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철수를 완료하고, 아프간 보안군에 기지를 넘겼습니다. 전 세계 130개국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에 합의했습니다. 도쿄올림픽 경기를 관중 없이 할 수도 있다고 일본 총리가 밝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이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철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이 1일,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병력 철수를 완료했습니다. 이로써 미군의 아프간 철군 작전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그람 공군기지는 그동안 미군이 핵심 군사 거점으로 사용해온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불과 60km 정도 떨어진 곳인데요. 근 20년간, 미군이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을 비롯한 무장 세력을 향한 공습 수행 거점으로 사용해왔고요. 특수작전부대의 본부로도 사용됐던 곳입니다.
진행자)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부도 함께 철수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오스틴 스콧 밀러 아프간 주둔 사령관은 아직 현지에 있습니다. 익명의 미군 당국자는 VOA에 밀러 사령관은 아프간에서 미군 병력을 지휘, 감독하고 있으며, 여전히 병력 보호를 위한 모든 통제권과 권한을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한 때 미군 지휘부 안에서는 바그람 공군기지를 좀 더 운용하는 방안도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최근 아프간 무장 세력 ‘탈레반’의 공격이 급증하면서 미군 지휘관들이 바그람 기지 운영 연장 방안을 논의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행정부 입장에 따라 기존 철수 일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미군 관리들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 정부의 발표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파와드 아만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이 2일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미군의 바그람 공군기지 철군을 확인했습니다. 아만 대변인은 “모든 연합군과 미군이 지난밤, 바그람 공군기지를 떠났다”라면서, “기지가 ‘아프간국가보안군(ANDSF)’에 인도됐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간 보안군이 기지를 보호하고 테러와의 전쟁에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긍정적인 조처라며 환영했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제 “아프간은 외국군의 전면 철수와 함께 안정과 평화의 길로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됐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병력 철수는 미국 정부에도 이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친 탈레반 소셜미디어들은 바그람 기지 미군 철수를 탈레반의 승리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병력 철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탈레반의 활동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월 1일 공식적인 철수가 시작된 이래, 탈레반이 장악하는 지역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롱워저널(Long War Journal)’ 분석에 따르면, 현재 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지구가 157곳인데요. 이 가운데 80곳 이상이 지난 두 달 새 장악한 곳입니다.
진행자) 그와 함께 아프간의 안보와 장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군과 나토 동맹군이 아프간에서 철수를 완료한 이후, 탈레반을 비롯한 테러 조직이 빠르게 다시 결집해 아프간을 혼란 속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밀러 사령관도 카불에서 기자들에게, 철군 후 탈레반이 무력으로 아프간 장악을 노릴 수 있다며 아프간이 내전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에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아프간에서 철군하더라도 아프간 정부에 대한 지원과 협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위원회 의장 등 아프간 지도자들과 면담하고 미국과 아프간의 파트너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프간에 대한 지원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 걸까요?
기자) 아프간 보안군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비롯한 경제적 지원과 정치적 지원 등입니다. 하지만 철군이 완료된 후에는 아프간 보안군과 함께 공습 등 직접적인 군사작전을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군 사령관이 2주 전, VOA에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아프간 영토 밖에서 아프간 보안군에 대한 나토의 훈련 지원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일부 미군 병력이 잔류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AP 통신이 최근, 미군 병력 약 650명이 아프간 주재 대사관 보호 등의 임무를 위해 잔류하고, 또 카불 공항 보안 임무를 터키에 넘기기 전까지 일부 추가 병력을 임시 잔류시킬 것이라고 전한 바 있는데요.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숫자나 내용은 확인하지 않고, 다만 아프간의 상황은 매우 가변적이기 때문에 “우리의 해양경비대가 있는 다른 나라처럼 대우받지는 않을 것”이라고만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전 세계 100여 개국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에 합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최로 6월30일과 7월 1일, 이틀간 전 세계 각국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논의했는데요. OECD는 1일 회의를 마치면서, 130개국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우선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라는 게 뭔지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란 각 나라가 설정할 수 있는 법인세의 하한선을 말합니다. 현재는 나라마다 법인, 즉 기업에 매기는 세금율이 다 다른데요. 국경을 초월해 하한선을 정하자는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하한선을 통일하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나라마다 법인세가 다르다 보니,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하는 많은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세금을 덜 내려고, 법인세가 더 싼 나라를 찾아다니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기업은 세율이 낮은 지역에 유령회사를 만들어 탈세도 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점점 더 많은 나라가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내리면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하한선을 15%로 하기로 합의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는데요. 지난달 초, 영국 런던에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15% 합의를 전격 도출했고요. 이어 영국 콘월에서 만난 G7 정상들도 이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OECD가 전 세계 130개국도 15%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건데요. 이들 130개국은 전 세계 GDP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130개국이 다 OECD 회원국은 아닌 거죠?
