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한국의 북한 인권 운동가가 미국을 방문해 북한의 인권 박해 상황을 알리는 `북한 홀로코스트 박물관' 설립을 호소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28일 미국 수도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옆 잔디밭에서 한인 기독교인들이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워싱턴 디씨 통일광장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2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에 모이는 기도회에서는 한인 교계와 미 주류사회에 북한 정권의 인권과 종교 박해 상황을 알리는 전시물도 배포하고 있습니다.
이날 야외집회에는 한국에서 온 지현아 작가가 초청돼 한인 교인들에게 탈북 동기와 북한에서 당한 고문, 강제낙태 등 북한의 인권 상황과 기독교 박해에 대한 경험을 소개했습니다.
2007년 한국에 입국한 지현아 작가는 북한의 ‘고난의 행군’ 당시 탈북해 세 차례 북송됐습니다. 중국에 강제로 팔려가 임신됐고 북송 후 마취없이 강제낙태를 당하는 등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습니다.
지 작가는 북송 후 보위부에 끌려가 낙태수술을 받았던 상황을 설명하며, 당시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을 부정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에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기도회 모임에 세 번째 참가한다는 한국계 미국인 듀이 김 목사는 지현아 작가의 증언에 대한 소감을 나눴습니다.
[녹취: 듀이 김 목사]”We would have asked the same question in that kind of moment. But she shared how God spoke to her, that, you know the pain..”
우리도 고통스러운 순간에 하나님이 없다고 질문하는데 강제 낙태 당하는 상황에서 “내가 너의 고통을 알고 있고, 이것이 내가 내 아들을 십자가에서 죽게했을 때 느꼈던 고통이다” 라는 메시지를 들었다는 지 작가의 말은 감동이 컸다며, 큰 위로와 믿음을 갖게 한다고 말합니다.
일주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지현아 작가는 29일 저녁 미 동부 버지니아 인근 한인 교회에서 열린 행사에서 ‘에스더의 마음’이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이어나갔습니다.
기독교 성전인 성경의 구약서 중 에스더서 7장으로 노래를 지었다는 지현아 작가.
[녹취: 지현아 작가] “나와 내 민족이, 팔려서 죽임과 도륙함과 진멸함을 당하게 되었어요. 왕이여, 왕이여, 이 나라 살려주소서.. 왕이여, 왕이여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성경 속 인물인 에스더 왕후는 자기 민족을 보호하기 위해 전쟁의 여인으로 변모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지 작가는 그러면서 북한 내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녹취: 지현아 작가] “계속 태양신(김 씨 정권)은 그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죽이는데요. 아무리 죽여도 죽여도 죽여도 우물처럼 샘솟습니다. 순한 양같이 그냥 머리를 들이밀며 한 명 오늘 죽이면 내일 두 명이 생깁니다. 두 명을 죽이면 내일 모레는 네 명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 땅에 슬픔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승리가 그 가운데 있습니다…”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한국을 위해 목숨 걸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하는 지 작가는 탈북민의 간증을 듣는 일은 유익한 일이며 북한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진 지 작가의 메시지가 끝나자 이날 모인 한인들은 북한의 복음통일, 북한의 무력 도발 중단 등 여러 주제를 놓고 30여분 간 기도를 이어갔습니다.
[현장 녹취: 기도 소리]
지현아 작가는 VOA에 미국 방문 목적에 대해 한인들에게 한반도 복음통일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것 외에도 한국에서 시작한 ‘북한 홀로코스트 박물관’ 설립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지현아 작가] “홀로코스트라는 것이 사실은 유대인 학살에 해당이 되는 건데 유대인 학살만큼 북한 인권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고 또 같은 선상에 놓여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홀로코스트라는 이름을 넣어서 심각성을 알리는데 부각을 하려고 했던 거고요. 히틀러는 반인륜적인 자로 취급을 하는데 북한 주민들의 가해자인 김정은, 김정일, 김일성에 대해서는 굉장히 호의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그런 부분을 북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이라는 이름을 담아서 미국에도 알리고 세계에 알리는데 집중하고자..”
