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2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도발 입국을 제한하는 나라도 늘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연정 구성 마감 시한이 4일 자정으로 만료됩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역내 외국인 관광객 입국 제한을 완화할 것을 회원국들에 제안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인도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확진자가 이제 2천만 명을 넘어섰군요?
기자) 네. 인도가 4일로 누적 확진자 2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도 보건당국은 지난 24시간 사이, 35만7천여 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오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약 2천 20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여전히 하루에 30만 명 넘게 감염자가 나오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13일째 하루 30만 명 넘는 감염자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망자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망자도 7일째 3천 명 이상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4시간 사이 사망한 사람만도 3천400명이 넘는데요. 전체 누적 사망자 수는 약 22만2천4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현재 인도에서는 밀려드는 시신을 처리할 장소가 모자라 공원이나 주차장, 공터 같은 곳에서 대규모로 화장하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의 의료 체계도 지금 거의 마비 상태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병원마다 쏟아지는 환자들을 치료할 병실이나 의료진은 물론, 산소통, 보호장비 같은 필수 의료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그나마 병원에 비치돼 있는 산소통이나 마스크 등을 사람들이 훔쳐 가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는 한동안 코로나 확산세가 잡히는 것 같았는데요. 최근 이렇게 급속도로 악화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올해 초,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하는 것처럼 보이자 인도 정부가 방역 지침을 서둘러 완화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전파력이 크고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한 변이바이러스의 출현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인도에서는 대규모 축제도 열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세계 최대 힌두교 축제 가운데 하나인 ‘쿰브멜라’가 있었습니다. 약 한 달간 이어지는 이 축제 기간 인도는 물론, 전 세계의 힌두교 신자 수백만 명이 몰려들면서 확산을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금 인도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최대 야당인 ‘국민회의’의 라훌 간디 대표는 4일 트위터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방관이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가 더 확산하기 전에, 즉각 전국적인 수준의 봉쇄령을 단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모디 총리가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했죠?
기자) 네. 최근 서벵골주를 비롯한 4개 주와 연방직할시에서 지역 의회 의원들을 뽑았는데요. 모디 총리의 집권당인 인도국민당은 2곳만 이기는 데 그쳤습니다. 이에 대해 모디 정부가 국민의 생명보다는 집권에만 집중한 데 대한 민심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디 정부는 경제 위축을 우려해 전국적인 봉쇄에 소극적인 데다가 대규모 유세 활동을 강행해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인도의 백신 접종 상황은 어느 정도나 진행됐습니까?
기자) 13억 인구 가운데 2차례 접종이 완료된 사람은 2%에 불과하고요. 적어도 한 차례 백신을 맞은 사람은 약 9%입니다.
진행자) 인도의 백신 접종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가 뭔가요?
기자) 백신 물량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백신에 대한 오해도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현재 유엔 팀이 현지 라디오 방송과 함께 인도 전역의 시골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의 중요성과 효능에 대해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인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3일, 산소통과 보호 기구, 마스크 등 의료품을 실은 미국의 군용기 2대가 인도에 도착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5일 또 2대의 군용기를 보낼 예정입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다른 여러 나라도 의료 물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또 한편으로 인도발 입국 금지 조처를 취하고 있는 나라도 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4일부터 인도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합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인도에 체류 중인 미국민에게 가능한 빨리 인도를 떠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호주도 인도발 항공편의 운항을 금지했는데요. 호주 국민은 인도에 체류하다 입국할 경우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도 인도발 입국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스라엘로 가봅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구성 마감 시한이 임박했군요?
기자) 네. 4일 자정으로 연립정부 구성 시한이 종료됩니다. 마감 시한이 임박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 협상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연립정부 구성이 중요한 건 이스라엘의 정치 구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의 의석은 총 120석인데요. 여러 정당이 난립해 있기 때문에 절대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그래서 총선 후 비슷한 성향의 정당들끼리 연합해 정부를 출범시키는 연립정부 형태가 자리 잡아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몇 석이나 얻었습니까?