기자) 아닙니다. OECD 회원국은 현재 38개국이고요. 중국, 인도 등 100여 개국과 협력 파트너로서,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는데요. 이번 회의에는 회원국 외에 이들 협력국까지 총 139개국이 참가했습니다. OECD는 이번 합의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천50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15% 세율에 동의했습니까?
기자) 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합류하기까지 적지 않은 난항이 있었던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중국도 최종적으로 합의안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서명하지 않은 나라는 어떤 나라들이 있을까요?
기자) 아일랜드와 에스토니아, 페루,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케냐등 9개국으로 그동안 낮은 법인세율로 상대적으로 이익을 봤던 나라들입니다.
진행자) 아일랜드나 에스토니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EU 회원국 가운데서는 헝가리까지 3개국이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아일랜드의 경우, 현재 법인세율이 12.5%를 적용하고 있는데요.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15% 최저 법인세율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다른 지원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제 앞으로 남은 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다음 주 이탈리아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데요. 여기서도 같은 합의안이 나올 경우, OECD는 2023년 시행을 목표로, 오는 10월까지 기술적인 세부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합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적극 추진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성명을 내고 환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 자리를 잡음에 따라 다국적 기업들은 이제 더 이상 정당한 세금을 피하려고 다른 곳을 찾을 수 없게 됐다며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도쿄올림픽에 관중을 허용하는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이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네. 스가 총리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올림픽을 관중 없이 치를 수도 있다고 1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도쿄올림픽 개막이 얼마 안 남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23일에 시작합니다. 스가 총리는 1일 기자들에게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치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에도 말했다”라며 “어떤 경우든 일본인들의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행동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올림픽에서 관중을 일부 허용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만 명 상한으로 경기장 관중 수용 능력의 50%까지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관중은 내국인만 허용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무관중 방안이 다시 언급되는 건 일본 내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수도권인 도쿄도를 중심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일본 내 10개 현에 준-비상상황에 해당하는 ‘만연방지 및 중점조처’가 적용되고 있는데요. 이 조처에 따라 식당은 저녁 7시 이후로는 술을 팔 수 없고요. 8시에 문을 닫는 등 사업체 운영에 큰 제한이 있습니다.
진행자) 일부 지역에서 이 조처를 연장할 것이라는 말도 있었죠?
기자) 네. 일본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앙 정부가 도쿄도와 주변 지역인 치바, 사이타마, 가나가와현 등에 내린 ‘만연방지 및 중점조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일 보도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허용 관중 수를 5천 명 상한에 경기장 관중 수용 능력의 50%로 하향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올림픽이 23일 시작이라면 외국 선수단이 벌써 일본에 들어가고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선수단이 속속 입국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최근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우간다 선수단 가운데 1명이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에서는 ‘디지털 코로나 증명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군요?
기자) 네.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이 증명서가 있으면 EU 역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증명서는 코로나 백신을 맞았거나, 최근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거나, 코로나 감염에서 회복돼 항체를 가진 EU 시민과 거주자에게 발급하는 문서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다시 경고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 지역 책임자는 “유럽 지역에서 지난 10주에 걸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 감소세가 끝나고 다시 감염자가 늘고 있다”라면서 “사람들이 규율을 잘 지키고 통제력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유럽 지역에서 새로운 유행이 있을 것이다”라고 1일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로이터와 AP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