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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푸틴 "긴장 고조 시 관계 단절"...유엔 안보리, 미얀마 학살 규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사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백악관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0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사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백악관 제공)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여 일 만에 또다시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긴장 상황을 논의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 2’의 가동 승인을 낙관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 소수민족 학살 사건을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또다시 직접 대화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상황과 유럽의 안보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은 미국 동부 시각으로 오후 3시 35분 통화를 시작해 약 50분간 대화를 나눴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기자) 네. 두 정상은 서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 양국 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과 러시아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 후 발표한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과 동맹 ∙ 협력국들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측의 발표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어떤 제재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파열시킬 수 있으며,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우샤코프 대변인은 그러나 러시아는 러시아의 안보보장안에 집중된 두 정상의 전화 통화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안보보장안이라면 러시아가 최근 서방에 제시한 걸 말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국 등 서방이 도리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보장, 이미 중유럽과 동유럽에 배치된 병력과 무기 철수 등을 요구하는 안보보장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서방 측의 조속한 대답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통화한 게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정상은 지난 7일에도 통화했습니다. 당시에는 화상으로 진행됐는데요. 두 정상은 2시간 넘게 우크라이나 문제를 집중 논의했지만 서로의 입장만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번 통화는 어떻게 성사된 겁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졌습니다. 이번 통화는 특히 다음 달 초에 있을 양국 간의 본격적인 외교 접촉에 앞서 진행된 건데요. 두 정상 간의 이번 통화 후에도 이 외교 접촉은 그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확정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1월 10일 스위스 제네바로 결정됐습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3일 송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1월 초 제네바에서 미국 정부와 러시아의 제안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미국 정부가 27일,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미국과 서방에서는 어떤 대응책이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대에 군사력을 더 증강하면, 초고강도의 경제∙금융 제재를 비롯해, 러시아 주변국에 나토 병력을 추가 파병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등 군사적 추가 지원 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나토도 러시아와 직접 대화에 나설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10일,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 접촉에 이어, 12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와 러시아가 대화에 나섭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3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들어가 있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진행자) 연초부터 연쇄 회담이 열리는 셈이군요? 갈등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안보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유럽의 안보는 물론 미국의 안보가 크게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블링컨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 영토 보존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는데요. 미-러 정상 통화에 앞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함으로써, 우크라이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과 벨라루스 대통령이 만났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9일 모스크바에서 회동했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은 미-러 정상 통화를 하루 앞두고 이뤄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의 대화 내용에 대해 알려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양국이 내년 2월이나 3월에 벨라루스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9월 양국은 20만 병력을 동원한 대규모 훈련을 한 적도 있는데요. 내년 1월 연속 접촉을 앞두고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선언해 서방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러시아 현지 대형 가스관에 '노르트스트림 2' 로고가 부착돼 있다.
러시아 현지 대형 가스관에 '노르트스트림 2' 로고가 부착돼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러시아 관련 소식입니다. 러시아 부총리가 논란이 되고 있는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에 관해 언급했군요?

기자) 네.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가 29일 러시아 매체인 ‘RBC’와의 인터뷰에서 ‘노르트스트림 2(Nord Stream 2)’ 가스관 사업에 관한 의견을 피력했는데요. 노박 부총리는 노르트스트림 2가 결국은 승인을 받고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노르트스트림 2 는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이죠?

기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를 우회하고 발트해 해저를 통과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길이 1천200여 km에 달하는 긴 가스관입니다.

진행자) 가스관은 이미 완공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월 완공됐는데요. 하지만 독일 에너지 규제 당국이 지난달, 가동 승인을 보류하면서 개통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독일은 왜 승인을 보류한 거죠?

기자) 노르트스트림2 운영사가 독일 법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컨소시엄 기업인 노르트스트림2는 현재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요. 독일 정부는 독일 영토에서 가스관을 운영하는 기업은 독일에 있어야 한다며 승인을 보류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무슨 해결 방법은 있습니까?

기자) 독일 법에 따라 독일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주요 자산을 옮기면 됩니다. 노르트스트림2 운영사는 독일 정부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독일의 승인을 받는다고 해도 유럽연합(EU) 집행부의 최종 승인 절차도 필요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 부총리는 결국 승인도 받고 가동도 될 것으로 본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노박 부총리는 이날,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플랜 B’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노박 부총리는 그런 경우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해진 시기에 맞춰 가동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떤 일정표가 있는 겁니까?

기자) 당초 지난 9월 가스관이 완공된 후, 이르면 올 연말부터는 가동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내년 상반기 말에야 승인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유럽은 가스 가격이 연일 폭등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겨울철을 맞아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량은 부족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에서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이어지는 ‘야말-유럽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이 일주일 넘게 중단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노박 부총리가 이 문제에 관해서도 얘기했습니까?

기자) 네. 노박 부총리는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가스 수출을 언제든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는데요. 대신에 운용의 안정성을 위해 장기 계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유럽회사들은 장기 계약보다는 단기 계약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유럽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미얀마 카야주에서 자동차들이 불타고 있다. 정부군이 이 일대에서 민간인 30명 이상을 살해 후 불태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미얀마 카야주에서 자동차들이 불타고 있다. 정부군이 이 일대에서 민간인 30명 이상을 살해 후 불태운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29일 성명을 내고, 지난주 발생한 미얀마 민간인 학살 사건을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죠?

기자) 네. 지난 24일, 미얀마 동부 카야주에서 불에 탄 차량들과 함께 시신 30여 구가 발견됐는데요. 목격자들의 증언과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인들이 이들을 총살한 후 시신을 불에 태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카야주는 특히 미얀마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카렌니주’로 불리던 곳으로, 미얀마의 대표적인 소수민족의 하나인 카렌족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입니다. 이 곳에는 카렌족이 중심이 된 무장조직 ‘카렌민족방위군(KNDF)’이 미얀마 군부에 맞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희생자들은 전투와 상관없는 민간인들이라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성명에서 어린이 4명과 국제 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직원 2명 등 적어도 35명이 희생됐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희생자들 가운데는 노인과 여성, 어린이들이 포함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세이브더칠드런 소속 직원은 어떻게 희생된 겁니까?

기자)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서 미얀마 현지 직원 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는데요. 카야주 고속도로에서 이들 직원이 탄 차량이 공격을 받고 전소한 것이 확인됐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얀마는 지난 2월에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데요. 미얀마 군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무장한 반군 테러 분자들을 공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성명에서 즉각 모든 폭력을 중단하고 미얀마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 전에도 미얀마에서 민간인 집단 살해 사건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7월에는 중부 사가잉주에서 민간인 40여 명이 살해돼 암매장된 사건이 발생했고요. 이달 초에도 역시 사가잉주에서 10대 청소년을 포함해 민간인 10여 명이 불태워진 채 발견됐는데요. 미얀마 군부가 군부에 저항하는 시민방위군의 활동이 많은 곳에서 보복 공격을 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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