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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11세 코로나 백신 심의...러시아·동유럽 감염 확산 심각 


지난 4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의 듀스헬스에서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어린이 접종을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의 듀스헬스에서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어린이 접종을 위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11월 초에는 미국의 5~11세 어린이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백신 보급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감염이 급증해 재봉쇄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가 26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5~11세 어린이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권고 여부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화이자는 FDA에 제출한 자료에서 백신이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90.7%의 예방효과를 냈다고 보고했습니다. FDA도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5~11세 어린이에게 화이자 백신을 성인 접종량의 3분의 1 만큼 접종하는 것과 관련해 “위험보다 이득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FDA의 승인 권고가 나오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긴급사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24일, 화이자의 자료가 좋아 보인다며 11월 첫 주나 둘째 주에 어린이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백악관은 CDC의 긴급승인이 나면 며칠 내에 어린이들에게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이 나이 어린이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날을 수백만 명의 부모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승인이 떨어지면 우리는 팔에 백신을 놓을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자이언츠 조정관] “Kids have different needs than adults and our operational planning is geared to meet those specific needs, including by offering vaccinations in settings that parents and kids are familiar and trust.”

자이언츠 조정관은 “어린이들은 어른과는 또 다른 필요가 있으며, 우리의 활동 계획은 어린이들의 특별한 필요에 맞춰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와 어린이가 익숙하고 믿을 수 있는 환경에서 백신을 놓겠다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다섯 살에서 열한 살 어린이 2천800만 명 모두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습니다. 전국의 2만5천 개 이상의 소아과와 1차 진료 기관, 수만 개의 약국, 수백 개의 학교 내 진료소 등지에서 어린이 백신 접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화이자는 유럽의약품청과 캐나다 복지부에도 5세에서 11세 어린이 대상 코로나 백신 사용 승인 신청을 했으며, 현재 심의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도 25일 자사의 코로나 백신이 여섯 살에서 열한 살 어린이들에게 안전하면서도 강력한 면역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시험 잠정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모더나는 아직 미국과 유럽 등 보건당국에 긴급사용 신청은 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시노백 백신의 세 살 이상 접종을 승인했고, 칠레는 시노백 백신을 여섯 살에서 열두 살에게 접종하고 있습니다. 쿠바도 자체 개발한 백신 ‘소베라나 02’를 두 살에서 열 살 어린이들에게 접종하고 있습니다.

‘세계 인구 절반, 최소 1차례 백신 접종’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25일 기준으로 그 동안 전 세계에서 68억 7천만 회분의 백신이 접종됐습니다.

사이트는 전 세계 인구의 48.7%가 최소 한 차례 신종 코로나 백신을 맞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2천576만 회분의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저소득 국가들에서는 국민 3.1%만이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포르투갈로 87% 였으며, 아랍에미리트 86%, 아이슬란드 81%, 싱가포르와 스페인 80% 순이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자료를 분석해 코로나 백신 보급에 일찍 나선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각각 56%, 65%로 집계됐다며, 보급을 더 늦게 시작한 한국 (70%), 일본 (69%), 프랑스 (67%) 등 보다 접종률이 떨어진다고 보도했습니다.

가장 많은 백신을 접종한 나라는 중국으로 약 22억 회분이며, 2위는 인도 10억 회분, 3위는 미국 4억1천100만 회분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신 공유 프로그램인 코백스는 25일 현재 144개국에 3억7천800만 회분의 백신을 전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자체 집계했습니다.

북한은 WHO 동남아 사무국 산하 11개 나라 가운데 유일하게 코로나 백신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로, 지난 달에는 코백스 측이 배정한 중국산 백신 시노백 300만 회분을 다른 나라에 재배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북한에서 678명이 추가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며, 이 가운데 113명이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질병이나 호흡기 감염 증상을 보인 것으로 북한 당국이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은 사람은 모두 4만2천773명이며 이 가운데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이 여전히 한 명도 없다고 WHO는 전했습니다.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기차역에서 방역 요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소독을 하고 있다.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기차역에서 방역 요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소독을 하고 있다.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코로나 급속히 확산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는 25일 현재 2억 4천392만 명, 사망자는 495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미 존스홉킨스 대학교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는 미국으로, 누적 감염자는 4천548만 명, 누적 사망자는 7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다만, 미국 내 신규 감염자 수와 병원 입원률은 줄고 있습니다.

[녹취: 자이언츠 조정관] “Nationwide, cases and hospitalizations are down more than 50 percent since September.”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 대응 조정관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코로나 감염과 입원 비율이 9월과 비교해 50% 이상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25일 현재 미국에 이어 인도가 누적 감염자 3천418만 명, 누적 사망자 약 45만4천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한편,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돼 봉쇄 조치가 잇따라 취해졌습니다.

25일 러시아 신규 확진자 수는 3만7천930명으로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 전역이 10월 30일부터 11월 7일까지 유급 휴무에 들어간다며, 각 지방 정부가 상황에 따라 이를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푸틴 대통령] 러시아 어

푸틴 대통령은 20일 TV 연설에서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하며 “러시아 내 많은 지역에서 코로나 확산이 최근 크게 늘었다”며 “불행히도 국민들의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인구가 33%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루마니아는 25일부터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했고 학교가 2주간 방학에 들어갔으며, 우크라이나는 국가 비상사태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라트비아는 지난주 봉쇄령을 발령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24일 기준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에서 발생한 코로나 환자 수가 2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봉쇄 완화 조치들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접종률이 70% 이상인 지역들부터 부분적으로 방역 조치를 완화할 예정이며, 한국은 내달 1일부터 3단계에 걸쳐 일상을 회복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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