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의 진전으로 오는 11월부터 일상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두 달 넘게 네자릿 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전 국민의 7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인 오는 11월부터 방역체계 전환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예방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전파 차단 효과와 위중증과 치명률 감소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손영래 반장] “10월 말이 되면 저희가 전 국민의 70%가 완전 접종하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마 이렇게 완전접종을 하게 되고 2주간의 기간이 경과된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이런 단계적 일상 방안들을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기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손 반장은 신종 코로나와의 공존을 의미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의 정책 전환은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손 반장은 “위드 코로나라고 표현한 개념이 거리두기를 급격하게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개념으로 진행되긴 어렵다”며 “신종 코로나 자체가 사람 간 접촉을 통해 감염되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유행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정책 전환을 결정하는 데 추후 방역 상황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손 반장은 “예방접종을 통한 전파 차단 효과와 위중증 감소 효과가 본격화하는 것과 맞물리면서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적용하기 시작한다는 판단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9월 방역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방역당국은 8일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가 2천5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일주일 만에 또 다시 2천명대로 올라선 겁니다.
이로써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64일째 네자릿 수를 기록하며 4차 대유행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가 1천500명 가까이 나오면서 일주일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그 비중도 전체의 70%를 넘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확산세가 거세질 경우 자칫 지난 여름휴가철처럼 오는 19일부터 나흘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기간 인구 이동선을 타고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감염 전파가 일어나고 다시 수도권으로 유행이 번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입니다.
[녹취: 박향 반장] “수도권의 경우 유행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동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수도권 주민들께서 또 큰 규모로 유행이 확산되고 있고, 언제 또 어디서든지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걸 인지해주셔서 각별한 주의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리겠습니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 간 한국 내에서 주요 4종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3천9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이미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형 변이가 3천70명으로 99.3%를 차지했습니다.
이와 함께 멕시코와 미국, 콜럼비아에서 최근 한국에 들어온 입국자 3명이 ‘뮤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뮤 변이는 지난 1월 콜롬비아에서 처음 보고된 뒤 남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발견된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로, 한국 방역 당국은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현재 기존 주요 4종 변이를 ‘우려 변이’로, 뮤 변이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의 ‘관심 변이’로 분류해 놓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민들은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전환에 대한 열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웹과 모바일을 통해 조사한 결과 ‘위드 코로나’ 전환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73.3%로 과반을 훨씬 넘었습니다.
1년 8개월 가까이 지속돼 온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일상 생활의 불편함과 경제적 타격이 누적된 데 따른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