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텍사스, 임신 6주 중절 금지…미국 백신 접종률 증가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하원의원들이 임신 6주 이후 중절 금지 법안을 토론하고 있다.(자료사진)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하원의원들이 임신 6주 이후 중절 금지 법안을 토론하고 있다.(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텍사스주에서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일명 ‘심장박동법(Heartbeat Bill)’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에서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신규 접종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어서, 미국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인 4명 등 8명을 살해한 용의자에 대해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겠다고 재차 확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남부 텍사스주에서 임신 중절을 크게 제한하는 법이 시행에 들어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임신 6주부터 낙태 시술을 금지하는 텍사스주의 새로운 임신 중절법이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여성의 선택권을 지지하는 낙태 옹호 단체들이 주법의 시행을 막아달라며 연방 대법원에 긴급청원을 냈는데요. 하지만 대법원이 여기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예정대로 효력이 발효된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법을 시행하는데 법적 논쟁은 없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긴급 청원은 현재 보류 상태로, 조만간 대법원이 청원을 기각할지, 받아들일지에 대해 결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낙태법의 합법성을 따지는 소송은 계속 진행될 전망인데요. 그러니까 법적 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시행에 먼저 들어가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법이 제정될 때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고요?

기자) 네. 임신 6주 이후부터 임신 중절을 금지하고 여기에 예외 사항도 거의 두지 않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낙태법이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19일, 텍사스 주 의회를 통과한 법안을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서명할 당시에도 전국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진행자) 임신 6주라고 하면 대다수의 여성은 자신이 임신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초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입덧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다 보니 너무 이른 시점이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6주부터 태아의 심장 박동 소리를 판명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생명으로 간주해 낙태를 금지한 건데요. 그래서 이 법을 ‘심장박동법(Heartbeat Bill)’이라고 부릅니다.

진행자) 낙태에 예외를 거의 두지 않는다는 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의학적으로 긴급한 상황이라고 인정받지 않는 이상 낙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에도 6주가 지나면 낙태를 하지 못하는 건데요. 그러니까 사실상 거의 모든 낙태가 금지된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5월 법안에 서명하면서 중절 시술 때문에 매년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생명권을 잃고 있다며, 새 법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주에서는 보통 낙태 금지 시점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요?

기자) 임신 22주~24주 이후에 낙태를 보통 금지하고 있습니다. 낙태 옹호 단체들은 텍사스에서 현재 시행되는 임신 중절 시술의 85~90%가 임신한 지 6주가 지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법이 시행되면 텍사스 내 많은 낙태 시설이 문을 닫게 될것이라며 대법원이 해당 법의 시행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었습니다.

진행자) 심장박동법에는 다른 주의 낙태법에서 볼 수 없는 점이 또 있다고요?

기자) 네. 임신 6주 후 낙태 시술을 하는 의료진뿐 아니라 낙태에 조력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반 개인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는데요. 불법 낙태 소송에서 승리하면 1만 달러의 보상금도 지급됩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에서 이렇게 엄격한 낙태법이 나오게 된 게 몇십 년 만에 처음이라고요?

기자) 네. 임신 중절을 사실상 합법화한 판례라고 할 수 있는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 이후 처음입니다. 미국은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주에서 임산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가 불법이었습니다. 하지만 1973년, 연방 대법원은 7대2로 낙태 금지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태아가 어머니 자궁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 그러니까 임신 6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임신한 여성이 어떤 이유로든 임신 상태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스스로 내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한 겁니다. 당시 소송을 제기한 여성의 가명과 검사의 이름을 따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 판결 이후 낙태 문제는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쟁거리가 됐다고요?

기자) 네. 보수 진영에서는 태아도 생명이라는 이유로 낙태를 반대하고요.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낙태는 여성의 권리라고 주장하며 낙태 허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텍사스주의 경우 주지사도 공화당 소속이고 주 의회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서 이렇게 낙태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법이 나오게 된 겁니다.

진행자) 현재 연방 대법원에 올라가 있는 낙태 관련법이 하나 있다고요?

기자) 네. 대법원이 오는 10월에 시작되는 새 회기에 미시시피주의 임신 중절법을 다룰 예정입니다. 미시시피주는 임신 15주 이후로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1심과 2심에선 해당 법률이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왔고요. 이에 미시시피주 정부 측이 불복하면서 대법원에까지 오르게 된 겁니다. 현재 대법원이 6대3으로 확실한 보수 우위인 상황에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는 판결이 나오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플로리다주 노스마이애미의 초등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의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조정관이 31일 밝힌 내용인데요. 지난 7월 중순, 백신 접종이 일일 평균 50만 건이었던 것이 지금은 90만 건까지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건데 이유가 뭘까요?

