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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원주민의 날' 맞아 한국전 참전 인디언 용사 재조명


1951년 1월 3일 미 육군 19보병연대 병사들이 적의 전선과 진지를 찾기 위해 서울에서 북쪽으로 약 10마일 떨어진 눈 덮인 산을 넘고 있다.
1951년 1월 3일 미 육군 19보병연대 병사들이 적의 전선과 진지를 찾기 위해 서울에서 북쪽으로 약 10마일 떨어진 눈 덮인 산을 넘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한국전쟁에서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 전사한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병사의 공로를 재조명했습니다. 미국은 1951년 이 병사의 용기와 희생을 치하해 최고 등급인 명예훈장을 수여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국방부가 ‘원주민의 날’인 11일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원주민 출신 미첼 레드 클라우드 상병의 공로를 재조명했습니다.

국방부는 매주 월요일 소식지를 통해 대통령이 군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등급의 명예훈장을 받은 병사 중 한 명을 선정해공로와 업적을 소개합니다.

국방부는 “미첼 레드 클라우드 상병은 대담함과 용기, 그리고 자기희생으로 명예훈장을 받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국 원주민 출신의 미첼 레드 클라우드 주니어 육군 상병.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국 원주민 출신의 미첼 레드 클라우드 주니어 육군 상병.

클라우드 상병은 1925년 위스콘신 주에서 원주민 호-청크족 집안의 맏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클라우드 상병은 당초 해병대 소속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전쟁이 끝난 뒤 제대했지만 한국전쟁이 터지자 육군으로 재입대했습니다.

1950년 한국전 당시 제24보병사단 제19보병연대 소속이었던 클라우드 상병은 북한 청천강 부근 123고지에서 전방에 매복해 적군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 해 11월 중대 지휘소 바로 앞 언덕 능선에 진을 치고 있던 클라우드 상병은 기습하려는 중공군을 포착해 즉시 자동소총으로 부대에 경보를 울렸고, 적군은 클라우드 상병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습니다.

클라우드 상병은 총에 맞아 쓰러졌지만 나무에 팔을 감아 다시 일어서 소총을 나무에 고정하고 계속해서 적을 향해 총을 발사했습니다. 그러나 총상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미 보훈부에 따르면 클라우드 상병은 당시 최소 8발의 총상을 입었습니다.

국방부는 당시 클라우드 상병이 소속 부대가 긴급히 적군의 공격에 대비해 방어선을 재편성하고 강화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충분히 벌어줬고, 결과적으로 동료 병사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전장에서 수습된 클라우드 상병의 유해는 한국의 유엔군 묘지에 묻혔다가 1955년 3월 고향인 위스콘신 주 데코라 묘지에 안장됐습니다.

1951년 4월 3일 미국 워싱턴 국방부 건물에서 고 미첼 레드 클라우드 주니어 육군 상병의 어머니인 릴리언 '넬리' 레드 클라우드 여사가 아들을 대신해서 명예 메달을 받았다.
1951년 4월 3일 미국 워싱턴 국방부 건물에서 고 미첼 레드 클라우드 주니어 육군 상병의 어머니인 릴리언 '넬리' 레드 클라우드 여사가 아들을 대신해서 명예 메달을 받았다.

미국은 1951년 4월 3일, 2차 세계대전에서 군을 지휘한 오마르 브래들리 장군을 통해 클라우드 상병을 대신해 그의 어머니에게 최고 등급의 명예훈장을 전달했습니다.

1956년 미 육군은 클라우드 상병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한국내 미군 기지 중 한 곳을 ‘캠프 레드 클라우드’로 명명했고, 이 명칭은 2018년 기지 철수 전까지 계속 사용됐습니다.

1999년 미 해군은 신규 취역한 왓슨급 수송함에 레드 클라우드 상병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미첼 레드 클라우드 주니어 상병을 기리기 위해 '레드 클라우드 함'으로 명명된 미 해군의 병참화물수송선.
미첼 레드 클라우드 주니어 상병을 기리기 위해 '레드 클라우드 함'으로 명명된 미 해군의 병참화물수송선.

이밖에도 미국은 다양한 군사 시설과 공원에 붙여진 이름을 통해 클라우드 상병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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