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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탈북민 쓰레기 미국 오물장 이동" 비난...미국 내 탈북민들 "미국은 인간다운 삶 돌려 준 진정한 조국"


탈북민 정광일 전 '노체인' 대표가 지난 2015년 12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주제 안보리 회의에서 증언했다.
탈북민 정광일 전 '노체인' 대표가 지난 2015년 12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인권' 주제 안보리 회의에서 증언했다.

북한 당국이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최근 워싱턴으로 옮긴 대북 정보 유입 단체와 탈북민들을 “쓰레기”, 미국을 “오물장”으로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 탈북민들은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 준 미국이 “진정한 조국”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미국 내 탈북민들의 반응을 들어 봤습니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통일신보’는 이번 주 최신호에서 최근 워싱턴으로 본부를 옮긴 한국 내 대북단체 ‘노체인’과 탈북민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통일신보'에 실린 칼럼.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통일신보'에 실린 칼럼.

이 매체는 ‘락엽(낙엽)이 주는 생각’이란 기명 칼럼을 통해 “향방 없는 바람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낙엽들이 미국으로 둥지를 옮긴다고 설치는 탈북자 쓰레기들을 연상시킨다”며 ‘노체인’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을 지적했습니다.

북한 15호 요덕관리소 수감자 출신인 정광일 노체인 한국지부장은 최근 VOA에, 문재인 정부의 대북전단금지법 압박으로 활동을 제대로 못 해 워싱턴으로 본부를 옮긴 사실을 밝혔습니다.

‘통일신보’는 “탈북자들이 키워주고 내세워준 고마운 품을 배신”하고 달아나 “민족 내부에 불화의 씨”를 뿌리고, 한국 국민의 “비난과 저주의 대상”이 돼 미국으로 쫓겨났다며 “인간 추물”, “쓰레기”란 막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인간 오물”, “인간 오작품”을 받아들이는 미국은 “쉬파리떼 모여드는 거대한 오물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광일 지부장은 15일 VOA에 이런 비난은 “탈북민을 범죄자로 매도해 한국인과 국제사회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라며, “김정은의 두려움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지부장] “우리가 미국으로 옮겨 가 북한에 외부 정보를 더 강하게 유입시키는 게 두려운 거예요. 북한 주민들이 깨우쳐지는 게 두려운 거예요. 반정부 세력이 키워지는 게 두려운 거예요. 그래서 이런 발악을 하는 겁니다.”

최근 미국 서부에서 대학을 졸업한 신의주 출신 김두현 씨도 북한 선전매체의 보도는 “탈북민들의 미국 내 인권활동이 북한 정권에 아주 치명적이란 사실을 스스로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서의 북한 인권활동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김정은 정권의 실체를 더 직접적으로 알릴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가 앞으로 더 비난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미국 내 탈북민들은 북한 선전매체의 “배신자, 쓰레기” 주장에 헛웃음이 나온다며, 오히려 ‘측은지심’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 220명 가운데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입국해 현재 해산물 사업을 하는 데보라 씨는 북한 당국을 향해 “무엇이 진정한 조국의 의미인지 반문해 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보라 최 씨] “북한에 계신 간부 동지들! 제가 여기 와서 15년을 살았는데, 자유의 나라, 제대로 기본적인 인권이 갖춰진 이 나라에서 열심히 노력해 북한에서 백만장자면 저 하늘나라 얘기인데 저는 15년 만에 비슷하게 이뤄냈어요. 미국 사람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겨루면서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누리면서 자유롭게 삽니다. 혈혈단신으로 와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아기들을 잘 키우고, 진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당신들이 말하는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요”

가족과 함께 미 중서부에 7년 전 정착한 김마태 씨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며, 북한 간부들에게 “누가 과연 ‘죄인’인지 따져 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마태 씨] “그게 맞는 얘기이면 왜 탈북했겠습니까? 살기가 안 되기 때문에 나왔지. 자식한테만은 그런 나라에서 살지 못하게 해주려고 필사적으로 나왔습니다. 수많은 달러를 들여서 핵무기를 만들고 김일성 궁전을 만드는 것은 죄가 아니고 사람들에게 그렇게 싼 가격의 옥수수죽도 못 먹여서 사람들을 내보내게 한 것은 과연 죄가 아닌지…”

미 중서부에서 꽃 도매업을 하는 글로리아 씨는 그냥 태어난 곳과 인간다운 삶을 사는 곳은 차원이 매우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글로리아 씨] “미국이란 나라 자체가 조국이죠. 정말 감사한 나라! 미국에서는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삶을 허락해줬다면 북한에서는 키워준 이유가 각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느라 먹여준 게 아니라 자기네 김일성의 로열 패밀리를 지키기 위해 백성이 필요하니까 그 필요성에 의해 죽지 않을 만큼 목숨만 연명하게 만들어 놓는 거죠. 차원이 다르죠. 북한은 그냥 태어난 곳, 미국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곳이죠.”

글로리아 씨는 “외부 정보 영향으로 북한 매체 기자들도 현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공포정치 때문에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는 북한 기자들에게 연민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0년 100번째 난민으로 미국에 입국한 앤드루 조 씨는 자신들을 대신해 북한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정보를 보내는 단체들이 고맙다며, 슬픈 현실이지만 오물장은 북한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앤드루 조 씨]“오물장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 오물장이죠. 미국은 정말 기회의 땅이고 일한 만큼 노력한 만큼 아버지로서 가족을 돌보고 마음껏 자유를 누리면서 민주주의가 가장 잘 실현된 곳이 미국 아닙니까? 북한 전 인민이 이 자유의 맛을 안다면 아마 2천 5백만 명의 전 인민이 배신자 취급을 받겠죠.”

노체인의 정광일 지부장은 북한 선전매체의 탈북민 비난은 결국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광일 지부장] “한마디로 북한 정권이 자충수를 두는 겁니다. 오히려 누워서 침뱉기를 하는 거죠. 그러면 그럴수록 자기 정체를 폭로하는 겁니다. 우리는 절대로 조국 배반자가 아니죠. 제대로 키워줘야지 노예처럼 키우고 인제 와서 조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앞서 VOA에 “한국과 미국, 다른 곳에 있는 탈북민 커뮤니티와 적극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인권에 대한 존중을 개선하도록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확대하고, 북한 안팎으로 또 내부에서의 자유로운 정보 흐름을 촉진하며, 인권 침해와 학대 책임자들에 대한 책임 추궁에 계속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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