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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연내 화상회담...미-러 '이란 핵합의 복원' 논의


지난 2012년 조 바이든(오른쪽) 당시 미국 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시진핑 당시 중국 부주석과 환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2년 조 바이든(오른쪽) 당시 미국 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시진핑 당시 중국 부주석과 환담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안에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미국이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아들이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미국과 중국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이 올해 안에 열릴 거라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에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6일 밝혔습니다. 현재 두 나라는 무역과 타이완 문제, 소수민족 인권 탄압 등 여러 분야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비록 화상이긴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이뤄질 미-중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6일) 기자 브리핑에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에 관한 질문에 “화상 회담을 언제, 어떤 형태로 진행할지 세부 사항을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스위스에서도 양국 간에 고위급 접촉이 있었죠?

기자) 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6일, 스위스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나라가 정상회담을 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이 고위급 회담 후에 나온 건데요. 두 사람은 이날 취리히의 한 호텔에서 6시간 동안 회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설리번 보좌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이 전에도 만난 적이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회동했었습니다. 당시는 미국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보좌관이, 중국 측에서는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제츠 정치국원이 수석 대표로 참석하는 ‘2 + 2 회담’이었습니다.

진행자) 당시 회담장 분위기가 상당히 격해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양측은 초반부터 설전을 벌이며 거세게 충돌했는데요. 특히 당시 양제츠 정치국원은 언론 공개용 모두 발언 2분을 훌쩍 넘겨 15분 동안 미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놓았습니다. 이에 다시 블링컨 장관이 반박하고 나서면서 회의장 분위기는 극도로 경색됐고요. 양측은 결국 아무런 공동성명도 내놓지 못한 채 회의를 끝냈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7개월 만에 두 사람이 다시 접촉한 건데요. 이번 회의는 어땠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일단 고위급 회담 직후 양국 정상회담 소식이 나왔기 때문에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회의가 진행됐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하고 있는 행동과 홍콩, 신장, 타이완 문제 등을 거론했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래 중국과 진행한 가장 건설적이고 심도 있는 회담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쪽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7일 고위급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양측이 두 나라 관계는 물론 국제, 지역 문제 등 공통의 관심사에 관해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또 양 정치국원의 말을 인용해 두 나라가 충돌을 피하고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으며 중요한 문제에서는 정기적인 소통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중국 측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거군요?

기자) 네. 하지만 최근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무력 도발, 중국이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무역 합의 불이행 등으로 여전히 양국 간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어떤 정책을 택하고 있습니까?

기자) 역대 미국 정부의 오랜 대중국 정책 기조였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국교를 맺으면서 중국 정부가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했는데요. 하나의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타이완이 아니라 중국의 대표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신화통신은 이번 고위급 대화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 정부가 타이완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나요?

기자) 타이완과는 공식적인 외교 관계는 맺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우방이었던 구 중화민국, 즉 타이완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타이완 관계법’이라는 국내법을 제정해 방어용 무기 수출 등 제한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중국은 이 타이완 관계법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해친다며 반발해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타이완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일 기자들에게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자신과 시진핑 주석은 ‘타이완 합의’를 준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타이완 합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타이완 관계법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입니다.

진행자) 양국은 또 오랫동안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데요. 무역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여전히 큰 진전은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지난해 체결한 미-중 무역협정 1단계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타이 대표는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하는 게 목표는 아니지만, 미국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이용해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거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자료사진)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6일 전화 통화를 하고 이란 핵 합의 복원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일정 중 기자회견을 열고 라브로프 러시아 장관과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도 이란 핵 합의 당사국이죠?

기자) 맞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에, 독일까지 합류한 주요 6개국이 지난 2016년 이란과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른바 이란 핵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이 합의에서 탈퇴했고요. 현재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합의 복귀 가능성을 타진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기자회견에서는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러시아는 이란 핵 합의 복귀에 대해 상호 관심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라브로프 장관과 “현재 서로 서 있는 지점이 어딘지, 또 어느 방향으로 가길 원하는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란 외무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신임 외무장관이 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라브로프 장관을 만났습니다.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 통화는 두 사람의 회동 이후 이뤄진 겁니다.

진행자) 이란 외무장관은 모스크바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아미르압둘라히안 장관은 현재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곧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이 재개될 거라고 말했는데요.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은 지난 6월 중순 이란 대선으로 지도부가 교체된 이후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이야기도 들어보죠.

기자) 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제 사회는 미국이 핵 합의 의무 사항을 준수하고 이란, 그리고 이란과 교역하는 모든 상대국에 대한 ‘불법적인 규제(illegal restrictions)’를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라브로프 장관이 말한 불법적인 규제라는 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의미하는 걸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면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전면 복원하고 이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란의 주 자금줄인 원유 수출 통로를 막고미국의 개인, 기업, 기관과 이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조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에 대한 반발로 이란도 지금 이란 핵 합의 사항을 위반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농축 우라늄의 농도와 원심분리기, 중수 보유량 등을 순차적으로 올리면서 이란 핵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의 농축 우라늄 농도는 3.67%로 제한돼 있는데요. 이란은 이를 60%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전 필리핀 상원의원이 6일 대선 후보 등록 서류를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전 필리핀 상원의원이 6일 대선 후보 등록 서류를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내년에 치러질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누가 출마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도 출마를 선언했군요?

기자) 네. 마르코스 전 대통령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전 상원의원이 6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는데요. 이날(6일)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도 마쳤습니다.

진행자)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아버지는 독재자로 비난 받았죠?

기자) 네. 20여 년을 계엄령과 포고령을 통해 필리핀을 철권통치했습니다. 당시 필리핀 안에서는 반대파에 대한 탈법적인 살인과 고문이 횡행했는데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지난 1986년 군부가 지지하는 시민혁명으로 권좌에서 쫓겨났고요. 그 뒤 미국 하와이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지난 1989년에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들인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네. 올해 나이가 64세고요. 20대 때인 지난 1983년부터 86년까지 고향인 일로코스노르테주에서 주지사를 지냈습니다. 또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상원의원을 역임했는데요. 2016년에는 부통령 선거에 나가기도 했지만, 당선되지는 못했습니다. 마르코스 전 의원은 현재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은데요. 그의 가족은 특히 고향인 일로코스노르테 지역에서 여전히 강력한 지지기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름 화려한 경력을 쌓았는데, 아버지를 둘러싼 오명이 방해되지 않은 모양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는 아버지 집권 기간 자신이 너무 젊었기 때문에 당시 발생한 범죄에 본인은 책임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인권 단체들은 6일 독재자의 아들인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진행자)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 외에 지금까지 누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까?

기자) 네.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그리고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이 출마를 선언했고요. 인권 변호사이자 시민 운동가 출신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도 7일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파키아오 상원의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이죠?

기자) 네. 그는 세계 프로 권투를 평정한 전설적인 권투선수입니다. 파키아오 의원은 권투에서 은퇴한 뒤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이번에 결국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은 출마하지 않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필리핀 대통령은 임기가 6년 단임이라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나올 수 없습니다. 대신 딸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이 출마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사라 두테르테 시장은 대선 출마와 관련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두테르테 시장과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 측이 연합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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