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인도태평양, 특히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프랑스 외무장관이 밝혔습니다. 영국 항공모함 타격전단은 미국, 일본, 호주와 4개국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14일 “우리의 시선은 인도태평양, 특히 중국에 고정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 드리앙 장관] “Our eyes are fixed on Indo Pacific, and in particular on China. And rightly so, rightly so, because the Indo Pacific has become a central key region for the various violence in the world, both in terms of its tensions and its potential crises.”
드리앙 장관은 이날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주미 프랑스대사관에서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인도태평양이 세계의 다양한 분쟁의 핵심 지역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드리앙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특정 국가들을 겨냥한 동맹관계가 아니고 무게 중심이 인도태평양에 있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인도태평양 역내에 걸린 중대한 정치 안보 이익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드리앙 장관 “인도태평양에 시선 고정…독재주의 부상 따른 대응력 확대”
그러면서 대서양 연안 국가들은 향후 독재주의 부상에 맞서 민주주의적 대응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드리앙 장관은 다만 이 같은 접근법이 중국과의 대치에 기초한 것은 아니라며, 미국과 유럽은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가치 수호 노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나토는 대서양 중심의 안보 동맹이긴 하지만 중국의 군사적 위협으로 인해 유럽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을 방관하겠다는 의미 또한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인권문제와 연계…유엔 인권이사회 역할 재조명”
드리앙 장관은 최근 위구르 소수민족 탄압에 대한 유럽연합의 제재를 대표적 사례로 들며, 이는 1989년 텐안먼 학살에 따른 제재 이후 처음 적용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역내 인권 문제와 관련해 유럽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역할을 재조명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드리앙 장관은 유럽의 접근법이 미국과 완벽히 일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인도태평양 정책과 관련해 유럽의 주권보호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드리앙 장관은 이 같은 유럽의 야심은 스스로 선택하고 자체적으로 역사를 써 나가며 다른 국가의 역사에 복속되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 드리앙 장관] “It is an ambition that aims to maintain our capacity to make our own choices, to continue to be the only authors of our own history and to refuse to become the simple subjects and others histories. In short, to remain free.”
이같은 드리앙 장관의 발언은 최근 프랑스와 영국 해군의 인도태평양 역내 관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나왔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프랑스 공군은 인도태평양 히캄 공군기지에서 미 공군 F-22 랩터와 프랑스 공군 라팔 전투기 간 상호 운용을 위한 연합 공중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영국 항모전단, 미-일-호주 해군과 연합훈련 실시
지난 5월 인도태평양을 향해 출항한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호 항공모함 타격전단도 향후 인도, 싱가포르, 일본, 한국에 기항하며, 각국 군대와 상호운용성 강화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방위성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호 항공모함 타격전단과 미국, 일본, 호주군이 아덴만에서 4개국 해적소탕 연합훈련을 진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이번 훈련은 퀸 엘리자베스호 항공모함 타격전단이 인도태평양을 향해 출항한 이래 일본 자위대와 실시한 첫 훈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영국의 항공모함 타격전단과 훈련을 예정하고 있다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영, 항모작전-해양투사력 기본의향서 1년 연장 합의
한편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과의 회담 뒤 발표한 성명에서 “양국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내 전략적 경쟁에 따른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회담을 통해 양국 간 항모작전과 해양 투사력에 관해 체결한 기본의향서 내용을 1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본의향서는 지난 2012년 1월 서명한 것으로, 이에 따라 현재 미 해병대의 F-35 편대가 영국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은 나토의 인도태평양 관여 확대가 잠재적으로 한반도 안보 셈법과도 밀접하게 연계된 사안이라고 지적합니다.
앞서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4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민주주의 국가들 간 상호운용성 강화는 유사시 유엔군사령부 관점에서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홈즈 교수 “대북 억제력 향상 측면에서도 한국 참여 확대 필요”
제임스 홈즈 미 해군지휘참모대학 교수는 14일 VOA에 개인의견을 전제로 미-영 간 기본의향서 1년 연장 합의와 관련해 여전히 임시적 조치로 머무르고 있는 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역내 적성국에 대한 억제력을 효과적으로 발신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협력 관계를 임시적인 아닌 항구적인 것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홈즈 교수는 유럽국가들의 역내 역할 확대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쿼드 국가나 나토 뿐 아니라 한국 등도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홈즈 교수 VOA 서면질의 답변] “We should strive to come as close to a genuinely multinational navy as possible, bringing together not just the Quad and NATO powers but also South Korea and whatever other friendly, capable powers we can get. Convince China, North Korea, and Russia we will stand together and we may not have to fight.”
홈즈 교수는 가치를 공유한 나라들 간에 상호운용성 훈련이 확대될수록 중국, 북한, 러시아의 도발을 단념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