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 일본의 외교 당국 2인자들의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된 데 대해 삼각 공조의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바이든 정부가 계속 삼각 공조 강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보며, 한국과 일본 정상들의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한-일 외교차관들의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된 데 대해 ‘실망스럽다’며 ‘미국이 원하던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18일 VOA에 이번 사건은 “삼각 공조가 직면한 도전을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t’s emblematic of the challenge associated with a trilateral framework in which there are two countries that are having difficulties in their own bilateral relationship. What we saw happen was that the cooperation went forward behind closed doors, but there simply was not political space for the senior officials to appear together with each other or to field questions about issues in the bilateral relationship between Japan and
S Korea.”
“막후 협력에 진전이 있었지만, 고위 당국자들이 함께 나와 일본과 한국의 양국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을 만한 정치적 공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국장도 18일 VOA에 “두 나라 간 갈등 때문에 세 나라 협력과 공조가 줄어드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노퍼 국장] “Well it’s disappointing any time that trilateral cooperation or coordination is slowed by a dispute between the two... It shows that the U.S. is in a difficult position it clearly values the alliance with each and among them.”
노퍼 국장은 “미국이 매우 어려운 입장에 처해진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은 분명히 한국, 일본과의 각각의 동맹관계는 물론 세 나라 관계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기자회견 무산과 관련해 “분명 미국이 원하는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외교차관들의 비공개 협의에서 진전이 있었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What I think is really important to remember is that there was much more agreement from a trilateral perspective on denuclearization, on maintaining sanctions, on global issues and regional issues. I think there is a lot of cooperation within the three countries to work towards the security cooperation, the security of the three countries.”
맥스웰 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 대북 제재 유지, 역내와 국제 현안에 대한 많은 합의가 있었다”며 “세 나라간 특히 안보와 관련해 많은 협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일 간 이견이 세 나라의 북 핵 공조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스나이더 국장은 “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t has an indirect impact in the sense that it lowers the ceiling for what is possible among the three countries. But it doesn’t prevent the dialogue itself.”
세 나라 사이에 가능한 합의 도출과 관련해 기대치가 낮아지겠지만, 삼각 대화 자체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노퍼 국장도 “세 나라의 전략적 이익이 일치하며, 비핵화와 관련해 한국, 일본, 미국이 밝히는 공개 발언들도 일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독도 문제로 기자회견 불참”
국무부는 17일 워싱턴에서 미-한-일 외교차관 협의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었지만, 당일 웬디 셔먼 부장관만 회견장에 나타났습니다.
셔먼 부장관은 기자회견 모두에 밝히겠다며 “한동안 그랬듯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계속 해결되고 있는 일부 양자 간 이견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셔먼 부장관] “I want to note at the outset that as has been the case for some time, there are some bilateral differences between Japan and the ROK that are continuing to be resolved, and one of those differences which is unrelated to today’s meeting has led to the change in format for today’s press availability. Nonetheless, we had a very constructive trilateral meeting today…”
셔먼 부장관은 “오늘 회의와는 관련 없는 한-일 간 이견 중 하나로 인해 기자회견의 형식 변화로 이어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우 건설적인 삼자 회의를 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 불참한 데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 즉 ,독도를 둘러싼 사안에 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한국에 항의하는 가운데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마쓰노 관방장관] 일본어
한국의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도 전날 한국 기자들을 만나 “일본 측이 한국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 문제로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개최국인 미국이 단독 회견을 통해 한-미-일 차관협의 결과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세 나라 차관 협의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미-한-일 공동 노력 계속돼야”
향후 전망과 관련해 맥스웰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가 계속해서 삼각 공조를 위한 강력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세 나라 모두에게 최선의 방안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I think the only thing that’s really going to solve these issues will be the strong and direct leadership of the President of the ROK and the Prime Minister of Japan, who both must pledge to put their national security and national prosperity ahead of these historical issues.”
다만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가 강력하고 직접적인 지도력을 발휘해, 역사 문제 보다 국가안보와 번영에 우선순위를 놓겠다고 공약해야 한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노퍼 국장은 “한국과 일본의 의견 차이가 극심해서 대면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이들을 대화의 장으로 데려올 수 있는 기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중재자가 아닌 ‘회의 주관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퍼 국장은 민주주의, 무역, 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등 세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많은 분야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언론 “이례적 상황...미국, 동맹관계 과시 못 해”
주요 언론들도 이번 공동회견 취소에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AP' 통신은 “일본, 한국이 미국과 회담 뒤 무대를 공유하는 것을 망설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외교관들이 아시아 동맹들을 기자회견에 참여하도록 설득하지 못해, 동맹관계를 과시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대한 미-한-일 세 나라의 단결을 보여주는 일을 한-일간 이견 때문에 취소한 적은 지극히 드물거나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신은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다자동맹을 구축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미-한-일 기자회견이 취소된 것은 “미-한-일 동맹의 한계를 경고하는 예사롭지 않으며, 이례적인 공개적 사건”이라고 전했습니다.
경제전문 ‘블룸버그 통신’도 “단결을 보이려던 미국의 노력이 역효과를 낳고 일본, 한국 관리들이 떠나 버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통신은 “웬디 셔먼 부장관이 단독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며 셔먼 부장관은 북한 핵 프로그램과 중국 문제 등에서 매우 건설적인 대화를 했고 “싸움을 무마하려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일본과 한국의 오랜 기간 지속된 갈등이 특히 최근 지난 몇 년 세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