‘북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고발하는 창구로서 관련 증거와 자료를 모아 국제사회에 고발할 목적으로 지난 4월 사진전시회로 열렸습니다.
당시 전시는 탈북민 신동혁 씨의 저서 ’14호 수용소 탈출’과 탈북민들의 증언을 그림으로 재현해 북한의 인권에 대한 참상을 보여주며 탈북민 사회와 한국사회에서 호응을 얻었습니다.
북한 홀로코스트 박물관 홍보 영상에 참여한 한국의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은 북한 인권 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녹취: 지성호 의원 ]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했던 (북한인권박물관) 사업도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인권박물관에 대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그 계획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는 소중한 것이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알아야 할 일이며 자라나는 세대들이 박물관에서 북한의 주민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아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보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 작가는 이 역사적인 기록과 유물을 보관해 후손을 교육하고 대중에 소개하는 북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일반 박물관과 다른 예외적인 면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녹취: 지현아 작가] “우리는 없습니다. 그것이 핵심입니다.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세워진 박물관을 보고 더 강력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폐쇄국가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박해 장면이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아있는 경우는 찾기 어렵지만 증인인 탈북민들의 증언을 근거로 제작된 그림에 주목해 달라고 말합니다.
기록물로 보관된 그림은 만삭이 된 임산부의 배 위에 판자를 올려놓고 그 위를 뛰는 장면 아래 고통스러워 하는 여성, 각종 고문 형태, 정치범 수용소 내부 구조 등이 담긴 60여점으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과 박해 내용이 담겼습니다.
탈북민 피해자들의 증언 영상 기록과 자서전도 포함하며 정치범 수용소 위성사진 등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북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자문위원인 조평세 박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에 의한 6백만여 명 유대인 학살을 상징하는 ‘홀로코스트’를 북한인권박물관의 이름으로 내건 또 다른 이유를 설명합니다.
[녹취: 조평세 박사] “유대인들의 관심을 얻고 싶어서예요. 지금도 유대인들과 이스라엘의 멸망을 꿈꾸는 주변국들의 테러조직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테러조직들과 북한과 커넥션이 뚜렷히 드러나고 있어요. 테러조직원들이 북한에서 훈련을 받거나 북한에서 실제로 훈련을 시키거나 무기에 대해서는 이미 증명이 되어 있습니다. 많은 무기들을 미사일 이런 것들을 이스라엘 주변에 있는 조직들에게 지원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가장 최근에 드러난 사실은 이스라엘 내부의 테러범(헤즈볼라)들이 들어가는 지하터널을 뚫는 기술을 북한에서 전수해줬다는 것이 최근에 드러났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이스라엘 사람들 유대인들이 북한의 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를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워싱턴 지역의 몇 개 단체, 인권 문제 전문가들과 면담을 나눴으며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는 조 박사는 이들과 협력관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그 의미를 강조합니다.
[녹취: 조평세 박사] “미국의 유대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각 도시마다 있잖아요. 그리고 그걸 통해서 다시는 그러한 참혹한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계속해서 젊은 세대에게 알리고 다른 도시에서 오는 사람들 관광객들에게 계속 알리는 그런 것처럼 우리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행들도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10여 년 전부터 한국 기독교인들이 북한 선교와 한반도 복음 통일을 주제로 진행하고 있는 ‘에스더 기도 운동’의 강사로 메시지를 전해 온 지현아 작가는 ‘에스더’라는 영어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지 작가는 성경 속 에스더의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라며 북한 정권의 압제에서 고통 받는 2천 500만 민족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녹취: 지현아 작가] “내 민족을 달라고 하는 (에스더의) 간구가, 정말 저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큰 의미입니다. 이것만은 정말 기억하고 북한을 가족으로 품고, 우리의 가족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애통함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면 북한이 반드시 회복된다는 것을 꼭 알아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VOA뉴스 장양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