기자) 자이언츠 조정관은 백신 접종 의무화 조처가 확대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백신 의무화가 접종률을 견인했다”며 팬데믹 종식을 앞당기기 위해 의료기관과 교육구, 대학을 비롯해 더 많은 사업체와 고용주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률이 특히 많이 오른 지역이 있나요?

기자) 델타 변이로 큰 타격을 입은 주들에서 접종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로 미 남부 지역이 여기에 해당되는데요. 이들 지역은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 7월부터 앨라배마와 플로리다, 미시시피주에서 백신 접종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신을 맞는 사람은 이렇게 늘고 있는데 확진자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확진자들이 위험한 수준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보건 당국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에선 현재 12세 이상 청소년에 대한 화이자 백신 긴급 승인만 나온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12살 미만 어린이는 아직 백신을 맞을 수 없는데요. 게다가 가을 새 학기, 대면 수업 재개와 맞물리면서 어린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수치로 보면 얼마나 늘어난 겁니까?

기자) 지난 한 주 20만 명이 훨씬 넘는 어린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미국 소아과학회(AAP)가 31일 밝혔습니다. 전달과 비교하면 5배나 늘어난 건데요. 학회 측은 12살 이상 자녀에겐 꼭 백신을 맞출 것을 학부모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어린이 확진자를 줄이기 위해 보건 당국은 어떤 제안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로셸 월런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역시, 개학하기 전에 12살 이상의 자녀에게 백신을 맞추는 것은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학생과 교사, 방문자 등 학교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마스크를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린이 외에 임산부가 코로나 백신을 맞아도 되는지도 관심거리거든요?

진행자) CDC는 임신부, 모유 수유 중인 사람, 현재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 장래에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백신을 맞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CDC는 최근 코로나 백신이 임산부에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코로나에 감염된 임산부와 아기에게서 부정적인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따라서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 백신을 맞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7월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법정에 출두한 총기난사범 로버트 에런 롱.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 용의자에 대한 두 번째 재판 절차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검찰이 8월 30일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 씨를 살해와 가중 폭행, 국내 테러 등의 혐의로 기소했는데요. 검찰은 롱 씨에게 사형을 구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진행자) 롱 씨가 어떤 사건을 일으켰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기자) 네, 롱 씨는 지난 3월 16일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 업소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을 살해하고 5명에게 부상을 입힌 뒤 애틀랜타에 있는 두 곳의 스파숍에서 또다시 총을 난사해 4명을 추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사망자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였고, 특히 4명은 한인이어서 미국 내 한인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진행자) 롱 씨에 대한 이날 재판이 두 번째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롱 씨는 지난달 27일 체로키 카운티에서 저지른 범행에 대해서 검찰 측과의 형량 협상을 통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추가로 3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진행자) 앞선 재판과 이번 재판에서의 차이점은 뭐죠?

기자) 풀턴 카운티 검찰이 체로키 카운티 검찰과 달리 롱 씨에게 ‘혐오 범죄’ 혐의를 추가했다는 점입니다. 패니 윌리스 풀턴 카운티 검사가 주목한 부분은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에서 나온 사망자 4명이 모두 한인 여성이었다는 점인데요. 윌리스 검사는 자신은 이번 범죄가 성별과 인종에 따른 편견에 근거한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체로키 카운티 법원은 롱 씨에 대한 혐오 범죄를 인정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체로키 카운티 검찰청의 섀넌 월러스 검사는 앞선 재판에서 수사 결과 롱 씨가 아시아계나 특정 인종을 혐오한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체로키 카운티에서 나온 희생자들 가운데 2명은 아시아계가 아니었고, 한 명은 남성이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롱 씨는 체로키 카운티 검사 측과의 형량 협상을 통해 사형을 면했는데요. 이번 재판에서도 양측이 형량 협상을 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기자) 윌리스 검사는 롱 씨의 변호인 측이 형량 협상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에게도 접촉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도 자신은 계속해서 사형 구형을 유지할 것이고 이 같은 결정에 대해서 유가족이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풀턴 카운티 검찰 측이 지적한 ‘혐오 범죄’ 혐의 적용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조지아주 혐오 범죄 법은 인종이나 종교, 출신 국가, 성별, 성적 지향에 근거해 저지른 범죄에 대해 가중 처벌하고 있습니다. 다만, 혐오 범죄 법은 단독 범죄를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른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때 형량을 높이는 가중처벌 방식인데요. 혐오 범죄를 적용하려면 피해자가 그들의 인종이나 출신과 같은 배경으로 인해 범죄의 표적이 됐다는 점을 검찰 측이 분명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번 재판의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죠?

기자) 재판부는 오는 9월 28일 공판을 다시 개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스 검사장은 이번 재판은 매우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며 유가족은 이날 재판이 긴 여정의 시작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