기자) 리쿠드당은 지난 3월 치른 총선에서 30석을 얻어 제1당의 지위를 차지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61석, 과반 의석에는 한참 멀어 다른 우파 정당들과의 연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8일간 연정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우파 정당들의 결집이 잘 안 되는 건가요?
기자) 네. 현재까지 네타냐후 총리가 확보한 지분은 50석이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과거 네타냐후 총리 지지자였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이끄는 ‘야미다’당과 기데온 사르 대표가 이끄는 ‘뉴호프’ 당이 연정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부정부패 의혹으로 재판을 받으며 지도력이 큰 도전을 받고 있는데요. 여기에 최근 초정통파 유대교인들의 행사에서 4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가 막판까지도 협상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네타냐후 총리는 3일, 베네트 대표를 만나, 총리직을 번갈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히 베네트 대표가 먼저 총리직을 맡을 것을 제안했는데요. 하지만 베네트 대표는 “나는 결코 네타냐후에게 총리직을 요구하지 않았다. 나는 연정 구성을 요구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해내지 못하고 있다”라며 거절했습니다.
진행자) 만일 네타냐후 총리가 끝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추가로 14일간의 기회를 더 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연정을 구성할 새로운 후보를 지명할 수도 있고요. 또는 의회에 지명권을 넘겨, 의회가 후보를 지명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이 모든 게 다 실패하면, 이스라엘은 올가을 또다시 총선을 치러야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은 2년 새 총선을 다섯 번 치르는 겁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이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역외 관광객의 방문을 제한하고 있는데요. EU 집행위원회가 이를 완화할 것을 회원국들에 제안했군요?
기자) 네. EU 집행위는 외국 관광객의 역내 비필수 여행과 관련해 부과한 제한을 풀 것을 EU 회원국들에 제안한다고 3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EU는 현재 EU 외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관광객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이 잘 된 7개국 관광객의 역내 비필수 여행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U 집행위원회 권고가 받아들여지면 누구나 EU 나라들을 관광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EU 지역에 도착하기 전 최소한 14일 전에 EU가 승인한 코로나 백신 최종 접종을 마친 사람만 허용됩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만 관광객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말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EU 집행위원회 권고안은 아일랜드를 제외한 모든 회원국에 적용되고요. EU 회원국이 아니지만 솅겐 조약 가입국인 아이슬란드와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에도 적용될 전망인데요. 솅겐 조약은 비자 없이 각국을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게 허용한 국경 개방 조약을 말합니다. 또 새 규정은 필수 여행이나 EU 회원국 시민들, 그리고 장기 거주자와 그 가족들에 적용되는 기존 규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진행자) 현재 EU가 승인한 백신이 뭐가 있습니까?
기자) 네. 화이자-바이오앤드테크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그리고 존슨앤드존슨 백신 등 모두 4개입니다. 이 가운데 존슨앤드존슨 백신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2번 맞아야 합니다. EU 집행위는 EU 외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 승인하는 백신도 허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WHO는 EU가 승인한 백신들의 긴급 사용을 이미 승인한 바 있고요. 현재 중국 시노팜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 여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EU 집행위가 관광 제한을 완화하려는 건 경제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관광이 EU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관광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이제 백신도 나오고 했으니까, 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외국인 관광객 규제를 완화하려는 겁니다.
진행자) 코로나 상황이 악화하면, 다시 해당 규제를 원상복구할 가능성도 있는지요?
기자) 네, 있습니다. EU 집행위는 비EU 국가들의 보건 상황이 악화하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이에 대응해서 회원국들이 자국 내 외국인 관광을 신속하게 제한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EU 집행위가 제안한 규정은 언제부터 적용되는 겁니까?
기자) 네. 회원국 대사들이 이번 주에 해당 제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EU 집행위는 새 제안을 회원국들이 채택하면 이번 6월부터 발효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