자는 약 24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 세계에서 피해가 가장 큰 미국은 2천760만 명 이상 감염됐고, 48만5천 명 이상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달 25일 예멘 수도 사나의 후티 지지자들.
지난달 25일 예멘 수도 사나의 후티 지지자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엔이 예멘 내전 상황에 관한 새로운 보고서를 내놨군요?

기자) 네. 지난주 유엔이 올해 예멘 상황을 전망하는 최신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유엔 산하 4개 기구는 공동으로 발표한 이 보고서에서, 예멘 내전이 하루속히 종식되지 않으면 올 한 해 동안, 5세 미만 예멘 아동 200만 명 이상이 극심한 영양실조와 기아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자칫 죽음으로 몰릴 수도 있는 상황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올해 극심한 영양실조 위기에 놓인 어린이가 약 2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는데요. 이 가운데 40만 명, 즉 6명 가운데 1명은 극심한 영양실조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은 또 약 120만 명의 임산부도 올해 극심한 영양실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예멘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예멘은 지난 2014년부터 내전이 일어나 지금 6년 넘게 전쟁을 겪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10만 명 이상 목숨을 잃고, 400만 명 넘는 사람이 피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전체 인구의 80%에 해당하는 2천400만 명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은 없습니까?

기자) 물론 국제적 차원의 인도적 지원 활동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기부를 약속했던 여러 나라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심각한 자금 부족으로 예멘의 인도적 지원 활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수치도 알 수 있나요?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원래 34억 달러가 들어오기로 되어 있었는데요. 하지만 19억 달러만 들어왔다고 합니다. 데이비드 비슬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예멘 상황은 전쟁 그 자체는 물론, 경제 파탄과 외부 지원 부족 문제까지 섞인 총체적 위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유엔 산하 4개 기구가 공동으로 보고서를 냈다고 했는데, 세계식량계획도 포함되는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가 보고서를 공동 발표한 겁니다. 유니세프는 보고서에서 1천200만 예멘 어린이 모두 어떤 형태로든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예를 들면 어떤 지원일까요?

기자) 식량, 식수, 의약품 등 기본적인 생필품 지원은 물론이고요. 의료, 교육, 극빈층 가정을 위한 현금 지원 등이 모두 해당합니다. 비슬리 WFP 사무총장은 그러나 궁극적인 해결책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바이든 미 행정부도 예멘의 인도주의적 위기와 관련해 새로운 조처를 발표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예멘 내전은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할 수 있는 미국의 모든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미국산 무기 수출 금지도 포함됩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직전, 발표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국제 테러조직 지명도 철회하기로 했는데요. 이 조처는 2월 16일부로 발효됩니다. 하지만 후티 반군 주요 지도자들에 대한 제재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 사건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일, 후티 반군이 예멘 국경 근처 사우디아라비아 아브하 국제공항에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고 사우디 측이 밝혔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이 최근 연일 드론 공격을 시도했지만, 사전에 이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후티 반군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 동맹국은 성명에서 민간인들이 사용하는 공항에 대한 공격은 전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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