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9월 셋째 주 금요일은 미군 전쟁포로와 실종자를 기리는 날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한국전쟁 등 해외 전쟁에서 실종되거나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미군에 대한 수색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9월 17일을 ‘국가 전쟁포로.실종자 인식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이런 내용의 성명에서 “국가 전쟁포로.실종자 인식의 날에 우리는 그들과 그들의 가족에게 진 빚을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On National POW/MIA Recognition Day, we remember the debt we owe to them and to their families. We pay tribute to our former prisoners of war and recommit to the difficult but essential task of seeking out answers for the families of those still missing. We will always remember and honor our Nation’s prisoners of war and those still missing in action, and keep faith with our promise as a Nation to bring all of our heroes home.”
바이든 대통령은 또 “포로로 잡혔던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여전히 실종된 이들의 가족을 위한 답을 찾는, 어렵지만 필수적인 임무를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쟁에서 실종된 미군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작업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My Administration is committed to recovering and identifying Americans missing from prior conflicts. Our efforts are global, and we are thankful for the continued cooperation of all partner nations who advance these humanitarian efforts on behalf of American families. “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행정부는 전쟁에서 실종된 미국인을 찾고 신원을 확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의 노력은 전 세계적이며 미국 가족을 대신해 이런 인도주의적 노력을 진전시키는 모든 파트너 국가들의 지속적인 협력에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해외 전쟁에서 실종되거나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우리 군인에 대한 수색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The United States will never abandon the search for our service members missing and unaccounted for in overseas wars. They will never be forgotten.”
전쟁포로.실종자 인식의 날은 1979년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의 서명으로 지정됐고, 이에 따라 미국 대통령은 매년 9월 셋째 주 금요일을 이날로 선포합니다.
미 의원들도 전쟁포로.실종자 인식의 날을 기념하며 실종 미군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작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아이다호 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마이크 크라포 상원의원은 14일 본회의 연설에서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베트남전과 냉전, 걸프전 등에서 여전히 실종 상태로 남아 있는 미군은 8만1천600 명 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크라포 의원] “Mr. President, in honor of the observation of National POW/MIA Recognition Day this September 17, 2021, I join in raising awareness about the more than 81,600 Americans the 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 DPAA, reports remain missing from World War II, the Korean war, the Vietnam war, the Cold war, the gulf wars, and other conflicts.”
크라포 의원은 DPAA에 따르면 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의 75%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고, 이 가운데 4만1천여 명이 바다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실종 미군 유해 송환과 신원 확인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DPAA는 올 들어 100명 이상 미군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DPAA의 이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미군 유해 발굴작업에 필요한 기록 접근과 관련해, 절차의 효율성을 높이는 조치를 담은 ‘우리의 영웅을 집으로 데려오는 법안’을 재발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DPAA에 따르면 한국전쟁 참전 미군의 경우 1982년부터 지난 6월 15일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600 명이며, 7천556 명은 여전히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실종된 미군은 약 7만9천 명이었고, 이 중 여전히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미군은 7만2천 명입니다.
베트남전 참전 미군의 경우 여전히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전사자는 1천500 명 이상이고, 냉전 시기 옛 소련과, 중국,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 임무에 참여했던 미군 중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미군은 126 명입니다.
특히 한국전 실종 미군의 경우 대부분인 5천300여 명이 북한 지역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DPAA는 북한이 2018년 송환한 55개 상자에 담긴 유해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이 가운데 인천상륙작전 등 여러 전투에서 공을 세우고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하비 스톰스 소령의 신원이 확인돼 지난 7월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됐습니다.
2018년 북한이 넘긴 상자에서는 또 군종 신부로 참전했다 전사한 ‘한국전의 예수’ 로 불리는 에밀 카폰 신부의 신원이 지난 3월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DPAA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1994년 사이 한국전 참전 전사자의 유해가 담긴 208개 상자를 송환했고, 국방부 소속 과학자들은 이 상자에 최대 400명의 유해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1996년 7월부터 2005년 5월까지 북한에서 유해 공동 발굴작업을 총 33차례 실시해 220 구의 유해를 회수했습니다.
하지만 2005년 5월 25일 미국은 안전상 이유로 북한에서의 공동 발굴작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DPAA는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8월 켈리 맥키그 DPAA 국장은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DPAA가 미-북 비핵화 협상에 관계없이 북한과 직접 미군 유해 관련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북한은 2019년 3월을 마지막으로 DPAA와의 소통을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맥키그 국장] “We will be at the ready to pursue that opportunity as we have. And whether that's research, whether that's field investigations or field recoveries, it's something that we continue to look for and pursue whenever those opportunities present themselves.”
맥키그 국장은 DPAA는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과 관련해 “언제든지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다”며 “연구든 현장 조사 혹은 현장 발굴이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이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박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도 같은 행사에서 미국은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발굴 문제를 비롯해 북한과 어떤 사안이든 ‘언제 어디서든 전제조건 없이’ 만나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