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다영역 작전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군대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설계인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등 동맹군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국방부가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 사업 추진에 관한 전반적인 지침을 담은 전략문서에 지난달 서명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사업은 지금까지 땅, 하늘, 바다, 우주, 사이버로 분리해 다뤘던 전투정보 공유체계를 통합해 합동군 관점에서 하나의 유기체로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지상군 또는 해군이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레이더에서 감지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미사일방어청도 미사일 요격기와 공격무기 간 센서 통합을 핵심 추진과제로 삼고, 이 사업을 적성국의 미사일을 발사 전에 무력화시키는 발사 왼편(Left of Launch) 전략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미 국방장관 최근 JADC2 전략문서 서명…예산안 전년 대비 50% 증가
이에 따라 미 육해공, 우주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뿐 아니라 미사일방어청, 전략사령부도 각각의 정보수집 센서와 전술통제망을 단일화하고 다영역작전(MDO) 에 따른 합동군 교리 개발을 진행해왔습니다.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사업 추진 일정은 대부분 기밀로 다뤄져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의회에 제출한 2022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따르면 합동전영역지휘통제와 연계한 각군의 전술통제망 사업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습니다.
육군의 경우 다영역작전 역량을 모두 수렴하는 실험인 ‘프로젝트 컨버전스’에 전년 대비 15.64% 늘어난 112억 5천만 달러가 배정됐습니다.
또 육군 미래사령부는 올해 안에 합동군 관점의 다영역작전 교리를 완성하고, 내년에 동맹군과 연계한 첫 실험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 JADC2 사업 본격 시동...4단계 기획 중 3단계 진입
특히 내년 실험은 미 합동군 내 사업(JADC2)과는 별도로 처음으로 동맹군과의 통합성을 염두에 둔 연합-합동전영역 지휘통제(CJADC2) 실험의 일환으로 추진될 예정입니다.
미 해병대 중장인 데니스 크랄 합참 지휘통신참모장(J-6)은 21일 `디펜스 원’ 주최 화상대담에서 “합동전영역지휘통제사업의 구체적인 일정은 적성국들에 노출될 위험이 있어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크랄 참모장은 올해 초 각 군의 교차기능팀과 전구사령부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향후 추진 원칙에 대한 합의서를 만들었고, 최근 국방장관이 전반적인 전략을 반영한 문서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랄 참모장은 현재 국방부가 각 군 간 역량 격차를 평가하는 ‘태세검토’(Posture Review)를 진행 중이라며, 이후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계인 ‘이행 계획’ 작성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랄 중장] “The last document that comes along in that chain I think is the most critical and that is the implementation plan itself. This is where we capture the objectives for each of those lines of effort, the specific tasks required to fulfill them”
주한미군사령관 JADC2 첫 언급 "최우선 추진 사안"
후임 라캐머러 사령관 “원점타격 실현 위한 핵심설계”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인도태평양을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역량 도입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전구로 보고 있습니다.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에 지명된 폴 라캐머러 인도태평양 육군사령관은 지난 3월 향후 미사일 방어 전략은 적의 화살을 맞추는 방식에서 궁병을 겨냥하는 셈법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며 이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를 염두에 둔 미 국방 고위 관리들의 발언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3월 상원군사위에 출석해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사업은 최우선 추진 사안이라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크랄 참모장은 지난 4일 연 기자회견에서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사업 계획에 한국군도 포함되는지 묻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습니다
크랄 중장 “한국 등과 CJADC2 추진 시작점은 미군과의 공동표준”
전시작전권 연계성 묻는 질의에 “미래 전쟁수행 역량 확보와 직결”
다만, 미 국방부가 이 사업에 한국 등 동맹과 우방군 군대를 포함시키려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미군과 상호운용하고 있는 공동 표준규격(프로토콜) 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크랄 중장] “When you look at Partners writ large, to include South Korea, we have a head start in this area...This idea of us taking protocols that are already available to about 35 countries that we deal with now that recognize what information looks like that we can import into our weapon systems or again for our normal exchanges.”
미군은 한국 등 35개 나라와 상호 전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표준규격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공통분모에서부터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설계사업을 적용해 나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크랄 참모장은 또 이 사업과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전환 노력과의 연계성을 묻는 질문에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합동전영역지휘통제 구조의 결과물은 미래 전쟁수행 역량과 직결된다”고 대답했습니다
[녹취: 크랄 중장] “We're taking a different look at JADC2. We're starting on the tactical edge and working backwards. So to answer your question directly, it is the warfighting environment for which we are building the JADC2 outcome”
이에 대해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에 “합동전영역지휘통제와 상호운용할 수 있는 지휘통제구조는 한국군이 책임지고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한국군, JADC2 연동 지휘통제 구조 제공 해야”
베넷 선임연구원 "CJADC2 구축 과정 변수는 높은 비용"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They are going to have to develop their own command and control system that will plug JADC2… And, of course, with them taking over operational control of the ROK-US Combined Forces Command, it's going to be up to South Korea, to provide the command and control system…”
미국이 한국군에 합동전영역지휘통제와 상호 운용할 수 있는 공동 표준규격은 제공하겠지만, 이에 따른 미래연합사의 지휘통제 설계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라는 겁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동맹군과의 합동전영역지휘통제 추진은 비용 분담과도 연계된 사안이라며, 구축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추진 과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